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아라 Oct 10. 2024

“무조건” 아이를 낳아야 할까?

미라클에서 미라클을 꿈꾸는 요즘





      

수요일, 초등학교 6학년을 대상으로 토론 수업을 진행한다. 이번 주 토론 주제는 “무조건 아이를 낳아야 할까?”였다. 토론 주제는 전 주에 학생들에게 주제 1가지씩 고민해 오라고 숙제를 내주었는데 한 친구가 저출산 이슈를 가지고 온 것이었다.      



“무조건”이라는 단어에서 강압적인 느낌을 받는다. 그렇지만 생각의 차이는 있다. 나는 어차피 낳고 싶은 사람이기에 “무조건”도 강압적이지 않다. 어차피 나는 낳고 싶고 낳을 거니까. 그런데 이 “무조건”이 토론의 핵심이 되었다. “낳아도 그만, 안 낳아도 그만”이라고 답하는 비율이 무려 80%였다. 그 이유에는 익히 떠오르는 것들이었는데 경제적으로, 육체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생기는 문제들 때문이었다.      



굉장히 놀라웠다.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들이 출산에 대한 인식이 낮은 이유가 성인들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또 개중에는 자신의 의지보다 임신을 하지 않는다면 부모님과 갈등이 생길까 봐 그 갈등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임신을 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마음에 강하게 남은 한 여학생의 의견이 있다. “저희 어머니는 저에게 ‘아린이를 낳아 엄마 삶이 훨씬 즐거워졌어’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그래서 자신도 그 기쁨을 느껴보고 싶다는 의견이었다. 최근 들어 주위에 임신, 출산, 육아를 경험하고 있는 지인들이 부쩍 늘었다. 그들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서현이를 만날 수 있다면 힘들었던 주사(시험관을 통한 임신)도 다시 맞을 수 있어.” 나도 후자가 되겠지.      



출산에 대한 인식은 많이 낮아졌다. 개개인의 상황도 있겠지만 정부가 주는 인식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물며 뉴스에 나오는 한 아이를 키우는 데까지 드는 비용, 혹은 사교육 비용 등. 모든 욕심을 내려놓고 키운다면 가능할지도 모르는 이야기겠지만 ‘부모’가 된다면 쉽지 않을 것 같다. 다양한 매스컴에서 저출산을 외치지만, 그 안에는 임신을 간절히 꿈꾸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을 수 있다는 점. 내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래서 이번 주의 마지막 나의 말은 “너희 덕분에 너희 부모님도 굉장한 기쁨을 느끼셨을 거야.”였다.






작가의 이전글 잡지도 못하고 다 흘려보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