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혼 위기까지 갈 정도의 싸움 해결을 위해 결심한 커플 상담 10-2
우리의 싸움은 점점 심각해져 갔다.
둘이서 해결할 수준을 넘어가고 있어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상담을 받기로 결심했다.
내가 준 상처들이 과격하게 박혀있어서인지 남자친구는 다행히 커플 상담을 받는 것에 대해 호의적이었다.
심지어 관계를 위해 커플 상담을 생각해 줘서 고맙다는 말을 했다.
마음의 문이 많이 닫히는 경우에는 상담조차도 거부하는 상황이 많다고 들었기에 관계의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상담을 시도해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심리학을 공부하고 싶은 미련이 아직도 남아있는 나에게는 더욱 뜻깊은 경험이 될 것 같았다.
살고 있는 지역 특성상, 주변에 상담소가 많지는 않았다.
그래서 커플 상담에 대한 좋은 리뷰가 있는 곳으로 금방 결정할 수 있었다.
상담을 예약하자, 나와 남자친구에게 간단한 사전 신청서 작성과 간단한 확인 및 검사를 위한 문자가 왔다.
심리검사 4종(우울검사 K-BDI, 불안검사 BAI, 스트레스검사, 트라우마검사) 이렇게는 선택사항이었고,
내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는 무엇인지, 나에게 그동안 가장 충격적 사건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이번 상담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간단하게 쓰고, 우리 커플의 서로에 대한 감정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사전 확인을 하는 문항들이 있었다.
결혼식 준비 덕분에 별 경험을 다해보는 것 같다.
웨딩플래너를 고용하고, 예식장을 찾고 드레스와 예복을 맞추고 하나의 큰 이벤트를 준비하는 경험에 더해
처음 해보는 커플 상담까지.
상담소 방문 전 검사를 하면서 감정이 울컥하는 순간이 많았다. 특히, 숫자로 느끼는 감정의 정도를 선택하는 문항을 고를 때 더욱 그랬는데, 문항마다 선택하는 숫자가 의미하는 나의 상태에 부정적인 부분이 컸기 때문이었다. 생각보다 내 감정을 세심하게 돌보지 않고 살아왔다는 게 느껴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담소나 정신과를 찾기는 하지만, 자신이 정확하게 뭘 원하는지에 대한 답을 하길 어려워한다고 한다.
스스로를 면면이 돌아보고 파악하는 기회와 시간을 갖지 않으면 자신이 원하는 것조차도 정리가 안 되는 정도로 혼란 속에서 살게 되는 것이다.
다행히 관계에 대해 수많은 글을 써보고 일기를 쓰면서 남자친구와의 관계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있었던 나는 이번 상담을 신청하는 목적에 이렇게 썼다.
'스스로와 서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서로에게 적합한 대화방식 및 장기적인 관계 개선에 필요한 조언 및 도움을 받고 싶습니다.'
그리고 찬찬히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고, 어떤 관계를 원하고 그래서 상담을 통해 어떤 구체적인 도움을 받고 싶은지 작성했다.
이런 간단한 사전 검사로도 생각이 정리되면서 현재 관계에서 느끼는 감정과 내 마음을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