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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rest Green Dec 20. 2019

지금 너의 모습이 봄날 이야

굳건한 건 뿌리 이리다.      


세상이 바빠졌다.
초록과 다양한 빛깔의 자연.

봄은 매해마다 분주하고 눈이 부시다.

뭐든 여리고 새로운 것은 오래 간직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기에

사람에게 시간 언제나 쉬운 것이고
쉬지않는 화에 발맞춰 나도 그래야 겠지.


딸아이가 요즘 들어 부쩍

외모에 관심을 갖는다.
옷 입은 자신을 거울에 비추어 보고

내게 이 옷이 괜찮은지,

저 옷이 더 멋있는지 묻기도 한다.

머리모양에도 꽤 산경을 쓴다.

그러다 자기 마음에 썩 들지 않으면

짜증을 내기도 한다.

"엄마가 보기엔 다 예쁜데?"라고 말하면
딸아이의 표정은 더 굳어진다.

십 대의 나 또한 그러했음도 사실이다.
왜 그렇게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했을까?

멈춤을 모르는 인간의 변화하려는 본능은

자연의 이치를 닮았다.

남보다 먼저, 아니

남보다 뒤처지지 않으려는 열정도

여지없이 흐르는 자연의 변화와 매우 흡사하다. 그래서 우리는 

현재의 위치에서 자신의 장점을 객관적으로 바라 못한 채 한 살에 한 살을 더 먹다가

문득 지나친 시간들을 뒤돌아 보며  아쉬워하는 어리석음을 반복하고 살고 있다.


운전을 하차창 밖으로 지나  풍경을 보면서

나는 방금 전  학교 정문 앞에 내려 준

을 생각을 했다.

지금 너의 모습이 느깜만으로도  행복한 

지금 계절의 저러한 연두빛이란다.

윤기 나 립스틱을 바르지 않아

브라운 아이섀도의 음영이 없어도

유행하는 옷을 입지 않아도

흔히 사람들은 너의 지금 이 시절을 

청춘이라 부르고 봄날이라 한단다.


하지만 엄마도 알고 있어

미지에 대한 호기심과 네가 원하는 것은

다 이룰 것 같은  꿈에 부풀어 있 너의 마음을.

해보고 싶고, 갖고 싶고, 이루고 싶은 것들이

차고 넘쳐서 빨리 봄이 지나 여름이 되고,

가을도 만끽하고 싶 그 성급함 또한.


아직 봄바람이 차다.

차의 가속에 흔들리는 가로수 잎들의 모습 각양각색이다.

오래된 나무의 무성한 가지와 잎이 속절없이 흔들리고 있을 때 젊고 작은 나무들은

늙고 커다란 나무들을 울타리 삼아

지란지교하며 성장하고 있었다.


굳건한 건 계절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이리다.      

                20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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