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돌연변이를 물려주다.
그때는 전공의 시절이었다. 난소암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를 위해 입원해있던 그 환자에게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딸이 있었다. 환자가 입원하여 시행하였던 검사에서 BRCA1에 돌연변이가 있다는 사실을 새로이 알게 되었다. BRCA1, BRCA2('브라카 원, 브라카 투'라고 말하는) 유전자는 인간의 암을 억제하는 단백질을 형성한다.
BRCA는 손상된 DNA를 복구시키면서 여러 암을 예방하게 되는데, 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여성의 유방암과 난소암이 증가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유전자가 미치는 영향은 환자뿐만이 아니라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는 자녀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부모의 돌연변이 유전자를 50%의 확률로 물려받게 되는 것이다. 그 말인즉 환자에게 난소암을 유발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딸에게도 역시 존재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혹시 따님은 유전자 변이 검사를 받아보신 적이 있나요?
없다고 한다. 20대 초반의 딸에게 검사를 권유하였고 며칠이 지나고 딸의 결과도 알게 되었다. 늘 이런 결과에 대한 기도와 희망은 원하는 대로 되는 법이 없다. 딸도 역시 BRCA1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었다.
일반 여성이 평생 살아가는 동안 12%에서 유방암이 생긴다면 BRCA1 돌연변이를 가진 여성에서는 72% 정도, BRCA 변이가 있는 여성에서는 69% 정도에서 발생하게 된다. 참고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BRCA1,2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으면 70세 이전에 유방암 걸릴 확률은 66-72%라 한다.
그나마 난소암은 유방암에 비해 그 수가 적지만 BRCA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다면 암의 발생 위험이 올라가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평생 살아가는 동안 여성의 1.3%에서 난소암이 발병하지만 BRCA1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44%, BRCA2를 가지고 있는 경우 80세가 될 때까지 17% 여성에서 난소암 발병 위험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유전자 변이가 무조건 암을 발병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암이 발생하기 전에 문제가 될 만한 장기를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그 방법이 2013년도에 안젤리나 졸리가 선택한 양측 유방 절제술과 2015년도에 받았던 난소 절제술인 것이다. 안젤리나 졸리는 어머니, 할머니, 고모를 모두 암로 잃었으며, 많은 의사들과 상담을 한 후에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환자분의 딸에게 향후 주기적인 검진과 추후 필요에 따라 수술까지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하던 날, 엄마가 조용히 말없이 흘렸던 눈물이 잊히지가 않는다. 하지만 안젤리나 졸리가 뉴욕타임스 오피니언에 본인의 경험과 의견을 쓰면서 마지막에 아는 것이 힘이다(Knowledge is Power)라고 마무리 지었다는 사실처럼, 이제 본인이 현재 처한 상황에 대해서 충분히 알게 되었다. 앞으로도 본인의 건강에 대해서 잘 준비하고 본인에게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대응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It is not easy to make these decisions. But it is possible to take control and tackle head-on any health issue. You can seek advice, learn about the options and make choices that are right for you. Knowledge is power. - Angelina Jol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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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1. https://www.cancer.gov/about-cancer/causes-prevention/genetics/brca-fact-sheet
2. 타이틀 이미지 : MBC뉴스 , 이브닝 이슈, 장기 떼어내 암 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