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보니 알겠다
이사온지 이제 1년이 지났다.
어쩌다 보니 집안에 식물이 하나둘 늘어 식물 종류가 무려 25종이 되었다.
와이프가 이사 와서 '식물을 사야 된다 x10' 고 하면 한사코 말린 나였는 이제는 내가 더 입양하고 싶어서 매일매일 인터넷 창을 뒤져보고 있는 나를 발견 중이다.
솔직히 식물을 키우는 건 참 힘들다.
솔직히 식물을 키우는 건 참 힘든 것 같다. 매일매일 식물의 상태를 봐야 한다. 오래된 잎들은 정리해줘야 새로운 잎들이 힘차게(?) 나온다. 밥 먹는 시간도 제각 가기다. 어떤 애들은 겉흙이 마르면 물을 듬뿍 줘야 하지만, 물을 더 많이 필요로 하여 두 번씩 줘야 하는 애들이 있고, 어떤 애들은 아예 물에 30분 이상 물에 듬뿍 담가둬야 하는 녀석도 있다. 25종을 다 관리하려면 주말 1시간 30분 이상은 꾸준히 보살펴 줘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짓을 3년 이상 해오고 있었다.
사실 처음에는 와이프가 비싼 식물을 데려다 놓고 혹여나 죽을까 봐 어쩌면 아까워(?)서 돌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녀석들을 보고 있자니 참 신기하다. 물만 먹는데도 어떻게 이렇게 쑥쑥 자랄까... 그것도 계속 새로운 잎을 만들어내는 모습이 정말 경이롭다.
정말로 살아있다.
원래 식물은 살아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식물이 '정말로' 살아있음을 잘 모른다. 목이 마르면 시들시들 해져서 축 쳐져있어서 '아... 깜빡했다!' 하고 물을 주면 그 물을 다 받아먹고 몇 분 이후에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다. '진짜 살아있다니까...'
해가 진 저녁에는 필립스사 식물조명으로 식물에 빛을 공급해주는 정성 ㅋㅋㅋ (나름 iot를 적용하여 일몰후 4시간 동안만 빛 공급)
식물의 즐거움을 노션으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노션(Notion)이라는 앱을 이용하여 식물이 주는 즐거움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매일매일 보면 '자란 건가?' 싶은데, 이렇게 기록하다 보면 정말 몰라보게 훅훅 자라는 식물에 놀란다. 식물이 언제 입양되었는지, 입양 후 얼마나 지났는지, 원산지는 어디고 키워야 할 때 주의해야 할 점들을 꼼꼼히 적어두는데 식물의 히스토리를 알면 참 재미있는 사연을 가진 애들이 많다
몇 가지 반려식물들을 소개해본다.
우리 집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 1 - 여인초
우리 집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는 2017년 옥수동으로 이사오며 장인어른과 장모님이 사주신 여인초다. 여인초는 마다가스카르에서 날아온 식물이다. '여성스러워서 여인초인가'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여행객에서 온 어원이다. Traveler's tree, traveller's palm이라고 불린다.
이렇게 무럭무럭 자라고 있지만, 우리 집에 온 지 벌써 1400일이 지났다.
키가 위로 주욱 자라길 바랬는데, 원래 품종이 작은 아이는 사람 키만큼 열대우림에 있는 녀석만큼 크게 자라지 않는다고 한다. 여인초는 정말 키우기가 좋다. 빛이 많이 들지 않는 곳에서도 정말 잘 자란다. 계속해서 새로운 잎이 올라온다.
사진을 뒤져서 옛날에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의 여인초를 찾았다. 정말 많이 컸다. (1400일 전)
우리 집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 2- 틸란드시아
두번째로 오래된 식물은 먼지 먹는 녀석으로 알려진 틸란드시아다.
이것도 여인초랑 같이 입양된 녀석인데 정말 미친 듯이 잘 자란다.
키우기도 진짜 편하다. 일주일에 한 번 찬물에 30분 정도 담가주면 알아서 잘 큼 ㅋㅋㅋㅋ
대부분 틸란드시아라고 하면 위에 처럼 휘늘어지는 모양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틸란드시아 과의 식물은 여러 종류들이 많다.
푸에고 클럼프!
잎이 빨간색으로 보라색으로 막 변화한다고 하는데 기대 중!!
푼 기아 나도 틸란드시아 과다.
빨간색은 꽃이다.
소나무를 말린 것 같이 생겼는데 실제로 보면 엄청 멋지다. 이 녀석은 물을 따로 줄 것도 없이 자주자주 분무기로 분사해줌
행잉 플랜트는 사랑입니다.
사실 나는 행잉 플랜트를 좋아한다.
공간을 차지하지 않고 공중에 부웅~! 떠서 엄청난 인테리어 효과를 준다.
호야 콤팩트는 이렇게 멋진 녀석이었는데, 한번 높은 곳에서 떨어뜨려서. ㅠㅠ 밑둥이가 댕강 날아가버림
1주일에 한 번씩 찬물에 담가주면 잘 자란다. 몇 주 물에 안 담가주면 잎에 완전 빠싹빠삭 마른다. 꼭 담가서 물을줌
거베리는 자칫 스쳐보면 플라스틱으로 만든 인조 식물 같다.
사람이 하나 앉아있는 그런 귀요미 모습
호야 콤팩트와 같은 날 입양된 녀석.. 역시나 1주일에 한번 물에 푹 담가줌 끝에서 두갈 레로 벌어지며 아래로 아래로 죽죽 자란다.
고양이 꼬리 같다고 하여 캣이라는 이름이 붙음
이 녀석도 아래로 계속 가지가 생기면서 성장함
선인장과 인데, 1주일에 한번 물에 30분간 담가주는데 잘 자람
뽀빠이 팔뚝 모양 같다고 해서 뽀빠이라고도 부르는 세례 우 스쿨라 이 녀석도 폭풍성장 중 ㅋㅋ
1주일에 한번 30분간 물에 담가줌
옛날 사진인데 진짜 많이 자랐구나 ㅋㅋㅋㅋ 빨간 부분이 초록색으로 변하면서 자람
생선 뼈다귀처럼 생겼다고 하는 크리소카디움
폭풍 성장하는 휘커스 움베르타
휘커스 움베르타는 가장 키우기 쉬운 식물 중 하나가 아닐까 쉽다. 잎이 넓어서 물이 부족하면 잎들이 밑으로 다 쳐진다. 죽은 것 같지만 물을 주면 다시 생생하게 돌아옴
고무나무과라 잎을 자르면 고무액이 흐르기도 한다. 잘린 잎을 물에 담가두면 뿌리가 나오고, 그 녀석을 다시 심으면 또 하나의 휘커스 움베르타가 탄생한다. (이 부분은 계속 테스트 중ㅋㅋ)
가지치기 후 다시 날렵해진 모습
고급진 식물 아랄리아
내가 좋아하는 식물 중 하나인 아랄리아! 잎이 무척이나 고급지게 생겼다. 컬러도 짙은 그린 컬러다. (밝은 컬러도 있음) 통풍이 잘되는데 두고 키우면 정말 위로 폭풍 성장한다. 잎이 손바닥처럼 생겨서 처음 생기는 잎은 진짜 귀엽다. 통풍이 가장 중요한데, 사실 커다란 화분을 2개 샀는데 하나는 바람골이 없는 곳에 두었더니 바로 죽어버렸다.
이 외에도?
다양한 녀석들을 다 소개하려니 끝도 없다.
명칭이 있을 것 같지만, 우리는 그냥 '하이 선인장'이라고 부른다.
하이! 하이!
하늘하늘 이뻐서 샀는데, 이 녀석도 폭풍성장 중이다.
짙은 색이 옛날잎, 밝은색이 최근 잎
실버 레이디는 고사리과 식물! 처음 입양되었을 때 사진인데, 계속 잎이 죽어서 결국 3개만 남았었는데, 내가 완전 지극정성(?)으로 되살려서 다시 원래 모습을 회복 중이다.
안에서부터 새로운 잎이 나와서 옆으로 퍼지는 서타일!!
셀렘도 정말 키우기 쉬운 식물 중 하나
그냥 1주일에 한번 물을 주면 쑥쑥 자란다.
우리 집에 가장 최근에 온 큰 식물 이레카 야자!
통풍이 잘되는데 두라고 해서 우리 집에서 가장 통풍이 잘되는 바람골(?) 앞에 두었다.
'대체 왜 엄마 아빠는 화초를 좋아했을까?'
어렸을 때 가장 이해가 안 되었던 것 중 하나는 베란다에서 엄마와 아빠가 화초를 가꾸는 장면이다.
'대체 왜 엄마 아빠는 화초를 좋아할까?'
아마 엄마 아빠도 지금의 나와 같은 마음이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