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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의 시간 May 01. 2023

쓰레기 줍기와 독서모임

얼마 전 내가 다니는 교회에서 내게 하루만 유치부 보조교사로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물었다. 

원래 봉사하시던 분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참여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시간이 가능했던 나는 어렵지 않게 알겠다고 말했다. 단지 내 개인시간을 90분 정도 쓰면 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어제 유치부 보조교사로의 역할을 위해 교회에 갔다. 

담당 선생님이 오늘 할 일을 설명해 주었고 이어 나를 뒤뜰로 이끌었다. 아이들이 예배 후에 뒤뜰에서 비눗방울놀이를 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놀이 준비를 위해 비눗방울도구를 배치하고 있었는데 슬며시 옆을 보니 담당 선생님이 바닥에 있는 쓰레기를 줍고 있는 것이었다. 바닥을 보니 여기저기 쓰레기들이 널려있었다. 나도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 열 개 정도의 쓰레기를 줍고 나니 뒤뜰 바닥이 깨끗해졌다. 


타인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 뿌듯했다. 그러면서 새삼 이렇게 공적인 무언가를 위해 행동하는 것이 얼마만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여태까지 나만, 우리 가족만을 위해 살아왔던 것이다. 물론 정기적으로 하는 기부들도 있지만 돈이 아닌 내 시간과 몸을 써서 공적영역을 위해 무언가를 한 경험이 최근 몇 년간 거의 전무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내 일상에 공적인 것을 위해 무언가를 하는 시간을 만들어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할 수 있는 공적활동은 무엇이 있을까? 

일단 드는 생각은 동네 어린이나 청소년을 위한 무료 독서모임을 하는 것이다. 나의 어릴 적을 생각해 보면 지친 시간들이 많았던 것 같다. 이때 내 옆에 제3의 어른이 혹은 책들이 있었다면 큰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지금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책을 건네고 싶다. 책은 분명 그들에게 위로를 전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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