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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reverlove Sep 06. 2015

불량엄마_4

내가  아이를 지치게 만들다

나  역시  공부를  잘하지 못했던  사람인데 

왜 그렇게  아이에게는  혹독하게  공부를 강요하고  시킨 건지?

엄마로서의 욕심이  너무  큰 나머지  난  내 아이를  지치게 만들어버렸네요


8남매의 6째로  태어난  나는 뭐하나  특출 나게 잘한 거 없는 그저 그런 아이였고

학교생활도  잘하지 못했던  참으로  열등생이었는데.

아마  그러했던  내 삶이  너무 싫어서  난 내 아이에게  강요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난 글을 3학년이야 되어서야  깨우칠 만큼  참으로  느려 터진 느림보였지요

그래서  내 아이만은  늦지 않게 하기 위해서  2살 난 아이에게  학습지를 2개나 가르친

가혹하디  가혹했던 엄마였습니다.

우리 집 똥똥은  날 닮아서  그런지  약간  느림보기질이 있었고 , 말문이 완전히 틔인건

4살이나 되어서였죠., 날  닮아서  느린 건가? 싶어서  너무나도 초조했던 그 시간들

난  그 시간들을  보상이라도  받기 위해서인지  아이를 다그치고 몰아세웠고



5살 난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우를 범하기 시작했지요

뭐든  남들보다  앞서 가게  만들기 위해서 나처럼  뒤쳐질까 두려워서  그리고

시댁에  보여주기 위해서  나 이만큼 내 아들 잘 키워낸다라고 시위라도 하고 싶어서

초등학교 처음 들어가서  친 시험지는  너무나도 처참했고  난 그래서 무섭게 화를 냈지요

우리  똥똥이에게  회초리까지 들면서  이게 뭐냐고? 고작 초1짜리 시험에

그렇게  시작된  나의  무서운  교육열은  점점  내 아이를 지치게 만들기 시작했지요

학교 다녀오면  문제집과 학습지에  매달리게 했고   그렇게  매섭게  다그치면서

가르 친결과물은  너무나도  잘 나왔고  우리 똥똥은  늘 100점을 받는 아이가 되었지요

하지만  타고난  소심함과 여린 감성은 어찌할 수 없어서인지? 아니면  엄마 때문에

더욱더  내성적인  성격이 된 건지  조그마한 일에도 눈물을 흘리곤 한다고 

늘  담임선생님들께 지적을 받았습니다.

아빠를 닮아서  감수성이  풍부한 건지? 아니면  나 때문에 아이가 기를 죽어버린 건지?

엄마로서  반성도 많이 했지만  당장에 보이는 성적들은  나를 조바심에 떨게 만들었지요

초3이 된 똥똥이는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 난 당연히 유치원에서 배운 것이기 때문에

잘할 줄 알았는데   그건  그저  나만의 망상이었을 뿐입니다.

뭐든지 빨리빨리 가르친다고  좋은 건 아니었는지  유치원에서 배운  영어는 소용이 없었고

아이는  알파벳도  모른 체  4학년이 되었습니다.

공부에서만큼은 지기 싫어했던  똥똥이의 승부 기질이  있단 건 처음 알았습니다

"엄마  나 영어학원 다닐래" 라면서  처음으로  학원을 보내 달라 던 우리 아이

그래서  집에서  가까운 학원에 보내 주었지요, 영어뿐만이 아니라 다른 과목도 배우게

아이는 그때부터  학교를 마치면   태권도. 학원 , 피아노  이렇게 돌면서 하루 일과를 

보내기 시작했고   몸이 약했던  똥똥은  계속해서  감기에  몸살을 달고 다니면서

그렇게  힘들어했지만  엄마의  욕심은 멈출 수 없어서  태권도만  그만두게 하면서 

학원과 피아노는  고를 시켰지요.\

알파벳도  모르던 똥똥은  금방  아이들을  따라잡기 시작했고  역전을 하면서 

공부에  대한  재능을  뽐내기 시작하면서  내 욕심에 더욱더 불을 지펴버린 거죠

수학경시에 나가서  상장도  곧잘 타 오면서  늘  잘 치는 시험성적

나가면  1등 하는 아이다라는 소리에   흐뭇했던   시간들.


결국에는  아이를 지쳐 쓰러지게 만들다

중학생이 되었을 때는  입시학원을 보냈고 , 그곳은  그야말로  전쟁터였습니다.

매달  시험을 봐서  승강제가  이루어지는 곳이었고  우리 똥똥은  탑반에서 내려오질 않았지요

난  몰랐습니다.

늘  잘하고 있고   별일 없다고  말하던  아이였기에...":엄마  나 학원 1달만 쉬면 안돼?"라고

말하던  그 순간에도  내 아이가  지쳐버렸다는 사실을  인지 못해서.

절대 안된다고 , "지금이 어떤 시기인데?  중3이야  좋은 고등학교 들어가야지".. 라면서

아이를 다그치기 시작했고.

그때  똥똥은  처음으로   엄마인 나에게  힘들다고  좀  쉬자고.. 울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학원을  한 달 쉬게 해 주고  한 달 후  다시 학원에  꼭 간다는 약속을 받아냈으나

똥똥이는  혼자 하고 싶다고

 "학원은  마약 같은 곳이야 , 처음에는 달콤하지만  나중에는 독이 된다고"

혼자 공부할 수 있다고   믿어달라고  애원을 했지만  " 내가  널 어떻게 믿어?"

독하디  독한 말들로  아이의  상처 난 가슴에  난  소금을 뿌리고 또 뿌렸지요

회사일도  힘들고  모든 게  짜증이 나있던  난  아이에게  모든 걸  풀어내었고

내 혀는  독설을 서슴없이  쏟아내기  시작했고.. 아이는 집을 나가버렸지요

물론  몇 시간 안되어서  아이를 찾아내긴 했지만  그때의  충격과 공포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한 번도  내 뜻을 어길 줄 모르는 아이였는데 , 그렇게  나가버릴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겨우  달래어서  집으로  데려와  재운 후  아이의 핸드폰을  본 나는  너무나도 

깨달았습니다 , 내 아이가  지금  너무  지쳐있다는 사실을

"자살하러  가자"...라는  글귀가  중3학생의  폰에  적혀있는 걸 본  순간...............

내 욕심이 내 아들을  죽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 글을 본 이후  저는  욕심내려 놓기를  시작했습니다.

최대한  아이를  믿어보기 ,  최대한  아이가 원하는 데로  믿어주고  응원해주기.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해내야만  하는 엄마로서의 숙제인 거지요


어제  육아방송을  보았는데.

미국의 한 고등학생이 자살을 한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성적에 대한 압박감에

그 아이의  엄마가 말하더군요

아이가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라고 , 그 신호를  무시하는 순간  

당신들은  절대로  당신 아이를  볼 수 없다고 말입니다.


지금  저처럼  아이들을  다그치고  몰아세우는  엄마들 우리 아이들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마세요라고  하고 싶습니다.

우리  엄마들의  욕심이  아이들을  지치게 만들고  삶에 대한 의욕을 잃어버리게 만듭니다




지금  우리 똥똥이는  원하던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늘 변하지 않는  야자시간... 참 징그럽네요''

학원은  다니지 않고 있습니다, 혼자 힘으로 하고 싶다고  하길래 그러라 했습니다

내 아이가  도와달라고 S.O.S를  보내지 않는 한 학원에 대한 강요는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성적은  좀  많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름 선방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학교 내 경시대회에  참여도 많이 하면서 논술부문에서는  선배들을 제치고

상까지  받아오는 기특함을   보이네요.

책 읽기를  참 좋아하고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꼽는 아이랍니다

장래희망은  항해사가 되는 거랍니다,  목표 대학까지  정해놓고  열심히 전진 중입니다


만약  제가  우리  아이가 보낸  그 신호를  진짜  놓쳐버렸다면?

지금  제옆에  이아이가  존재하지 못할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늘  저는 이 순간을 

감사하고 소중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나도 잘한 거 하나 없으면서  아이에게  너무나도  많은 걸 요구했던 

내가 못했기에  너라도  잘해달라는  보상심리만  가득했던  저는 

진정 불량엄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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