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선물은 어떤 선물일까?
겨울다운 날씨다. 강연에 갔다. 앞자리에 모자로 보이는 사람이 있었다. 어머니는 500cc 물통에 따뜻한 물을 담아온 것 같다. 따뜻한 물통을 아들 손에 만지게 해 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어머니는 말없이 책을 보고 있는 아들 손에 물통을 살짝 대어주고 가져갔다.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고 기쁜 표정으로 앞을 주시하고 있었다. 아들 손등에는 물이 흐르고 있었다. 말없이 아들은 어머니를 원망의 눈빛으로 보고 있었지만, 어머니는 모르고 있었다. 손수건이나 화장지가 없는지 아들은 손을 아래로 내려 신경질적으로 손을 털고 있었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좋은 것으로 주고 싶었지만, 그런 어머니가 못마땅했다.
어떤 부부가 있었다. 남편이 고등어를 잘 먹었다. 생선을 잘 먹는 남편을 위해 갈치를 사서 찌개도 해주고 구이도 해줬다. 맞벌이로 바쁘지만, 남편이 좋아하는 생선을 정성스럽게 준비했지만, 남편은 먹지 않았다. 여러 번 해 주었는데 여전히 남편은 손도 대지 않았다. 아내는 서운했다. 먹지 않는다고 매번 화를 냈다고 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부부 독서 모임을 참여하면서 알게 되었다. <사랑의 5가지 언어> 책에서 서로의 사랑 언어가 무엇인지 알게 되고 독서 토론 중 고등어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는 것과 꽃을 유난히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은 매월1회 부부 함께 꽃을 보러 다니며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
독서 모임 마치고 우리 사무실에까지 와서 시간을 잘 보낸 한 회원이 갑자기 중환자실에 있다는 연락이 왔다.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기도다. 독서 모임 단톡방에 올렸고 한마음으로 기도했다. 2주 정도 지나고 일반 병실로 옮겼다는 소식을 들었다. 요즘은 병문안은 안 되지만 독서 모임에는 입원해 있는 B 병원에 수간호사가 몇 명 있기에 소식을 들을 수 있어서 좋다. 많이 아프고 불편한 모습이지만 얼굴을 볼 때마다 평상시처럼 환하게 웃으며 반갑게 맞이한다고 한다. "내일이 독서 모임인데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하세요. 전해줄게요" "이 사회에 좋은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우리 독서 모임에 좋은 사람이 많아서 좋다."
대화 중 입술이 많이 말라보였다고 했다. 우선 주위에 있는 바셀린을 발라주고 립밤을 선물로 준 듯했다. 입에서 분비물을 약간 토했을 때도 그냥 보호자가 생각하는 좋은 것을 건네주는데 "물티슈 줄까요? 아니면 그냥 티슈 줄까요?"라고 물어보는 그 선배를 보며 "선배님(독서 모임에서는 서로 배운다는 의미에서 선배라고 호칭함) 한껏 차이입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렇다. 좋은 선물은 한껏 차이다. 가격이 비싸거나 좋은 것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에게 맞는 것을 주는 것이 가장 좋은 선물이다. 서로의 처지가 다름을 인정하고 내가 아니라 상대에게 필요한 것을 생각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