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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rest Writer Jul 03. 2022

장마


며칠 동안 비가 많이 왔다. 말 그대로 여름다운 여름이 된 것. 우산 옆에서 파고드는 물방울이 팔뚝의 곡면을 따라 주르륵 흘러내리는 시원함이, 어디론가 흘러가는 우산들의 행렬 안에 내가 있는 것이 좋다.


비가 오는 날의 독보적인 매력은 '씻겨 내려간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무더위도, 불쾌지수도, 지면의 열기도, 에어컨 실외기의 온도도, 피부의 끈적함도, 숨 공기의 텁텁함도 모두 씻겨 내려간다. 덤으로 야외 주차를 하면 차에 들러붙은 먼지들도 깨끗하게 씻겨 내려간다. 그걸 보는 마음속 어느 정체도 같이 씻겨 내려간다.


그래서 비가 오면 새롭게 계절이 태어난 것 같은 기분이, 풋풋함이, 설렘이 솟아난다. 비에 젖은 길고양이들이 조금은 걱정이 되긴 하지만.




장마가 올 때마다 내게 쉽게 떠오르는 문장이 하나 있다. 

누군가 그러더라, 인생은 폭풍이 지나가는 것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는 거라고.

-드라마 닥터스 중에서


출처: SBS 공식 홈페이지


김래원과 박신혜 배우가 빗속에서 춤을 추던 그 밤처럼, 우리들의 삶도 빗속에서 아름답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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