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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rest Writer Oct 31. 2021

브런치 명언 모음집 #4 순간


순간에 대하여.




늦은 저녁 산책하는 걸 좋아한다. 도로에 남겨진 고요한 소리가 주는 안도감. 하루 종일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머릿속이 조용해진다. 모든 건 내 생각이 만들어낸 산물이라는 것을 다시금 알게 해 준다.

마음이 현재에 있어야 행복하다는 말이 있다. 마음이 과거에 있으면 불행하고, 미래에 있으면 불안하다는 말. 에크하르트 툴레의 책의 제목처럼,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야 한다.

   -record 님의 지금이라는 순간 중에서




내게 느껴지는 '어느'는 연약한 단어이다. 그 연약함은 약해서 아픈 것이 아니라 따스하게 산들거리는 봄바람의 설렘 같은 의미이다. 그런 나에게 '어느 멋진 날'은 불안할 것도 없고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에 당당하고 행복했던 과거 어느 시절의 나를 생각나게 하는 말인 것 같다. 뭔가 대단한 일을 한 날도 아니었을 거다. 그냥 일상을 마음을 다해 (집중해서) 보냈던 그런 날이 아니었을까.

   -하루Haru 님의 어느 멋진 날 중에서




그녀에 따르면 깊은 평화와 행복은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접속할 수 있대. 방법도 간단해. '지금 이 순간'에 기꺼이 몰입하면 된대. 먹고 있는 음식의 맛에 집중하고, 주위의 냄새에 의식적으로 주목하고, 넓게 펼쳐진 풍경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거야. 귀 기울여 먼 곳의 소리까지 유심히 들어보고 피부에 느껴지는 자극에 몰입하다 보면 마음에 평화가 찾아온다고 해.

평범하게 흘러가는 보통날에도 저마다 다른 맛과 색깔과 소리가 있지 않겠니. 그 특별한 선물들을 흘려보내지 않고 충분히 누리며 감사한다면 우리 인생에 의미 없이 흐르는 날은 하루도 없을 거야.

   -귤예지 님의 아무 일도 없는 날의 가치 중에서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목적지, 그들 눈앞에는 장엄한 바다가 펼쳐진다. 바다 앞에서 마감하는 한 인간의 삶이 마주하는 순간은 아름다웠다. 시인 메리 올리버의 말처럼 '모든 것들이 언젠가 다른 모든 것들의 일부가 되는 곳'이 바다 같았다.

아무도 없는 바다를 바라보며 수첩에 나의 소원들을 적어보았다. 삶에서 꼭 이루고 싶은 소원들, 진정 하고 싶은 일들이 뭐가 있을까? 가만히 생각해보았다. 다 적고 나니 보였다. 진짜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거창하고 대단한 것이 아닌 주변에 항상 깔려있지만 놓치고 지내는 작은 것들이라는 것을.

   -Juha 님의 천국의 주제는 바다야 중에서




나는 백만 번 산 고양이가 결국 두 번 다시 되살아나지 않는 순간이 좋다. 고양이는 마침내 다시 태어나지 않아도 될 만큼 온전히 제 삶을 살아냈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한다. 그러니 나는 늙는다는 것이 무엇이 되었든 사라지기만 하지 말고 선명해지기도 해야지, 한다. 다시 새로 할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많은 것들을 이 생에서 선명하게 해 두면 좋겠다. 그래서 백만 번이나 다시 태어나지 않아도 되도록.

   -찰나 님의 사라지는 것일까 선명해지는 것일까 중에서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기란 아주 쉬워. 그냥 내가 떠들면 돼.
'오늘은 아주아주 특별한 날이야'
아무도 나의 특별함에 찬물을 끼얹지 못하니까.

   -이하은 님의 스물아홉에서 서른이 되던 밤 중에서




세상은 내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 아니고, 길가의 나무들, 걸어가는 사람들, 매일 뜨고 지는 해는 내 마음에 관심이 없다. 그러니까 세상이 내 맘처럼 굴러가지 않을 때, 그런 순간마다 우울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더불어 내 마음처럼 되는 순간, 그런 순간에는 우연 또는 마음을 알아준 이들에게 감사하고 한껏 기뻐하면 된다. 그렇다면 나의 일상이 조금 덜 우울하고 더 기쁜 쪽으로 기울지 않을까?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디폴트야. 그러니 그런 순간에 우울할 필요는 없어. 그리고 마음처럼 되는 순간에 충분히 감사하고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말자."

   -무그 님의 일상을 덜 우울하고 더 행복하게 만드는 사고법 중에서




생애를 지나는 모든 시간이 순간의 연결입니다. 순간의 절정만을 생각한다면 아찔합니다. 매번 타올라야 하고 빛나야 한다는 그 압박감을 어찌 견뎌낼 수 있을까요. 그러니 순간은 순간으로 흘려보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일요일의 망중한은 순간을 흘려보내는 데 알맞습니다. 

   -글담 님의 붙잡지 못해 순간이라 부릅니다 중에서




순간이라는 단어를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눈 깜짝하는 사이'라는 뜻이다. 보통 눈 깜짝할 새에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표현할 만큼, '순간' 이란 무언가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자, 그렇다면 평생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은 배우자를 고르는 기준은? 같이여서 행복한 '순간'이 많았던 사람이면 된다. 같이 있을 때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게끔 만드는 '순간'이 많았던 사람이면 된다.

   -그린블루밍 님의 결혼을 결심한 순간 중에서





*저 혼자만 간직하기 아까운 글들,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의 브런치 명언 모음집. 이번 주제는 일상의 순간입니다. 혹시나 자신의 글이 모음집에서 삭제되기를 원하시는 작가님이 있으시면 댓글로 말씀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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