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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챠 Aug 06. 2022

결혼 두달 후

함께 사는 것에 관한 기록

어느덧 결혼   .  달이 지난  지점에  보니, 결혼 후의 생활이 크게 달라진  없다고 여기면서도 어떤 면에서 ‘진정한생활인이 되어가고 있구나 싶다. 그리고 그렇게 느끼는  아주 사소한 일상의 면들 때문이다.



가령 햇빛이 좋은 날이면 아침에 다른 무엇보다 먼저 빨래를 돌리게 된 것. 요즘엔 연이어 비가 와서 빨래가 마르지 않고 있는데, 이게 내내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는 것. 나는 복장의 자유가 있는 편이라 옷이 천천히 마르더라도 그다지 걱정할 것이 없지만 배우자 쪽은 그렇지 않으니까. 이런 것들이 내가 결혼했다는 사실을, 그로 인해 생활이 바뀌었다는 것을 체감하게 한다.



다른 한 편으로는 연애 감정의 연속선상에 결혼 생활이 있다는 생각도 한다. 가끔 도시락을 싸주는 날이 있는데 그다지 부지런하지 못해서 매번 해주진 못하고 정말 가끔 해준다. 이때 나는 이 사람을 살뜰하게 챙겨준다는 기분이 들고, 그게 참 좋다. 이 사람이 기뻐하는 것에서 만족을 얻는다. 이건 딱히 결혼한 이후에 새로이 알게 된 감정은 아니지만 결혼 후 보다 긴밀해진 관계 위에 성립된 만족감이다.



며칠 전에는 친구와 함께 외박을 한 적이 있었다. 그 다음 날 집에 돌아오니 나를 반겨주는 내 배우자가 그렇게 반가웠다. 나가 있었던 하루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데 그 따뜻하고 포근한 기운이 몹시 행복했다. 이 역시 연애 감정의 연속선 위에 형성된 결혼 생활의 만족감이라 여겨진다. 이런 것들이 시간이 지나며 앞으로는 어떤 양상으로 바뀌게 될지 궁금하다.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하고 그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자연스럽다.’  무엇이든 변화하지 않는 것은 자연에 어긋나는 , 순리에 어긋나는 것이 아닐까. 아마 나는 지금 연애에서 결혼 초기 생활로 바뀐 와중에 내게 오는 환경과 감정의 변화에 적응하고 있다.  달이  지나고,  개의 해를 지나고, 그보다  시간이 지나면 어떤 변화를 겪고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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