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아가며
클래식 음악! 하면 여기저기서 탄성이 흘러나온다. 지루한 음악... 졸린 음악... 이게 놀랍게도 전공생의 80% 이상의 사상이다. 전공생이 이러한데, 일반인들은 어떠하겠는가?
아니, 어쩌면 반대일 수도 있다. 필자는 이 사항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으나, 아무튼 오히려 전공자들보다 일반인들이 클래식을 더 비율적으로 가까이할 수도 있다. 물론 많진 않겠지만.
이 브런치북의 목적은 단순하디 단순하다. 여러 거장들의 위대한 연주를 널리 알리고 싶은 것.
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틀렸다. 난 이런 위대한 것을 세상 널리 알리고 싶지 않다. 조성진이 클래식의 대중화는 힘들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는데, 나도 같은 의견이다. 클래식이 대중화가 된다면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 흉부에 아주 거대한 흠을 파 거기에 인공 장기를 집어넣을 것 같아, 또 머리를 뜨거운 망치로 때려 두개골을 박살시키고 뇌를 손상시킬까 봐, 또 팔다리를 불에 녹이면서 썩둑 잘라버릴 것 같아 참으로 두렵다.
그렇다면 내 이 브런치북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것은 간단하다, 이것이 단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너무나 간단하다, 어떤 것을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단지 내 능력이라서 하는 것이란 말이다.
이곳에 이것을 펼칠 수 있는 것은 이곳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참으로 지혜롭기 때문이다, 즉 내가 이곳에 이 보석 같은 것들을 나열할 수 있는 까닭은 이곳이 브런치 스토리이고, 그 말은 이곳엔 놀랍도록 고결한 사람들이 있기에 이것들을 광야에 한없이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명심하고, 이 브런치북을 지켜봐 주시면 참으로 한없이 감사하리라.
이곳엔 여러 거장들과 고상한 곡들을 계속해서 소개할 것이다. 소개에 대해선 그 곡이 중심이나 연주자 등 여러 것이 교차할 것이다.
초반엔 대다수의 독자를 생각해 유명한 곡이나 연주자를 소개할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필자는 독자들이 상상치도 못한 곡들과 연주자를 소개할 예정이다. 독자가 혹시나 그 속도를 따라오지 못할 수도 있으나, 그 예기치 못한 것들에서 오히려 엄청나게 거대한 우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원하는 것이 이것이올시다, 그저 배경 음악에 그치던 클래식 음악을 당신의 뇌리 속에 강력히 이식하는 것, 이것이 현실이 된다면 기꺼이 기쁨을 표하니라.
필자는 이것을 매우 즉흥적인 것을 지향하며 쓸 것이다. 어느 날 엄청난 연주를 발견해 갑자기 그걸 소개할 수도 있고, 초반에 즉흥적으로 괴상한 곡을 소개할 수도 있다. 그럴 땐 그러려니 하고 넘기며 그 곡을 감상하시면 된다.
필자는 피아노 전공으로 이에 따라 대다수의 곡이 피아노가 포함된 곡일 것이다. 이 점은 양해를 부탁드린다.
시작을 알리며 그에 어울리는 것을 하나 소개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않겠나? 그에 따라 시작과 동시에 처음으로 소개할 곡은 L. v. Beethoven의 Piano Sonata No. 4 in E-flat Major, Op. 7이다. 간단히 베토벤 소나타 4번이라고 기억하자. 이 곡은 나와 꽤 인연이 깊다. 그러니 이 것의 시작을 알리는 데에도 참으로 괜찮을 것이다.
이 곡은 4악장의 구조로, 쉽게 말해 한 장이 네 막으로 나뉘어 있다고 생각하면 좋다. 아마 일반인의 독자가 이 4악장 전체를 듣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 예상된다. 그도 그럴 것이 32곡의 아주 장대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들 중 이 곡은 2번째로 가장 긴 곡이다. 그러니 전체를 다 들으면 좋겠지만, 그것이 힘들다면 1악장만이라도 들어보자. 1악장은 약 8분 정도의 길이이다.
오늘의 연주자는 다니엘 바렌보임(Daniel Barenboim), —약간 속되게 말하자면— 베토벤의 교과서 같은 분이다. 아주 빼어난 연주자이니, 존경을 표하며 들어보자.
L. v. Beethoven Piano Sonata No. 4 in E-flat Major, Op. 7
혹시나 이 곡이 생소하게 느껴지나? 당연한 것이다. 세상에 이 곡을 아는 사람이 많겠나, 모르는 사람이 많겠나? 전공생이 답해보자면 후자가 더 실질성 있는 것이다. 그러니 배우자는 마음으로 들어보자. 시작을 제대로 —아주 거창히— 하기 위해서 이 특별한 곡을 가져온 것이다, 다음부터는 일단 유명한 곡들이 마구마구 전개될 것이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