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굴 치기

by 소인

강변 초소 뒤편에 치렁한 덩굴 작업을 했다.

산뽕나무 느릅나무 신나무 등속을 개다래와 칡, 개머루덩굴이 우듬지까지 친친 감고 덮어 질식 직전이었다. 그대로 두면 몇 년 이내에 나무는 사라지고 덩굴식물이 차지할 판이다. 식물 뿌리의 생장점으로 내려가 고사시키는 글리포세이트 액을 바르진 않고 낫과 톱으로 밑동의 덩굴을 쳐냈다. 어떤 건 팔뚝만 하게 굵은 덩굴손도 있었다. 며칠에 걸쳐 틈틈이 작업했다. 직벽 아래는 암석이 부서지는 사일러스 현상으로 오를수록 미끄러졌다. 뱀이 출몰하는 지역이라 나무 막대기를 한 손에 쥐고 다른 손으로 낫을 휘둘렀다. 하고 내려와 올려다보면 멀쩡하게 푸른 덩굴 잎을 발견하고 다시 올라갔다. 일주일 지나 슬슬 효과가 나타났다. 덩굴 잎이 말라 낙엽으로 변해 떨어지기 시작했다. 위쪽에는 칡의 기세가 여전히 푸릇 싱싱하다. 급한 대로 임연부의 나무부터 손보았으니 나머진 시간 되는대로 손볼 생각이다. 덩굴이 사라진 산뽕나무가 고개를 내밀고 숨통을 트는 중이다. 신나무 이파리가 싱싱하게 허공으로 손을 뻗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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