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프레임 - 프로토타입 제품 사용기
아날로그 액자의 미래에 대한 상상
집에 액자들이 많이 생겼다. 내가 직접 만들어 액자로 만든 것도 있고, 미술관을 돌면서 모아둔 디자인 포스터들을 프레임에 넣어 걸어둔 것도 많다. 이렇게 액자의 프린트물들을 교체할 때면 한 번씩 ‘디지털 액자’에 대한 상상을 하곤 했다. ‘디스플레이가 액자를 대신한다면?’ 이미 시제품들이 꽤 있지만, 가격도 만만치 않아 선뜻 구매하여 테스트해보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던 중 디지털 프레임(액자)을 미리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아직 시제품이 아니라서 (프로토타입) 구체적인 명칭과, 이 제품을 위한 전용 소프트웨어가 탑재되어있지는 않아 사용성에 대한 평가는 어렵지만, 디지털 프레임이 과연 기존의 액자를 대체할 수 있는지, 인테리어 요소로서 얼마나 활용이 가능한지에 대해 먼저 살펴보기로 했다.
디지털 프레임의 첫인상
디스플레이가 탑재되어 있는 디지털 프레임이라 무게가 꽤 나갈 줄 알았는데 웬만한 액자보다 더 가벼워서 살짝 놀랬다. 두께도 두껍지 않아 멀리서 보면 그냥 액자처럼 보인다. 가로. 또는 세로 모드로 활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이 되었고, 우드 프레임으로 프로토타입이 만들어졌다. 향후 이 부분은 인테리어에 따라서 화이트나, 골드 등의 프레임이 함께 지원될 수 있어 보인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프레임의 비율인데 현재는 16:9 형태로 다소 액자의 느낌보다는 디스플레이의 느낌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꺼져있을 때의 이야기고, 화면이 일단 켜지면 꽤 액자처럼 보인다. 화면 해상도도 매우 좋은 편이라 색감 표현이 상당히 좋다(특히 빨간색). 이렇게 고해상도의 디스플레이가 가벼울 수 있다니 놀랍기도 했다.
디지털 프레임, 인테리어와 조화시키기 - 침실
디지털 프레임을 우선 침실에 가로(landscape)로 배치해보았다.
프레임만 두는 것보다 주변의 행잉 플랜트들을 조화시켜 배치했다. 우드 프레임과 초록 초록한 식물들이 잘 어울렸다.
북적북적한 거실보다는 오히려 침실이 조용하게 로테이션되는 작품들이 더 멋지게 보인다. 침대에 앉거나 혹은 세라젬에 누워서 자연스럽게 바뀌는 이미지들을 보면 마음의 안정이 생긴다. 다만 아직 시제품이 아니다 보니 조도에 대해 반응하지 않는 점이 아쉽다. 디지털 액자지만 아날로그 액자의 느낌을 그대로 가져가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내가 가지고 있는 사진들을 디스플레이에 순차적으로 띄울 수 있겠지만 국내외 미술관이나 디자인 회사와의 협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공급해주는 구독형 서비스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어 보인다. 1분에 한 번씩 자주 바뀌는 것보다 매일매일 아침에 일어났을 때 하루에 한 번 이미지가 바뀌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같은 위치에 있는 액자지만 어떤 콘텐츠가 들어가느냐에 따라 주변 분위기가 달라지는데 이것은 디지털이든 아날로그든 다 같다.
대게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모니터 주변에는 아무것도 두지 않는 게 좋지만, 디지털 프레임은 아날로그와 같은 액자로 혼자서 튀어 보이게 하는 것보다는 주변의 오브제들과의 조화가 중요할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큰 디지털 프레임을 가로로 눕혀놓으니 아날로그의 느낌이 조금 덜한 것 같다. 디자인 액자로 쓰고 싶어 이번에는 세로로 액자를 배치해보았다. 프로토타입이기는 하지만, 내부에 세로형 콘텐츠도 다행히 탑재되어있었다.
디지털 프레임을 세로로 돌려보자.
세로로 돌렸더니 더 액자 같다!
디지털 프레임에 들어가는 콘텐츠는 일러스트, 작품사진, 여행 영상 등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하다.
아이디어로 정지해 있는 이미지 스타일보다는 시네마그래프 같은 콘텐츠도 제공해주면 은연중에 디지털의 장점을 살린 재미를 줄 수 있어 보인다.
https://brunch.co.kr/@forchoon/178
디지털 프레임, 아날로그 프레임을 탐내다.
어떻게 사진을 촬영하다 보니, 주방에 걸려있는 세로형 아날로그 액자와 겹쳐 촬영이 되었다. 사진 상 어떤 게 디지털인지, 아날로그인지 구분이 잘 되지 않고 오히려 디지털 프레임의 콘텐츠가 더 선명해 보인다. 그래서, 주방의 아날로그 액자를 떼고, 디지털 액자를 부착해보았다.
전원선을 깔끔하게 매립하는 게 핵심일 듯
역시 액자는 가로보다 세로가 느낌이 더 좋다.
처음부터 설치를 고려한다면, 전원선을 어떻게 처리해줄지 미리 고민할 수 있겠지만, 나처럼 뒤에 설치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이런 선 정리를 어떻게 깔끔하게 처리해줄 수 있는지 고민해주는 것도 좋겠다. (상황에 따라 검은색 코드보다 흰색 코드도 제공한다던지, 코드의 방향을 바꿀 수 있게 해 준다던지 등)
꽤나 액자 같다. 기분에 따라 혹은 집에 오는 손님에 따라 분위기를 바꿔줄 수 있다.
디지털 프레임? -
고품질 이미지의 지속적인 공급이 중요하다.
고품질의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계속 유지시켜줄 수 있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제품이 될 수 있어 보인다. 디지털 프레임의 무게나 선명도의 디스플레이 스펙은 충분히 100점이고, 이제 디지털 프레임을 위한 콘텐츠 플랫폼만 제대로 갖춰진다면 괜찮을 제품이 될 수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