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에 대하여.
일류대학 혹은 정상급의 회사에 들어가거나 아주 어렵고 전문적인 일을 하는 등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을만한 일을 해내는 것이 아주 어려운 일이란 것을 안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일상의 사소한 습관들을 유지하고, 단정한 아름다움을 빚어내는 것 또한 무척 어려운 일이란 것 또한 나는 안다.
비록 이 끊임없는 일상의 습관들을 제대로 지켜나간다고 해서 큰 명성을 얻거나 많은 돈을 얻게 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일상의 단정함은 화려함이 지나간 뒤에도 여전히 자리에 남아 은은한 잔향을 뿌리며 삶을 건강히 굴러가게 해 줄 것이라는 나의 믿음이다.
-손유림 님의 화려함보다 눈길이 가는 단정함 중에서
개인적으로 우리가 순수함을 좋아하는 이유는 목표가 구체적이지 않다는 것. 즉, 목적성이 옅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목적성이 옅다는 건 행위나 행위의 대상이 그 자체로 목적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말하면 구체적인 목적이 존재한다는 것은 행위와 그 대상이 목적을 위한 수단이 된다는 것이다. 인생 전체를 두고 볼 때 순수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하나쯤은 있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아마 이 순수성이 곧 나의 방향성이지 않을까 한다.
-그루트 님의 순수하다는 것 중에서
삶을 생각했다. 우리 삶에서도 긍정의 언어는 생각보다 큰 영향력으로 삶을 예쁘게 나아가게 해 줄 것이다. 오늘 하루 만나는 모든 것에 긍정의 언어로 화답해 보련다.
아침에 만난 정원의 힘은 나를 변화시킨다. 좋은 사람이 되라고 한다. 부정의 감정들은 잠시 스쳐가는 바람이라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다.
언어에는 온도가 있다. '현재 아침 온도 20도' 그리고 아침 정원에서 만난 기분 좋은 시원한 바람, 바라봐도 눈이 따갑지 않은 따뜻한 햇살, 투명한 공기와 같은 온도를 언어에 담아 보련다.
-심횬 님의 아침 정원 풍경 중에서
소확행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었던 사람들은 어느새 그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은 자기 위로밖에 되지 않는다며, 기왕이면 확실하고 거대한 행복을 추구할 것을 이야기한다. 누군가는 네가 가지고 있는 것이 고작 그 정도라, 거대하고 확실한 행복을 맛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 그렇다고 이야기를 하기도 할 수 있으리라.
어쩌면 그들의 의견이 맞을지도 모르지. 다만 우리의 삶을 지탱해주는 대부분의 것들은 이러한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이라는 점에서 의견은 여전히 가지고 있는 부분이라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이미 나의 삶의 무게를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충분히 버거울 텐데 이 무게를 잠시 잊게 해 줄 행복의 순간조차 거대한 무언가를 꿈꿔야 하는 것일까.
나도 당연히 돈을 많이 쓰면 좋다. 어느 누가 행복하지 않겠는가. 다만 나는 2천원짜리 행복도 행복이라고 생각하면서 아낀다는 것이다. 2천원의 그 행복이 나를 춤추게 하기도 하고, 그리고 그 순간을 기다리게 하기도 한다. 200만원의 행복이 그러하듯이.
-망태기 님의 저렴한 행복 중에서
'나를 찾기 위한 여행'이라는 목적의식을 가진 것은 아니었지만, 그때의 몇몇 경험은 내가 학생 때부터 꿈꿨던 어떤 느낌과 맞닿아 있는 것 같았고 나 자신에 대해 좀 더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는 자각의 시간이 되어주었다.
거리 어디를 바라보아도 다채로운 색깔과 서로 다른 분위기에 '아 원래 이렇게 다 다른 거였지', 사람은 모두 다 다르고, 그래서 매력 있고 가치 있는 것인데.. 나 역시 유일무이하고 고유한 '어떤 존재'라는 새삼스러운 깨달음이 하나의 체험이 되어 다가왔다. 넓은 세상 안에서 발을 디디고 서 있는 한 존재로서의 내가 선명한 이미지로 가슴속에 새겨졌다. 나는 그저 나의 색깔이 무엇인지를, 나를 어떻게 가꾸고 표현해야 할지만을 고민하면 되는구나 하는 그 일종의 깨달음.
현실 속에서 속도와 경쟁에 익숙해지고, 어느새 자꾸 나를 남과 비교하려는 마음이 커질 때 그때 느꼈던 '낯선 땅에 떨어져 있는 한 존재'로서의 나를 오롯이 떠올려 보곤 한다. 취향도 마음속에 꿈은 품도 다 나만의 것이니 더 아껴주고 다독여줘야지, 나로서 살아가고 대처하는 법 역시 내가 만들어가야 한다는 걸 이제 알고 있으니 말이다.
-haenbyul 님의 나를 찾아 가보고 싶어 중에서
*저 혼자만 간직하기 아까운 글들,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의 브런치 명언 모음집. 이번 주제는 '순수'입니다. 혹시나 자신의 글이 모음집에서 삭제되기를 원하시는 작가님이 있으시면 댓글로 말씀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