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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rest Writer Oct 03. 2021

브런치 명언 모음집 #3 관계


관계에 대하여.




우리는 어떤 것을 기억하고 추억할 때, 소리와 냄새 그리고 어떤 장소와 느낌으로부터 시작하고 기억하게 된다. 그만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소중하게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인 것이다. 어느 날 문득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 얼굴을 돌렸을 때 떠오르는 이름 하나는 있어야 인생입니다.

   -봄날 님의 살아가는데 돈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 중에서




그 날 오래된 돗자리는 그 친구와 함께 활짝 펴졌다. 우린 어쩌다가 친했던 친구들하고도 멀어지기 십상인 이 시기에 공원에서 함께 돗자리 위에 있게 되었을까를 생각했다. 오래된 돗자리의 특징 중 하나인데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지 그 인과 관계를 되짚는 것이 어렵다. 시간이 흐르고 어쩌다 보니 고등학교 시절 친구의 친구가 내 옆에서 같은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고 있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나와 희박한 연결 고리라도 있다면, 그것이 설령 지금은 '나의 것'의 바운더리에서는 살짝 벗어난 한이 있더라도 그것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 지나서 나가떨어진다면 또 그런대로 내버려 두면 된다.

   -김민주 님의 일요일 오후의 오래된 돗자리 중에서




흥미로운 사실은 해야 하는 일을 할 때보다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할 때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더 쉽게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밥을 먹을 때보다 간식을 먹을 때, 공부를 할 때 보다 좋아하는 책을 읽을 때, 일을 할 때보다 취미 활동을 할 때, 나의 스타일, 성향, 특징이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개인주의적인지, 이타적인지, 눈물이 많은지, 웃음이 많은지 그 사람의 개성과 특징을 쉽게 알려면 그의 취미, 혹은 잉여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확인하는 것이 빠릅니다.

   -류완 님의 잉여로운 생활 중에서




굳이 결혼의 조건을 따진다면 변하지 않는 것들에 베팅하라고 권하고 싶다. 예를 들면 결혼할 상대의 본질인 태도나 성격은 변하지 않는 조건들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태도나 성격은 잘 안 변한다. 결혼의 교만은 연애할 때처럼, 결혼하면 상대방을 예의 그 사랑의 힘으로 변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변할 수밖에 없는 조건들, 재산, 외모 등이다. 경제력은 부침이 있을 수밖에 없고 사람은 누구나 늙어간다. 무조건 돈이 많거나 잘 생기던가, 예쁘면 된다는 단세포적인 선택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할 수밖에 없는 조건들로 인해 고통받을 수도 있다. 어이없게도, 변할 수밖에 없는 결혼의 조건에 베팅한 사람들일수록 헤어지는 이유는 단 한 가지, 언제나 성격 차이라고 말한다는 사실이다.

   -봄날 님의 완벽한 사랑, 완벽한 조건은 없다 중에서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사랑의 마지막은 우정을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우리가 맺는 모든 관계는 서로에 대한 인간적인 우정 위에 세워진다. 단단한 우정 위에 약간의 감정적 짜릿함과 성적 매력을 더하면 흔히 말하는 사랑이 된다. 그러나 시간은 성적 매력을 제일 빨리 시들게 만든다. 그다음은 감정적인 짜릿함일 테고, 마지막에 남는 것은 인간에 대한 연민과 우정인 것이다.

   -구름조각 님의 결혼은 친구를 찾기 위한 것 중에서




진정한 관계는, 그 사람의 나날들을 용납하는 것, 해가 뜬 날의 밝은 미소도, 궂은 날의 축 처진 어깨와 추운 날의 차가운 손길과 따스한 날의 배려까지도 모두 편안하게 보아 넘기는 것 그것인지도 모르겠다. 조금 불편한 표정 앞에서 '그 사람이 요즘 힘든가 보네...' 하고 지나갈 수 있는 여유, 그런 이유로 다음이라는 기회를 차단하지 않을 수 있는 너그러운 마음. 어쩌면 그런 시간을 서로가 서로에게 베풀어갈 때 그 시간이 쌓여서 조금 더 편안한 관계가 만들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마리앤느 님의 사람이 편해지기까지 감수해야 하는 것 중에서




남녀가 연인관계일 때는 주로 밖에서 만난다. 서로를 위해서 잘 꾸미고, 행복한 데이트를 위해서 돈을 아끼지도 않고, 가능하다면 분위기 좋은 장소에도 간다. 그 사람이 가진 '낭만의 영역만' 아는 것이다. 나머지 모르는 절반은 바로 '현실'이다. 누군가를 '진짜로' 아는 것은 그 사람이 얼마나 코를 고는지를 아는 것이다. 그것은 그 사람과의 삶을 살아 볼 때만 제대로 이뤄진다.

   -전찬우 님의 너는 내 운명의 껌딱지 #11 중에서




누군가 내게 "당신이 책을 읽고 있을 때 멋있었어요"라고 말해준다면, 내가 책을 읽는 모습은 더 이상 내가 아닌 게 되고, 그 사람이 바라본 환상이 되어버린 거죠. 그리고 난 지독히도 그런 말들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나는 그 환상을 사기 위해 그 사람을 더더욱 가까이하고 싶습니다. 우리의 일상의 많은 부분은 적어도 대화에 있어서 만큼은 아름다울 수 없습니다. 나의 생활과 가치관들과 경험들이 실상은 아름다운 것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스타일과 분위기를 사랑합니다. 당신과 대화가 즐거웠던 것은 그 내용 때문이 아니라 내게 만들어주었던 환상적인 느낌 때문입니다. 혹은 내가 만들어 줄 수 있었던 당신의 환상에 기뻐했기 때문이기도 하죠.

   -숫자쟁이 님의 대화로서의 아름다움에 관하여 중에서




만약 당신의 하루를 궁금해하지 않는 누군가가 있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자신의 하루만을 말하고 자신의 생각만을 말하고 자신의 감정만을 쏟아내는 타인. 당신은 그 옆에서 경청자로서만 존재한다. 당신의 옆에 존재하는 타인을 보며 당신은 생각할 것이다. "외롭다." 관계의 공백은 이곳에서 시작한다. 분명 옆에 누군가 존재하지만 어딘가는 허전한, 채워지지 않는, 혼자 있는 듯한 그런 이상한 기분. 주기적으로 누군가와 만남을 갖고, 가고 싶은 카페를 가지만 집으로 돌아왔을 때 처절하게 세상에 혼자 버려진 기분 말이다.

   -비단향 님의 당신의 하루를 궁금해하지 않는 그대에게 중에서





*저 혼자만 간직하기 아까운 글들,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의 브런치 명언 모음집. 이번 주제는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입니다. 혹시나 자신의 글이 모음집에서 삭제되기를 원하시는 작가님이 있으시면 댓글로 말씀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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