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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부인과 추쌤 Apr 26. 2019

자궁근종 수술에 대해서...

출간 전 연재

복강경 수술을 하는 모습, 산부인과 수술을 할 때에는 복강경(골반경) 수술을 많이 시행합니다.

   자궁근종 수술의 대상

모든 자궁근종이 수술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출혈이 심한 경우, 골반 통증이 심한 경우, 빠르게 커지는 경우, 완경(폐경) 이후에도 커지는 경우, 콩팥으로부터 방광으로 소변이 내려오는 길(요관)에 압박이 있는 경우, 담당 의사의 평가상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만 수술 대상이 됩니다.


   자궁근종 수술이 정말 필요한가?

'몸에 칼을 댄다'라고 표현할 만큼 수술은 가능한 안 할 수 있으면 좋겠죠. 미용 성형처럼 예뻐지는 것도 아니고, 몸에 흉터만 생기고 수술 후에 배 안에는 유착이 생기니깐 꼭 필요한 경우에만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증상이 없는 자궁근종은 수술하지 않는 것을 일반적인 원칙으로 삼습니다. 다른 치료에 효과가 없는 경우, 크기가 커지는 경우, 철 결핍성 빈혈로부터 회복이 되지 않는 경우, 질 출혈 등의 증상이 지속되고 일상생활이 힘든 경우, '다른 치료방법'이 마땅치 않거나 수술적 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경우에도 수술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암'에 대한 두려움, 계속 검사를 받을 수 없는 상황, 하복부 통증과 질 출혈 등이 반복될 때는 '자궁근종'에 의한 증상임이 확실치 않을 때라도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Doctor's tip

같은 자궁근종을 보면서도 '자궁 전체를 제거, 자궁근종만 제거, 비수술적 치료, 경과 관찰 등'으로 의사의 소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 담당 의사의 생각이 수술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니, 수술을 필요한 상황이 온다면 자료를 가지고 다른 병원에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자궁 근종 수술 (자궁근종 제거 수술 혹은 자궁 제거 수술)이 필요한 경우

호르몬 치료에 반응이 없는 빈혈을 동반한 부정 질 출혈

월경통, 성교통 혹은 아랫배 통증을 동반한 만성 골반통이 있을 때

유경성(Pedunculated) 근종 혹은 점막하 근종의 탈출로 인한 급성 통증

콩팥 기능 이상 (예, 수신증(Hydronephrosis))를 동반하는 비뇨기계 증상

난임 검사에서 자궁근종 이외의 다른 원인이 없을 때

갑작스러운 자궁 크기의 증가로 인한 압통 및 통증의 증가

자궁강 모양의 변형을 동반하는 반복 유산력이 있을 때


   자궁근종 수술을 받을 수 있는가?

수술 전 다양한 검사를 통해서 수술 가능 여부를 확인합니다.

만성 질환이 없는 대부분의 건강한 여성들은 수술 받음에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그리고 수술 결과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환들을 찾기 위해서 수술전 검사 (피검사, 소변검사, 심전도, 흉부-엑스레이 등)를 시행합니다. 하지만 본인의 안전 및 건강을 위해서 아래의 내용은 꼭 의료진에게 알려주셔야 합니다. 담당 간호사, 담당 의사 주변 가족,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시면 좋습니다.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물과 건강보조식품 (아스피린, 항혈소판제, 피임약, 그리고 피를 맑게 해준다는 약들)

항생제 알레르기와 식품 알레르기 (조개류, 계란류에 대한 알레르기 등)

예전에 수술을 받은 경험 및 병원 치료 경험 (특히 골반염, 자궁내막증, 복부 수술, 맹장 수술 등)

남편에게 비밀로 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비밀이라는 점도 함께 꼭 알려주셔야 합니다.

여호와의 증인 등과 같이 개인적인 신념으로 수혈을 절대 받으면 안 되는 경우


자궁근종절제술은 임신을 계획하거나, 자궁을 보존하고 싶어 한다면 고려됩니다. 향후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자궁근종만 제거해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본인이 원한다면 자궁근종만 제거 혹은 자궁 전체를 제거할 수도 있습니다.


나이에 상관없이(40대 후반이라도) 임신을 계획한다면, 꼭 의료진에게 임신을 계획한다고 알려주셔야 합니다. 사라진 자궁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자궁근종 수술에 걸리는 시간

수술 시간은 마취와 제반 환경에 따라서 병원마다 많은 차이가 있겠지만, 2~3시간 정도면 끝나게 됩니다. 개복수술의 경우에는 복강경 수술보다 일반적으로 시간이 더 걸리며, 로봇수술에는 초기 세팅하는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에 조금 더 시간이 깁니다. 하지만 8-10cm보다 큰 자궁근종을 복강경으로 제거하다 보면 3-4시간은 훌쩍 넘어가곤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집도의 실력이지만, 수술시간이 길다고 '수술에 문제가 있었다'거나 '수술을 못한다'라고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자궁근종을 잘라낸 부위에서 출혈이 많이 발생하고, 출혈을 멎게 한 후에 수술을 끝내기 때문에, 지혈이 되지 않으면 수술이 길어집니다.

근종이 개수가 많은 경우에는 꿰매줘야 하는 부위가 많아서 더 오래 걸립니다.

너무 작은 근종은 큰 근종에 비해 위치 파악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습니다.

근종을 포함한 자궁은 일반적인 자궁을 제거 수술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습니다.


수술 시간을 일반화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다른 가족들의 일정이나 추후 일정을 조율하기 위해서는 집도의와 상담이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실제 배 안쪽 공간을 예상할 수 없어서 상담한 시간을 못 지킬 때가 종종 있습니다.


   자궁근종 수술의 부작용

수술에 아무리 최신 기구를 이용하고 최신 수술법을 이용한다 하여도 부작용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수술을 받으신 분들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부작용은 통증입니다. 이러한 통증은 시간이 지날수록 대부분은 없어집니다. 그리고 일정기간동안은 진통제를 이용하기 때문에 그런 불편감은 오래가지 않는 편입니다. 하지만 병원에서 받는 모든 치료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며 그중 가장 심각한 것은 수술 중 '사망'입니다. 수술을 받던 중 사망하신 분을 본 적은 없습니다만, 여러 가지 이유로 발생 가능합니다. 마취약 투약으로 인한 심장 이상 반응으로 사망, 수술 중 지혈되지 않는 출혈로 인한 사망, 조절되지 않는 혈압 상승으로 인한 뇌출혈의 발생 등. 수술시간이 길어지고 누워있는 시간이 많을수록 합병증의 위험성이 올라갑니다. 수술 후에 기침을 열심히 하고 많이 걸어 다니면 호흡기 감염, 혈전증과 같은 몇몇 합병증은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인위적으로 약을 투약하고, 마취하고, 수술을 받는 것은 늘 위험성을 동반합니다. 의료진은 이런 일이 절대 생기지 않도록 노력 및 주의하지만, 0.00000000000...1%의 확률도 나에게 발생하면 100%입니다. 그 외에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흔히 발생하는 수술 관련 합병증들은 자궁과 인접해있는 장기인 '요관, 방광, 대장, 직장' 등에 발생합니다.

복부 수술 후 유착, 출혈, 통증, 감염

요관 손상, 방광질누공, 방광손상, 소장/대장/직장 손상

혈전증, 호흡기계 감염, 상처 부위 파열 및 감염

자궁을 제거하였을 때 제거 부위가 잘 아물도록 수술 이후 서서히 활동량을 늘리며,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과 같이 복압이 올라가는 행위는 최소 1달 정도 하지 않아야 합니다. 복압이 올라갈 수 있는 변비는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아서 변을 볼 때 시간이 많이 걸리거나 힘을 많이 줘야하면, 변비에 대한 치료를 받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성관계는 자궁제거 수술 시 최소 6주간, 가능하다면 담당의사의 검진 후에 꿰맨 부위가 완전히 아문게 확인된 이후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술 후 재발의 가능성

어려운 시간 내서 마음 고생, 몸 고생해가며 치료를 받았는데, 다시 재발했다는 소리 들으면 속이 뒤집어질 일입니다. 하지만 자궁근종만 제거하는 경우에는 재발 가능성이 늘 있습니다. 암이 재발한 것과 달리 '자궁근종의 재발'이란 뜻은 수술로 제거했었던 근종이 다시 커지는 것이 아니라, 수술 당시에 없었던 근종이 새로이 커지거나, 당시에 수술할 정도로 크지 않았던 매우 작았던 근종이 커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해를 위해 비슷한 예시를 생각해보면, '왼쪽 볼에 있는 점을 뺐는데, 오른쪽에 점이 다시 생겼다'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시술 당시 오른쪽 볼에 아주 작은 점이 있었는데 확인이 안됐던지, 너무 작아서 당시에 뺄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했었던 그 점이 커진 것입니다.

손으로 만져보면서 제거하는 개복수술이 조금 더 나을 수도 있으나 모든 수술 방법은 재발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궁근종을 제거했음에도 불구하고 15~30%에서 다시 발견될 수 있으며, 추가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10% 정도 됩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자궁을 제거하자고 말씀하시는 선생님들이 무조건 '무자비'한 것은 아니겠죠? 하지만 다시 발견된다고 해도, '그 근종이 예전에 있던 똑같은 증상을 유발하지는 않는다'라는 점도 기억하시면 좋습니다.


다시 발견되는 위험이 높은 경우

나이가 많은 경우 (40대 > 20대)

수술 이후 출산하지 않은 여성

여러 개의 근종이 있어서 제거한 경우

복강경으로 수술한 경우

   자궁을 제거했을 때의 문제점

"자궁을 제거하면 안 좋을 것 같아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자궁근종만 제거하면 되지, 왜 멀쩡한 자궁까지 떼어내느냐"라고 물으시는 분도 있습니다. 자궁은 임신했을 때 아기가 자라는 공간이 되고, 남성에게 없는 여성만의 장기로서 특수성과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자궁을 제거하시는 게 많은 부담으로 느끼실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자궁의 크기는 본인의 주먹 크기만 하고 큰 공간을 차지하지 않아서 제거한다고 하여도 해부학적으로 큰 문제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몸에 아무런 변화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 임신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이며, 자궁경부까지 제거하면 질의 길이도 줄어들면서 성관계 시 자궁경부가 느껴지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자궁과 함께 난소를 제거하였다면 여성 호르몬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폐경을 동반하게 됩니다. 양쪽 난소를 보존했다하더라도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 위험이 오른다는 연구가 발표된 적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있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궁근종을 치료할 때 자궁까지 수술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출혈과 생리통이 자궁근종에 의한 것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증상 치료를 위해서 원인을 유발하는 자궁을 제거하자고 권유받는 것입니다.

커지는 혹이 조금이라도 암으로 의심되면 자궁과 난소를 제거하는 것이 산부인과 수술의 기본입니다.

자궁근종의 개수 및 위치에 따라서 자궁근종만 제거하는 것보다 자궁 제거 수술법이 훨씬 더 용이할 때도 있습니다. 길어진 수술시간은 수술하는 의사, 마취약을 투약 받는 환자에게는 무척 안 좋은 일입니다. 그리고 전신 마취를 오래 한 환자가 치매에 잘 걸린다고 발표한 연구도 있습니다.

마취제 수와 마취 시간도 마찬가지였다. 정맥 마취제를 여러 개 썼을 때는 한 가지만 사용한 경우보다 49%가량 위험이 커졌다. 또한 전신 마취 시간이 1시간 늘어날 때마다 치매 발생 위험도 6%씩 늘었다. 마취를 오래 할수록 치매 가능성이 점점 커진다는 의미다.

[출처: 중앙일보, 정종훈 기자, 2018-06-12] 전신 마취, 나이 들면 악영향? 치매 위험 29% 커진다

수술 시에 자궁경부를 같이 제거하면 자궁경부암의 걱정으로부터 안심할 수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받아야 하는 자궁경부암 검사를 안 받아도 되는 것이죠.


사실 수술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고, 수술 이외의 정답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담당 선생님과 의견을 나눔으로써 본인에게 가장 적절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음 장에서는 자궁근종 수술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Doctor's tip

수술을 받기로 일정을 잡으셨다면, 수술 후에는 씻기가 어렵고, 입원하여 씻는 공간이 마땅치 않을 수가 있어서 집에서 잘 씻고 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본인을 위해서도 좋고, 감염 예방에도 좋습니다. 그리고 배꼽 깊은 곳에 있는 때를 미리 제거하고 오시면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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