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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반성문: 이혼을 복기하다

첫번째 반성: 그동안 나만 생각했다.

복기:    명사] <운동> 바둑에서, 한 번 두고 난 바둑의 판국을 비평하기 위하여 두었던 대로 다시 처음부터 놓아 봄. 

복기는 바둑에서 나온 용어로 반성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혼은 내 인생의 큰 전환점이기도 했지만,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다.





반성이 없이 발전도 없다

그래서 나는 이혼 반성문이라는 게시판을 만들어서 그동안 내가 생각했던 잘못들을 하나씩 복기해 보려고 한다.


이혼 후 처음에는 이 상황들이 모두 전남편때문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리고 내가 책을 통해 공부를 할 수록 내 잘못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늘부터 조금씩 그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첫번째 반성-그동안 나만 생각했다.

연휴 4일동안 아들이랑 아빠랑 시간을 보내기로 약속을 했다.


난 연휴동안 열심히 책을 읽어야지 계획을 잡고 집에서 한참 책을 읽고 있는데...

전화가 울린다.



" 엄마 아빠가 배가 아프대."


" 왜? 많이 아프대?"


" 체한 것 같애."


" 아들이 아빠 잘 간호해줘."


예감이 불길하다. 




" 나 많이 아파서 아들이랑 같이 있는 건 무리 같아. 아파서 놀아주지도 못하고 혼자 심심해하니까 데려가."

짜증이 났다. 

속마음은 괄호로 처리하려고 한다.

( 왜 난 아파도 육아하고 직장 다니고, 집안일까지 다 하는데 배 잠깐 아프다고 금방 아들을 나한테 보내는지. 약속도 못 지키니? )




" 그래? 어디가 아픈데? 그래? 체했으면 소화제를 먹어."

" 아들 데리러 와."

" 알았어 30분만 기다려. 내일까지 내가 데리고 있을께. 컨디션 관리 잘해."

아마 예전 같으면 내 속마음을 말했을 것이다. 문자로 또 원망하고 공격하는 말을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자로 한번 더 빨리 나으라고 했다. 나 혼자만의 시간을 누릴 수 없는 것이 아쉬웠지만 아들이랑 신나게 공원에서 놀았다.

신나게 노는 아들을 보니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같이 저녁도 먹을 수 있었다.

그런데...

7시가 넘었을때쯤 전화가 울렸다.

" 몸 괜찮아졌어. 오늘 아들이랑 같이 자도 될 것 같애."

" 아들한테 물어보고 연락할께."

당연히 아들은 아빠랑 잔다고 한다.

 왜? 엄마는 어린이날에도 피아노 연습을 하라고 했으니까.

" 괜찮아졌다니 다행이네."

이렇게 대화가 끝났다. 

날카로워지고 짜증날 것 같았던 상황도 끝났다.




내 입장에서는 아프지만 아들은 케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니까 전남편은 무조건 내 생각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면 짜증부터 났다.



하지만 아빠의 입장에서 

아들이 엄마랑 있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아마 내가 그 상황에서 원망하거나 짜증을 냈다면 연휴는 물론 재량휴업일에 휴가 내는 것도 취소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내 입장에서만 생각하던 상황을 바꿔 생각해 보니까 상황이 이렇게나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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