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 전이지만 걸을만한 밝음이다. 옷을 다 껴입었더니 조금 답답하고 땀나긴 해도 다행히 춥지 않다.
6시 50분 터미널에 도착하고 발권한다.
아 뭔가 분위기가 좋다.
이렇게 나는 울릉도에 가게 되는 것인가?
작은 멀미약 한 병을 마시고 대합실에 앉아 기다린다. 7시 반. 배로 갈 수 있는 문이 열린다. 야호.
7시 32분 탑승.
1층 E10번. 다행히 창가 좌석이다.
아 발권할 때 꼭 창가 자리로 요청해야겠다. 구명조끼 위치를 확인한다. 바로 의자 아래에 있다. 의자에는 목 받치는 부분이 없어 불편하다. 단체여행객들의 수다가 시작됐다. 그래도 마냥 즐거웠다. 울릉도에 가게 된다니!
높은 파도로 소요시간이 2시간 30분에서 3시간으로 늘어났다.
창밖으로 보이는 새파란 파도에 감탄하고
울릉도 모습을 상상하며 설레 본다.
울릉도 가는 길은 울렁울렁.
기차, 버스, 비행기 멀미와 비교할 수 없이 뱃멀미는 강력하다.
으 울렁울렁해.
눈을 감으면 괜찮아지는 것 같다.
잠을 자려 노력한다.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는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잠이 많은 나는
울릉도까지 내리 3 시간을 잠을 잤다.
그리고 지금 여기는 울릉도다! 울릉도!
울릉도다!
두 번째 울릉도 여행.
첫 번째는 아마 2005년.
한 운동용품 회사에서 이벤트를 하는 신문 광고를 보았다. 운동화를 사는 사람을 대상으로 울릉도와 독도 여행을 보내준다는 내용이었다.
설마 될까?돼라! 라는 마음으로 도전. 마침 운동화도 필요하니 잘 됐다!
우오오. 당첨이 되고 말았다.
전화 통화하는 사람이 또 같이 갈 사람이 있냐고 물었다.
-아 그럼 같이 가는 사람도 무료예요?
-네. 무료입니다. 이름하고 주민등록번호하고 불러주세요.
나와 엄마를 신청했다. 그쪽에서 다시 말했다.
-혹시 더 같이 가고 싶은 사람 있어요?
-네에에? 그럼 그 사람도 무료예요오?
세상에! 그렇게 나와 부모님은 울릉도와 독도를 여행했던 것이다.
선택관광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울릉도 섬 관광, 나리분지 등산, 버스 해설 여행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버스 해설 여행을 신청했는데 해설사 님이 너무 재미있게 설명해주셔서 깔깔거렸던 게 기억난다. 그리고 부모님의 체크무늬 커풀룩도.
11시. 울릉도 도착!
지난 울릉도 여행을 추억하다보니 어느새 울릉도에 도착했다.
바로 독도 배표를 발권한다.
가격은 56,500 원. 왕복요금이다.
잊지 않고 창가 쪽으로 신청했다.
울릉도에서 독도는 기상상황에 따라 왕복 3시간에서 4시간이 걸린다.
1시간 30분쯤 배를 타고 가서 20~30분 독도 동도에 발을 딛고 다시 울릉도로 돌아오는 여정이다.
대합실에 앉아 있다가 건물 밖으로 나와 바로 옆에 있는 울릉도 관광안내소에 갔다. 울릉도 독도 지도, 스탬프북, 해담길 안내 책자를 받았다.
걷는 여행을 좋아해서 울릉도도 걷고 싶었다.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처럼 울릉도에도 해담길이 있다.
해담길은 이른 아침의 밝은 해가 담긴 길이라는 뜻으로 일주도로가 생기기 이전인 1960년대까지 울릉도 사람들이 걸었던 길을 이어 만들었다.
총 9 구간의 길이 있는데 안내소 직원은 걷기가 좋지 않다고 했다. 아스팔트 길이 많고 낙석위험으로 막힌 길도 있다고 했다. 9개 구간 중 1구간 행남해안길, 2구간 도동-저동 옛길, 5구간 알봉둘레길, 7구간 태하령길 등이 걷기 괜찮고 아름답다며, 친절하게 지도 위에 표시해줬다.
고마운 마음을 품고 다시 대합실로 돌아왔다.
이제 독도로 출발!
두근두근.
정말 독도에 갈 수 있을까?
독도에 내릴 수 있을까? 2015년엔 바람이 세서 배에서 독도를 바라만 보았었다.
1시간 40분을 달리고 저 멀리 꿈에 그리던 독도의 모습이 보인다.
"독도 접안을 시도할 예정입니다. 독도에 배를 대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접안이 불가능할 시 선회 관광으로 대체됩니다."
아 부디...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고 1년 365일 중 약 50여 일만 볼 수 있다는 독도.
감격스럽게도! 발을 내디뎠다!!
독도를 지키는 늠름한 독도 경비대원 그리고 동도와 서도, 촛대바위, 삼형제굴 바위를 눈에 담는다.
애국심을 마음에 담고 다시 울릉도로 돌아온다. 오늘 하루 거의 7 시간을 배를 탔나 보다. 멀미 걱정에 한 끼도 먹지 못했다. 몇 시간째 공복인가?
그래도 멀미 안 하고 푹 잘 자서 정말 다행이다.
주린 배를 양손으로 부여잡고 식당을 찾는다.
사동 여객선터미널 옆 건물 2층 식당이 보인다. 뜨겁고 매콤한 음식을 먹고 싶었는데, 국이 그냥 따뜻한 정도다. 그래도 배가 고프니까 허겁지겁 먹었다. 명이나물, 우무(곤약), 흑미밥, 누룽지가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