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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로지인 Aug 01. 2024

밀리터리냐?

플로리다에서 살아볼래? 04화


홈디포에 가면 "밀리터리냐?"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이 말은 밀리터리 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밀리터리 디스카운트를 해주겠다는 말이다. 보통 10프로 정도 할인을 해준다. Home Depot나 Lowe's뿐 아니라 음식점도 밀리터리 할인을 해주는 곳이 많다. 그 이유는


군인이 많기 때문이다. 플로리다는 3면이 바다에 접한 반도 지형이다. 그 3면이 모두 국가 안보에 중요하다. 내가 있는 펜사콜라와 데스틴, 파나마 시티 등의 걸프만을 따라 미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다. 남쪽의 마이애미는 바다 건너 쿠바가 있고 동쪽의 팜비치나 잭슨빌은 대서양을 만나는 항구도시다. 플로리다의  해안가에는 거의 다 해군이나 공군부대가 있다고 보면 된다.


내 생각에 미국은 육지에서 별로 싸울 일이 없어서인지 육군은 거의 다 파병 가 있는 것 같다. 다른 나라로 이동하기 위한 해군과 공군이 강한 것 같다. 특히 해군은 항공모함과 그 항공모함에서 바로 비행기를 띄워야 하는 해군 내 비행부대가 있다. 그것을 Naval Aviation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해군이면 해군이고 공군이면 공군이지 이건 뭐꼬?' 했었다.


펜사콜라에는 아주 큰 해군 항공부대가 크다. NAS(Naval Avaiation Station)라고 크게 사인이 붙어있다. 국경일에 에어쇼를 하는 블루에인절(Blue Angel) 저공비행단도 펜사콜라  NAS 소속이다. 이 블루에인절에 대한 펜사콜라 시민들의 자부심이 아주 크다. 이렇게 큰 부대가 자리 잡고 있다 보니 고등학교 졸업 후에 군인이 되는 사람도 많다. 또는 여기서 군복무를 은퇴하고 자리 잡는 사람도 많다. 


큰 부대가 있으니 군인가족이 많고 군인 우대 프로그램도 많다. 야구경기 시즌 티켓을 끊을 때도 일요일은 군인가족 할인의 날 같은 행사가 있다. 해군의 날 행사도 있고 리조트도 군인할인이 있다. 도시경제에 군부대와 군인이 기여하는 부분이 크다. 그러다 보니 음식점이나 대형유통점에서 '밀리터리냐?'하고 자주 물어본다. 비싼 것을 샀는데 밀리터리 할인받을래? 하고 물어볼 때면 갑자기 군인이 되고 싶을 때도 있다.


우리 단지에도 군인으로 은퇴한 분들이 많다. 이런 분들은 티를 낸다. 집 앞에 항상 국기가 꽂혀있다. 공군깃발 해군깃발 국경수비대 깃발 등 온갖 깃발들이 꽂혀있다. 그냥 벽에 사선으로 국기를 꽂는게 아니라 아예 앞마당에 국기게양대를 직접 세우고 국기를 올리기도 한다. 요즘은 국경일에도 태극기를 잘 안 다는데 항상 집앞에 성조기를 달고 있는 집이 은근히 많다는데서 좀 다름이 느껴졌다.




그중 가장 인상 깊은 것은 POW/MIA (Prisoner of war (POW) missing in action (MIA))깃발이다. 베트남전에서 실종되었거나 구금되었던 군인들을 잊지 말자는 취지의 깃발이다. 나라를 위한 임무 수행 중에 실종이나 구금을 당했던 군인들의 희생을 잊지 말자는 내용에서 군인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느껴진다.


우리나라도 군인을 소중히 여기고 더 우대해 주었으면 좋겠다. 군인도 줄고 있고 직업군인도 줄고 있다고 들었다. 나라를 지키는 제1선에 서있는 군인들의 수고와 노력으로 나라가 평안하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밀리터리냐?'라는 질문을 받을 때 우리나라 군인들도 생각이 난다.


#미국생활 #플로리다라이프 #밀리터리디스카운트 #군인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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