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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대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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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주의 숲 Sep 24. 2017

<8> 대만 타이페이 화산 1914 문창원구

- 예술에 관하여


화산 1914 문창원구 (華山1914文創園區)

술을 만들던 양조공장지대였던 곳. 공장이 폐기되면서 낡은 공간은 예술단지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세계의 수많은 곳에 이와 비슷한 예술단지가 존재하고, 그곳을 방문할 때마다 예술이란 무엇일까, 왜 우리에게 이토록 필요할까 생각하게 된다.

화산 1914 문창원구는 그 답을 어느 곳보다 정확하게 알려준 곳! 타이베이 사람들이 얼마나 문화적으로 풍요로운지, 주말을 아름다운 곳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을 얼마나 소중히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던 곳!



따뜻한 나라 특유의 공간 구성도 볼 수 있었던 곳. 공간과 공간 사이가 창과 테라스로 활짝 열려있다. 마치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듯한, 누구던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더운 나라의 사랑스러운 인테리어.


예술이 왜 필요할까? 버스커 한 명이 에드 시런의 노래를 불렀다. 그의 노래는 원창지구 가득 울려퍼졌다. 연인과, 가족과, 친구와, 혼자서 그의 노래를 들었다. 마치 같은 공기를 마시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처럼, 우리는 우리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말 없이도 알 수 있었다. 우리 모두가 그 노래를 듣고 있었으니까.

예술은 그런 것. 서로 다른 우리를 하나로 만들어주는 것. 아무것도 아닐지 모르는 이 삶에 잔뜩 의미를 불어넣어주는 것. 이따금 말도 안 되는 현실을 나기 위해 맞는 진통제 같은 것. 이따금 현실보다 더 현실인 것,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것.

우리가 긁을 수 없는 우리 마음의 부스럼, 우리가 들춰낼 수 없는 우리의 비밀. 그런 것들을 긁어내고 들춰내기 위해 예술은 있다.

주말의 예술단지에서 이국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예술에 대해 생각했다. 너무나도 감사했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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