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답잖은 위로

차라리 안 하는 게 나은 위로를 왜 했을까?

by 딱하루만


아무도 없어 다 의미 없어
사탕발린 위로 따윈 집어 쳐
오늘 밤은 삐딱하게

지드래곤의 <삐딱하게> 가사 중


어떤 일을 당했다. 누군가의 잘해보겠단 이기심과 늘 해왔던 관습이 섞여 만들어낸 일이었다. 그렇게 황당한 일을 당하게 됐다. 그리고 그 일로 한동안 몸도 마음도 피폐해졌다. 하지만 몇 가지 알게 됐다.


1. 주변 사람들이 확실히 갈린다.

진심으로 위로해주는 사람들 3%
머리로 위로해주는 사람들 5%
아예 나에게 어떤 일이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 22%
관심 없는 사람들 70%


2. 그리고 같은 상황, 동일한 장소에서 비슷한 일을 겪어보지 못한 채 하는 어설픈 위로는 때론 독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힘 내
괜찮아질 거야
더 좋아질 거야
파이팅!


이런 시답잖은 위로를 받아보니, 나 또한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껍데기같은 말을 했는지 돌아보게 됐다. 누군가를 위로한답시고 얼마나 어설프게 상대에게 들이댔을까?


'난 니 상황을 알아, 나도 비슷한 일을 당해봐서 알지..' 라며 네 마음을 안다고 감히 말을 했을까? 몇 번이나 사람의 마음을 나도 모르게 꾹 눌러버렸을까? 곧 터질듯이 부풀어 오른 풍선을 손가락으로 꾹 누르면 밀어 올리는 힘이 느껴지듯이, 그 사람들은 내 말을 얼마나 밀어내고 싶었을까?


그저 곁에 있어주기만 해도 충분했던
아픈 마음들

언제인지도, 누구에게 했는지도 일일이 기억은 안 나지만, 세상은 내가 던진 시답잖은 위로들을 일일이 다 기억하고 있었나 보다.

세상이, 위로로 포장한 내 얕고 먼지같은 말들을 가지고 있다가 이번 일을 계기로 내게 고스란히 쏟아부은 게 아닌가 싶다. 나의 시답잖은 위로로 상처받은 모든 사람들에게.. 고개 숙여 사죄하고 싶은 밤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