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의 빈곤 - 질소이야기
클로버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아마도 학교를 다니시면서 콩과 식물과 질소 고정에 관한 이야기를 한 번쯤을 들어 보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클로버가 이 콩과 식물 중 한종입니다. 대기의 78%를 차지하고 있는 질소는 아미노산이나 DNA와 같이 생명체의 생존을 위해 필수 영양소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하게도 식물의 성장에 가장 부족한 원소입니다. 왜냐하면 대기 중에 기체로 존재하는 질소를 식물이 흡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대기 중에 있는 질소가 너무 안정적이라 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조금은 더 불안정한 형태의 질소로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식물이 질소를 흡수하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러한 질소는 자연상태에서 번개와 같은 물리적인 인자와 콩과 식물들과 같은 질소 고정 식물, 그리고 질소 고정 미생물을 통해서 식물체가 흡수할 수 있는 형태의 질소로 바뀌게 됩니다. 다시 말해서 흡수할 수 없는 상태의 기체 질소를 흡수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데 많은 에너지가 듭니다. 콩과 식물의 경우 이렇게 질소 고정을 하는데 높은 비용을 내기로 결정해서 영양소가 부족한 곳에서 상대적인 이점을 갖도록 진화한 것입니다. 이것도 식물의 생존 전략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생에 공짜는 없다는 말의 좋은 예가 아닐까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에너지가 부족한 북한과 같은 나라는 에너지가 많이 드는 질소비료를 만드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질소 비료의 부족으로 식량생산이 부족해지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입니다. 이야기기 조금 옆으로 샜지만, 이렇게 클로버는 대기 중의 질소를 고정해서 토양에 사용 가능한 질소의 양을 늘려주기 때문에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만, 거꾸로 말하면 이 토양은 질소가 많이 부족한 토양이라는 의미도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클로버가 자라고 있는 곳에서 클로버를 뽑아 주어도 잔디가 자라서 그곳을 메꾸어주지 못하고 다시 클로버가 그곳을 덮어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클로버가 자라는 곳은 질소가 부족해서 잔디와 클로버와의 경쟁에서 클로버가 이긴 것이고, 주위의 잔디가 자라는 곳은 질소가 충분해서 잔디가 클로버와의 경쟁에서 이긴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클로버의 뽑아주지 않더라도 토양에 충분한 질소비료를 주면 자연스럽게 클로버가 없어지고 그 자리를 잔디가 차지하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물론 물도 충분히 주시는 것을 잊지 마셔야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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