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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낮잠 Jan 15. 2021

책 :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나를 좋아했으면

25가지 사랑의 모습들

카카오에서 제공하는 브런치 플랫폼에서 발행되던 이야기가 책으로 만들어졌다. '흔하디 흔한 사랑 이야기를 엮어도 좋은 이야기가 될 수 있을까?'라는 나의 물음에 대답해준 책이었다. 25가지 사랑의 모습들을 읽어가다 보면 나와 내 주변인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친근함이 느껴진다. 갑작스러운 장거리 연애에 고민하는 이야기, 자신감이 부족해 고백을 포기하는 짝사랑 이야기 등. 지난 내 사랑과 주변의 사랑들을 추억하다 보면 너무나 빨리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해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 사람만 바라보고 사랑한다는 게 현실에서 가능한 일일까 싶은 생각마저 든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능력’이 있어야 사랑할 수 있는 게 일반적이니까 말이다. (중략) 사랑은 불처럼 뜨거운 감정 같아 보이지만, 생각보다 냉정하고 보수적인 감정이다. -p.198

다양한 사랑의 모습들을 관찰함으로써 사랑의 양면성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 양면성 때문에 우리는 사랑 앞에서 고민하고 좌절한다. 하지만 자책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것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랑을 지키기 위해 능력을 취하고자 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책에서 말한 것처럼 '생각보다 냉정하고 보수적인 감정'만은 아니라는 게 내 생각이다.


사랑은 두 사람을 저울에 올리는 게 아니라는 책 속의 구절이 떠오른다. 하지만 우리는 그 사람과 나의 무게를 견주어 보며 안 될 일을 미리 정해버리고는 한다. 이렇듯 사랑을 하면서 느끼는 내면의 흔들림을 책을 통해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었다. 현실의 나였다면 마음 깊숙이 묻어두고 싶었겠지만, 이야기 속의 그들의 감정은 현미경으로 확대해서 보고, 느끼고, 공감할 수 있었다.


성찰 없는 사랑을 반복하는 인물의 이야기를 관찰자적인 시점에서 바라보는 내용도 기억에 남았다. 연상을 만나 결혼에 대한 압박으로 이별하고, 이러한 문제가 없는 연하를 만나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 이야기의 비중은 단 몇 페이지에 불과하지만 이야기에 숨겨진 다양하고 깊은 내용은 내가 아는 이야기들로 채워졌다.


그냥 떠오른 이 말."OO이는 귀엽기는 한데, 섹시함은 부족해".
이 말은 참 어리석다.

한 사람의 단점은, 그 사람의 장점이기도 했다. 동전의 앞뒷면처럼 함께 안고 가야 하는 것이었다. 사람을 바꾸면, 조건을 설정해 채반에 거른 사람을 만나면 그 단점을 회피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 많은 어린 사랑들이 다시 또 실패하고 고뇌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안 맞으면 헤어져’라는 손쉬운 조언들이 없는 책이라 좋다. 작은 것에도 행복해했고, 두려움을 감수하고도 용감하게 시작했던 처음 그 순간의 이야기들을 만나며 그 순간을 잊지 않는다면 평생 사랑할 수도 있을 것이란 가정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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