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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reverlove Mar 26. 2020

불량 엄마_176

어떤  소녀를  만났습니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너무   힘든 시간들입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힘을 내어서  이겨내 보아요


오늘은 마스크를   구입하려고   줄을  서있을 때  만났던 

한  소녀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합니다


마스크  입고 시간에  맞추어서  나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쫙  ~~ 늘어서  있는   줄  줄  줄

저도  꿋꿋하게   마지막에  가서  줄을 서보았습니다

1시간을  각오하고   ㅎㅎㅎ   똥똥 맘  이제  면역이  되어서요

줄을  서고   앞사람과  최대한  거리를  두고   서있는데

제  뒤로  다른 분들이    서는데 ,  불편하게  저한테  거리를 안 두는 거예요

신경질  났으나  눌러 참았습니다.

남성분인데    어찌나  또  말씀은  많으신지   거리나  좀 띄우고  폭풍 수다를 하던지

대략  난감했습니다.


난감한  상황이었지만   마스크는  사야 하니까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데

한  소녀가  다가와서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하더군요

생전  처음  보는  데   반갑게  인사하길래    저도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받았죠

그랬더니   그 아이가  갑자기  저보고  "500원만  주세요, 맛난 거  사 먹게요" 하더군요

순간  저  당황했습니다.,  처음  보는  데?   지금   돈을 달라고?

황당했으나  " 어떡하지?  내가  지금  500원이  없는데?  다음에 만나면 줄게" 했죠

이렇게  말을 하면  그냥   갈거라  생각한  건  제 착각이었습니다

갑자기    그 아이가   제  지갑을  보여달라는 겁니다

허걱~ 이건 또   무슨  시추에이션일까요?   저  속으로  살짝  당황했습니다.

다행히   아이가   보여달라  한  부분은  제  지갑 밖의   동전 넣는  부분이더군요

그래서  뭐   보여주고   보낼   생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거기엔  동전을  안 넣거든요

보여주고  확인시켜주면  갈  줄  알았던   건  또   저만의   착각이었던 겁니다.


조금  생각하더니  "그러면   천 원  주세요"  하는 겁니다

리얼   놀라고  말았습니다

뭐  이런  애가  다 있지?  싶은 게?    스멀스멀   짜증이 솟구치더군요

그래도   저 역시    자식을  둔  엄마이기에   꾹꾹  화를  누르면서   달래 보았습니다

"어떻게 하지?   아줌마가   마스크  살 돈만  있어서  안 되겠다"라고요

우리  똥똥이에게   이런  인내심을  발휘했다면   저는  지금  똥똥이에게  천사엄마죠

솔직히  제  지갑에  현금  4천 원밖에  없었어요,  3천 원은  마스크 살 돈이고.

천 원  남지만   제가   그 아이에게   돈을  줄 이유도  또한  줄 필요도  없었던 거니까

무엇보다   대화를  하면  할수록    뭔가    약간   아픈 아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픈 아이를    제가  어찌  대해야  되는지  모르니까   진짜   난감해지더군요  


난감할 때  최고의   회피처는   부모 소환이죠

"엄마는  어디 계셔?"   

"저  혼자  왔어요"...................... 제  머릿속에서는  죽겠네  소리가 들려오더군요

정말로  죽겠더군요 ,  아이는   안 가고   사람들은   다들  쳐다보고

무슨    모녀가  싸우는 걸로  보았는지?    아무도  안 도와주고

끔찍한   상황의   연속이었지만   그래도  멘탈   단디  붙잡고   화를 꾸역꾸역 눌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아이가   제  손을  덥석  잡으면서   지갑 안을  보여달라는 겁니다

이건  또   무슨  상황일까요?    

 "  있잖아,  요즘  같은 데는  이렇게   손  덥석  잡으면 안 돼  병 걸려"라고 다독이니까

제  손을  놓더군요.,  그래도   말귀는  알아듣는  아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했는 데

정말로    또   저만의  헛물이었습니다.

갑자기   지갑을  보여달라고  생떼를  쓰면서   제  지갑을   뺏으려고  하는 겁니다

우와와   안 당해본  사람은    모를  진땀 나는  순간이더군요.

저보다    체격도   훨씬  큰데    손아귀  힘은 또  얼마나  좋던지요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제가  정말로   아픈  아이를   만나서   대화를 해본 적도   없어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고요

혼자서  진땀을  빼는  데   그  긴 줄의  사람들  누구 하나  안 도와주더군요

심지어   바로  제 뒤에  딱  붙어서   상황을  다  지켜보던  말 많던  그 아저씨  입 꾹 하고 구경


너무  당황하고  놀라웠고    기절할 뻔했지만.

멘탈   단디  붙잡고   아이에게   또다시   말을 해보았습니다.

"자꾸  네가   이러면  아줌마   경찰관에게  신고할 수 있어"라고요

그랬더니      아이가   제  손을   놓고   인사를 하고   가더군요.

가는  아이  어깨를  토닥여주면서  "조심히  가"  해주었습니다.


놀랜가슴   부여잡고   약국   들어가자마자  마스크고  뭐고  청심환부터  먹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또   엉뚱한  곳으로  화가   나더라고요.

어느  누구 하나   제  곤란한  상황을   도와주지  않았다는 거.

바로  뒤에  딱  붙어서  폭풍 수다  떨던  아저씨   진짜   내가   잊지 않을 거야 하는  다짐까지


그리고  집에 와서   시원하게  물을  한  잔  마시고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사람들이   그 아이가  500원만  주세요 하면   주었던  게  아닐까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니까    그런  경험이   공부가  되어서    저한테도   한 거 같고요.

또   지갑 밖의   동전  넣는  지갑 형태는   이 또한  학습된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지갑을  강제로  뺏어서  확인하려는  떼쓰기도    그렇게 하면  돈을 받았던  경험이 있지 싶다는.

마지막으로   제가   경찰  이야기를  꺼냈을 때는   실제로   그런  신고를  당한 적이 있나?


아마  어른들이  마음이  아픈 아이라는  생각에   선심 쓰듯이  500원쯤? 하고 주었지 싶어요

그런   경험들이   안 좋은   교육이  되었고    기억을  심어준거 같다는  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녀와의  만남의  순간들은   너무   무섭고  당황스러웠고  놀람의  연속이었고

심지어    심장이  벌렁대는    상황들이었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보니까.

누가    그  아이에게   그런   안 좋은  교육들을  시킨 걸까? 하고  마음이  아파오더라고요.

틀림없이    누군가에게   어른에게   보고  배우고  들은 거  같은  데 말입니다.


제가  돈을  안 주고   경찰까지  언급한 게  과연  잘한 건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돈을  함부로   주는  건   교육상으로는  안된다는  건   지금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헌데   경찰 이야기까지  꺼낸 건   너무   과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  당시에는   저로서도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라서   위협을 했던 건데   마음이 좋진  않습니다.


신랑에게  이야기를 하면서 

 "진짜   우리  똥똥이  건강하게  태어나서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했습니다



여전히  실습항해사로서   잘 해내고  있는   기특한  똥똥이    

그  소녀와의  만남으로  더더욱    똥똥이가   고맙고   감사하고   사랑스럽네요

요즘   두어 달  떨어져서    안 보고  있으니    사랑이  샘솟네요.


오늘도  응원 바라봅니다

똥똥이가    무사히   실습항해사로서의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오도록요.



그리고     모든   부모님들    힘내세요라고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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