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가 시작된다. 따가운 햇빛 사이로도 계절을 만끽하며 부는 바람 속에 생활의 찌든 때를 씻으리라는 희망으로 부푼 사람들의 모습이 정겹다. 또 떠나지 못하면 어떠랴. 오랜만에 지친 심신 정든 거실에 대자로 누워 이것저것 먹으며, 마시며 좋은 영화와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괜찮을 듯싶다. 그래도 언젠가 내 인생의 일부로 지나쳤던 그 시절. 내가 태어난 곳에서 가졌었던 그 여유와 자족감의 정도엔 미치지 못하겠지만 시간이 더해 주는 연륜은 그리워하는 것은 고향이나 특별한 무언가가 아닌 돌이켜 되돌릴 수 없는 세월의 속성. 그래서 돌아갈 수 없는 지난날에 대한 아쉬움일 뿐 이라며 바람은 이국에 머무는 나에게 작은 위로를 보낸다.
어디서 어떻게 살건, 살아있는 자체가 기쁨이고 또 그것이 삶의 목적임을 잊지 말아야지 그리고 그것이 또한 행복임을.... 2003-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