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3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알아요”(영화 <부당거래> (2010))
너무 유명하다 못해 이젠 삶의 진리처럼 회자되는 위의 영화 대사는 ‘호구’와 함께 언급된다. 사실 ‘호구’(虎口)는 호랑이의 입이라는 뜻이며, 바둑에서 바둑돌 석 점이 둘러싸인 곳에 바둑돌을 넣는 상황, 즉 백발백중 잡히는 상황에 돌을 넣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유래된 ‘호구’는 남 좋은 일을 알아서 해주는 사람을 의미한다. 우리에게는 “대한민국 대표 호구” 이강재(영화 <파이란> (2001))가 있다.
우리는 호구가 되지 않겠다고 결심하면서 ‘더 이상 착하게 살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오늘의 필사는 이런 결심이 정말 잘한 결심인지를 질문한다. 챗지피티는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당신이 직면할 수 있는 어려움의 이유가 아니라는 점을 확신하고, 오히려 좋은 자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성공할 수 있는 올바른 기술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가끔 내가 호구였던 것 같았을 때, ‘독해져야 해, 아직도 이렇게 순해 빠져서 어떻게 살아’ 자책하면서 독해지라고 주문을 걸었다. 독해지는 건 바로 사람의 말을 믿지 말고, 네 것을 잘 챙기라는 뜻이다. 나도 이기적으로 변하라는 주문이었다. 아시다시피 사람은 잘 안 변한다. 그러면 또 자책하고 슬퍼진다.
그런데 오늘 필사는 너의 선함을 포기하지 말고, 오히려 방법을 바꿔보라고 말한다. 너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너의 역량을 바꾸라고 한다. 소통하는 방법과 경계를 설정해서 서로의 선을 지키는 방법을 배우라는 것이다. 이런 방법을 알게 되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 독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감을 배우게 되지 않을까?
오늘의 필사는 “네가 좋은 사람인 것과 호구가 되는 것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호구가 되지 않기 위해서 너의 착한 성품과 관대함을 없애려고 하지 말고, 오히려 사람과의 관계를 맺는 현명한 방법을 터득”하라고 한다. 그리고 '호의적인 사람'이 올바르게 사용되어야 하며, 그것이 맞다는 사실을 환기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