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긱 이코노미>
꿈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바람이 불고, 청년들의 대부분이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시국에 책 <긱 이코노미>를 만나게 되어 즐거웠다. 지금 우리가 목메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일깨워주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교사라는 직업이 아니면 안 된다고 믿었던 순진한 사범대생이었을 때, 봉사활동에서 만난 한 대안학교 선생님이 내게 말했다.
“꿈이 직업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교사가 꿈이라면, 교사라는 꿈을 이룬 후에는 꿈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가르치는 일이 꿈이라면 교사라는 직업을 얻지 않고도 그 꿈을 이루며 살아갈 수 있어요.”
그때 들은 말이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 합격 아니면 불합격이라는 두 가지 결론뿐인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어떤 직장에 다니든 그것이 영원할 것이라 생각지 않았다. 남들에겐 ‘철밥통’인 공기업에 근무하고 있다고 해도, 그렇다.
하지만 세상은 아직 준비되지 않은 듯하다.
“왜 그 좋은 직장을 관두려고 해요?”라고 딴지를 거는 사람들도 자주 만난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이 무조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유연한 노동을 선택한 사람들을 위한 지원 정책에는 관심이 없는 정부에 아쉬움을 느낀다. ‘현재의 정규직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리는 위치에 있다고 해서, 많은 이들을 정규직으로 만들어주면 모두 살기 좋아지는 것일까? 정규직화 후에는 그들의 소원도 과연 끝이 날까?’하는 의문점이 드는 게 사실이다. 정부에서 ‘긱 이코노미’를 준비하고 긱 노동자를 위한 지원 정책을 마련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나 떠날 준비
당장 하는 일을 박차고 나갈 것은 아니다. 다만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방법처럼 삶을 다각화하고, 나만의 ‘긱’을 찾다 보면 그것이 먼 미래의 수익원이 되어줄 수도 있다는 희망은 있다. 다양한 매체에 콘텐츠를 만드는 법을 익히고, 나의 장점을 낯설게 느낄 ‘약한 연대’의 사람들과 계속 교류할 것이다. 나만의 ‘긱’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 일상이 될 것이다.
“하루하루가 여행 같아서 어디로 여행을 가고 싶은 생각이 사라졌어.”
누군가에게 이렇게 말했던 적이 있다. 일상의 다각화가 가장 잘 되었던 시절이었다. 매일 떠났다가 돌아올 수 있었던 시기였다. 내가 회사를 마음껏 해고할 수 있는 삶을 꿈꾸며, 오늘도 나는 어떻게 떠날 준비를 할까 고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