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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사랑 Jul 31. 2023

복원

Reclamation, Restoration, & Remediation

혹시 reclamation이나 restoration, remediation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세 단어 다 복원을 의미하는 단어들인데, 한국어로는 정확하게 어떻게 번역되는지 몰라서, 이번 글에서는 그냥 영문을 사용하겠습니다. 제 전문분야가 아니라서, 많이는 모르지만 연구생활동안 운이 좋게도 restoration과 remediation 연구는 조금 경험해 보았습니다. (제가 전문가가 아니라서 틀릴 수도 있지만) 제가 이해한 바를 바탕으로 이 세 가지를 조금 쉽게 설명해 보자면 reclamation은 노천광산과 같이 식생과 함께 토양을 파낸 곳을 복원하는 것을 말합니다 (토목공학 쪽으로는 이 단어가 간척사업을 의미하기도 합니다만, 복원 쪽에서는 다른 의미가 됩니다). 이와는 비교되게 restoration은 원래의 상태로 돌려놓는 것에 집중합니다. 예를 들어 한 지역에 원래 서식학고 있던 야생동물의 개채수를 복원하거나 또는 그 지역의 식생을 되돌리는 일들을 말할 때, 이 단어를 씁니다. 이와는 조금 다르게 remediation은 오염물 복원에서 주로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중금속으로 오염된 토양을 복원하기 위해서, 식물이나 미생물을 이용하여 토양 내의 중금속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전에 한번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저는 오염이란 어떤 물질이 일정 수준 이상의 농도를 갖는 상태를 말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산소의 농도가 너무 높아도 이는 환경오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보존적 그리고 복원적 행동은 매우 가치 있고 중요한 일입니다. 보존생물학 교과서에는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지구의 생태계는 우주여행을 떠나는 우주선의 매뉴얼과 같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생물종은 그 매뉴얼의 한 페이지와 같죠. 여행기간 동안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고장이 난 경우 그 우주선을 고치기 위해서 꼭 필요한 페이지가 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저희가 아무 페이지나 뜯어서 마구 사용해 버리면, 나중에 그 페이지가 정말 필요할 때, 저희가 사용할 수가 없어서 인류의 생존에 영향을 받게 될지도 모릅니다." 네, 그렇습니다. 생물종의 감소는 자연의 순리이기 때문에, 계속 종들이 없어지겠지만, 이제까지 인류가 해왔던 것처럼 인위적으로 아무 종이나 없앤다거나 종의 멸종을 가속하는 것은 많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나 인류에 의해서 멸종된 종이 어떤 생태계의 주춧돌(keystone)이 되는 종이라면 그 생태계는 무너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러한 복원은 많은 제약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회복 탄력성(resilience)의 범위를 이미 벗어난 상태의 생태계라면 단순한 과거의 평형상태로의 복원(restoration)은 오히려 그 생태계에는 재앙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미 시스템 자체가 바뀌어서 새로운 종을 다시 도입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더 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아직 저희가 생태계를 많이 이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단순한 복원은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보존생물학자들이 기존에 있는 종들을 보존하고 또 그 서식지를 보존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죠. 또는 미생물이나 식물을 이용해서 복원(remediation)을 할 때는, 그곳에서 살았던 생명체를 다른 시스템으로 옮기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고 그곳에만 계속 그 새명체들을 둔다면 그 시스템 안에서의 중금속과 같은 오염물질은 계속 잔존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그 시스템에서 다른 시스템으로 오염물질을 옮겨서 한 시스템 내의 어떤 물질의 농도를 낮추는 것이죠. 물론 전체의 총량은 변화가 없기 때문에, (어떤 물질을 분해하거나 물질을 변화시켜 오염을 낮추는 방법과는 다른 접근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원소단위로 다량 존재하는 중금속을 다른 물질로 바꾸는 것은, 현실적으로 적용하기는 불가능한 방법입니다) 이를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다른 시스템으로 옮기느냐는 언제나 큰 주위가 요구되고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reclamation은 이와는 조금 다른 문제점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캐나다에서는 어떤 회사가 노천광산등의 방법으로 지하에서 어떤 물질을 캐낼 때, 정부에 소정의 돈을 적립합니다. 만약 이 회사가 작업을 끝내고 이 장소를 복원하지 않으면, 정부는 이 돈을 이용해서 이 장소를 복원(reclamation)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서 흙도 다시 덮고 나무와 식생도 다시 심어서 그 장소를 그전처럼 보이게 해 놓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러한 과정이 생태적인 가치(예: 지하수 등의 수자원, 동식물의 서식지)를 완전히 복구해 낼 수 있느냐는 많은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회사는 '법적인 책임'을 다한 것이지요. 그리고 이러한 경우 그 자원의 채취로 얻는 이득이 이 복원비용보다 더 크기 때문에 이러한 회사들은 이러한 이익활동을 계속 수행해 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눈으로 보기에도 (이러한 개발구역은 사람들이 많이 살지 않기 때문에 주위에 사는 소수의 원주민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나가는 방문객입니다) 전과 '같아 보이는' 장소가 만들어진 것이라 큰 불만이 없고요. 이러한 복원 노력을 하시는 많은 학자분들의 노력은 존경해 마지않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를 정말 복원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혹은 이러한 '보호 행위'들이 오히려 자연의 훼손을 방관하도록 돕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 고민을 해볼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개개인의 인류는 점점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고, 이는 더 고열량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게 되며, 에너지의 이동거리를 높아지게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이는 어쩔 수 없이 자연을 파괴하는, 그리고 종의 멸종을 가속화하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따라 다양한 복원노력들을 촉발하고 있고요. 오늘 제 글에서 '복원'에는 여러 가지 접근방법이 있고, 또 다양한 이름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아신분들도 있으실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복원에는 많은 노력이 따르고, 많은 비용(시간, 돈, 그리고 생태적인 비용들을 포함)이 든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복원을 한다는 것이 원상태로 100% 돌려놓는 것을 의미하는 것도, 또한 윤리적 면죄부도 될 수 없다는 것 역시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위 사진은 "https://www.greenpeace.org/canada/en/story/3138/everything-you-need-to-know-about-the-tar-sands-and-how-they-impact-you/"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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