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멘붕의 연속에서 탈출 할 수 있는 몇 가지 노하우들
하필(?)이면 2년 전 신혼집을 구하는 시점에 이케아 광명점이 오픈했다. 코스트코와 같이 볼 것 많은 것을 좋아하라 하는 우리 마누라를 따라 (우리는 차가 없다) 버스를 두 번 갈아타면서 양재동에서 광명시까지 이케아 쇼핑을 하러 갔다. 차가 없어서 주차 지옥은 경험하지 못했는데, 쇼룸이 얼마나 큰지 중간중간에 우리가 뭐가 필요해서 왔는지를 계속 까먹었다. (쇼핑목적이 사라지는 기현상)
체크를 한다고 하는데 재고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너무나 헛갈렸다. 쇼룸을 반즘 돌았을까 뭔가 끊기는 곳이 있어 이제야 다 끝난 것인가라고 생각했지만, 그곳은 레스토랑이었고 그곳 또한 헬이었다. 밥 먹는데 30분 넘게 줄을 선 것 같다. 밥을 나름 맛나게 먹고 나머지 남았던 쇼룸을 마저 돌고 나서 '드디어 진짜 끝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여태까지 내가 본 상품들을 직접 아래 물류창고에서 다 찾아야 한단다. 이곳을 탈출하기 위해 봐왔던 물건들을 키오스크에서 조회하여 큰 카트를 이용해 쓸어 담고, 직원에게 문의하라는 물품들은 또 계산 후 나가서 물건을 받아야 한단다. 우여곡절 끝에 쇼핑을 마치고 나가려는데 이건 줄이 무슨 롯데월드다. 아틀란티스 급의 대기시간을 마치고 최종 결재를 하고 나왔는데 또 카트를 끌고 물건을 배송해주는 곳을 찾아갔는데, 거기도 줄이 엄청 길었다. 긴 인고의 시간 끝에 물건을 모두 싣어보냈다. 분명히 갈 때는 아침이었는데, 쇼핑을 마치고 나니 해가 지고 있었다. 그렇게 폭풍쇼핑은 끝이 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며칠 뒤 이케아에서 물건이 도착했고 전쟁은 그때부터였다. 지도도 잘 못 보는 나에게 이런 엄청난 시련이 닥칠 줄이야.. 몇 번을 해체 조립을 반복하면서 나는 다시는 이케아를 가지 않으리라 다짐을 했다.
이케아를 다시 꼭 가야 할 것만 같아!!
내 집 마련을 하게 되면서 인테리어 후 가구 선택에 대한 고민이 오게 되었다. 사실 이케아는 완전 내 머릿속 저 뒤편에 가있었는데 (웬만하면 그냥 한샘이나 에넥스에서 하고 싶었다)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쳤다.
집이 협소하여 가구 선택을 매우 신중하게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기성(한국) 가구들은 크기가 너무 커서, 붙박이장이라도 놓으려 치면 방하나의 반이 가구로 다 차 버렸다. 실제로 논현동 한샘 플래그십 스토어에 방문해서 시뮬레이션 실측을 했는데, 수치를 불러주고 시뮬레이션을 했더니 '고객님 이렇게 하면 방문이 안 열리는군요!!'
돈을 좀 더 많이 벌어놓을걸 하는 후회와 함께 우리 부부는 대안을 찾아야 했다. 기존 가구들로는 절대 집을 넓게 쓸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 그렇게 우리는 다시 이케아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이케아가 딱인 것 같다는 생각은 아이패드 프로 구매 후 설치한 ikea swedish planner 덕분이었다. 이케아에서 나온 앱인데 도면을 그려놓고 실제 이케아 가구들을 배치해보고 3D로 도면을 돌려볼 수 있는 신기한 앱이다. (가구 다운로는 유료)
이케아 앱으로 시뮬레이션
앱에 대한 정보는 아래 포스팅 참고
https://brunch.co.kr/@forchoon/103
역시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차가 없다. 버스 타고 신나게 도착한 사람이 처음 방문 때보다 덜한 느낌이었는데 평일이라 확실히 덜 했던 듯하다
그래도 여전히 쇼룸은 컸다. 전에 방문 한번 해봤다고 노하우가 생겨서 첫 방문 때의 실수를 많이 줄일 수 있었다. 그중 몇 가지 방법들을 공유하자면
괜찮은 아이템들 사진 찍어놓기
아이템에 붙은 태그들을 사진을 찍어 놓으면 아래 물류창고에서 찾기가 편하다. 사실 마누라님이 시켜서 찍은 건데 중간에 레스토랑에서 밥 먹다 다시 보니까 ㅋㅋㅋ 어떤 게 어떤 건지 잘 구별이 안되었다. 풀샷으로 찍으면 좋을 듯
이케아 앱 활용하기
재고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 실시간으로 광명 이케아의 재고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 (실제로 전시는 되고 있지만 마음에 들어서 체크해보면 재고가 없는 상태일 경우가 발생)
재고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이 가능하고, 있다면 어디서 픽업해야 하는지 위치도 표시가 되어 편리하다
아침을 먹고 간 것 같은데 반쯤 돌았을 때 너무 허기가 져서 이케아 레스토랑에 들러서 폭풍흡입 ㅋㅋ
물류창고로 내려가는 길..
이제부터 시작임을 알기에 처음 방문보다 멘붕이 덜함.. 이제 반쯤 온 거니까 지금부터 정신 차리자..
배송 서비스를 할 것이라면
실외 창고에 있는 물건 수령은 하지 말기
물류창고 키오스크에서 검색을 하면 재고 위치를 알 수 있다 간혹 직원에게 문의하라는 글이 나오는데, 이것은 내부 창고가 아니라 외부 창고에 있는 가구들이다. 직원에게 이야기하면 이상한 종이를 프린트해주는데, 그 종이를 그대로 카운터에서 결재 후에 외부 창고 물건 수령하는 곳에서 받으면 된다. 그런데!!, 굳이 배송 서비스를 받을 거라면 받지 않아도 된다는 점!!! 직원에게 배송 서비스를 할 것이라고 말하면, 알아서 전산으로 처리해준다. (진즉 알았으면 좋았을걸)
여하튼 우리는
엄청난 양의 이케아를 쇼핑했다.
옷장 2개
옷장 센서등 2개
서랍장 2개
신발장 1개
테이블 1개
화장실 서랍장 1개
화장실 거울 1개
원형 거울 1개
허니콤 블라인드 4개
기타 액세서리 등등...
그렇게 배송을 맡기고.. 역시 해가 지고서야 퇴근(?) 버스를 오를 수 있었다. 그래도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조립은 다음에 걱정하면 되니까 하하...
이케아 패밀리 등록하기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데 이케아에는 "이케아 패밀리"라는 제도가 있다. 묶음 상품이나 일부 상품을 이케아 패밀리가로 파격 세일하기도 하는데 이케아 패밀리가 아니라면 원 상품가를 다 주고 사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케아 패밀리 가격은 가격 태그에 표시되어있으니 확인하고 사면 좋다. 이케아 패밀리 등록은 5분 정도면 완료할 수 있는데 이케아 홈페이지에서 등록 후 바코드를 받을 수 있다. 또 이케아 레스토랑에서 이케아 패밀리에 한해서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기도 한다.
우리는 이 제도를 활용해서 14만 원 정도를 세이브할 수 있었다. (구매 영수증에 얼마가 세이브되는지 표시됨)
https://ikeafamily.kr/ms/ko_KR/index.do
우리나라 가구가 비싼 게 아니었다.
2년 전보다 배송이 좀 빨라진 느낌이다. 1주일 이내에 배송일을 지정할 수 있었다. 책 선반을 콘크리트 벽에 박아야 해서 우리 힘으로는 부족하여, 인테리어 소장님께 부탁하기 위해 배송일정을 좀 무리하게 빨리 받았고, 인테리어가 끝나기 전에 무조건 조립을 마쳐야 했다. (엄청난 양들을...)
작은 가구들은 상관없는데, 책장과 옷장과 같은 큰 가구들은 전동드릴 + 망치는 필수다 십자드라이버만으로는 절대 조립이 어렵다. 다행히 인테리어 소장님께 드릴을 빌려놔서 도움이 되었다. 마누라랑 첫날 새벽 4시까지 조립하고 두 번째 날은 안 되겠다 싶어 절친을 불러서 함께 조립했다. 조립을 하면서
'우리나라 가구가 괜히 비싼 게 아니었다.'
'그냥 조립 서비스를 신청할걸 그랬나?(아니다 우리는 그만큼의 돈을 세이브했다!!!)'
'다시는 이케아는 가지 않겠다!!'
등등.. 다양한 불평들을 쏟아냈지만, 하나둘 완성되가는 모습을 보니 사실은 뿌듯 뿌듯하기도 했다.
다음에 이케아 가구들을 묶어서 포스팅할 예정이다 이 포스팅에는 맛보기로 몇 가지 올려본다
데칼코마니 콘셉트의 드레스룸
거의 모든 제품이 이케아 (핀 조명, 허니콤 블라인드 포함)
센서등 설치 후기는 아래 포스팅 참고
https://brunch.co.kr/@forchoon/107
기타 서재 및 화장실
서재에 공중 부양한 선반들과, 방문 옷걸이, 화장실 수건 보관함, 거울장, 커튼 등 모두 이케아 제품
인터넷에 찾아보면 재미있는 개념이 있는데 바로 '이케아 효과'라는 것인데 하버드 교수가 주장한 개념이다.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387041&cid=58393&categoryId=58393
소비자들이 조립형 제품을 구매해 직접 조립함으로써 완제품을 구입하는 것보다 더 높은 만족감을 얻게 되는 효과라고 한다.
비록 조립을 할 때는 불평불만이 많았지만 이렇게 조립을 끝마치고 나니 나도 뿌듯 뿌듯하기도 하고... 다시는 이케아를 가지 않겠노라 집사람과 다짐을 했지만... 흠.. 언젠가 또 가게 될 것 같다는 생각..
이케아를 다녀온 후 빠진 아이템이 생각나면?!
우리 부부처럼 산 건너 물 건너 이케아를 다녀왔는데 아뿔싸 몇 가지 빠져먹은 아이템들이 생각나면 어떻게 할까. 다시 찾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참 막막하다. 이때는 네이버 쇼핑을 이용한다. 이케아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창조경제가(?) 활성화되었다. 바로 광명점에서 대리구매를 해주는 것인데 이케아 앱으로 상세 아이템 이름을 파악한 후 포털에서 검색하면 쉽게 배송받을 수 있다.(마찬가지로 재고가 있으면 3일 내 배송을 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재고가 없으면 좀 오래 걸림) 배송료가 작은 건 3천 원에서 많게는 6천 원까지 붙는 것도 있는데 왕복 차비나 그런 걸 고려했을 때 그렇게 비싼 가격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이케아를 간다 > 쇼룸 멘붕 > 레스토랑 멘붕 > 창고 픽업 멘붕 > 카운터 멘붕 > 배송 서비스 대기 멘붕 > 조립 멘붕 > 또 이케아를 간다의 반복 순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