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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희 Jun 24. 2023

잘하다의 두 가지 의미

주주금석 논어생각 88

술이 31     


○ 공자께서는 남과 함께 노래를 부르실 적에 그가 잘하면 반드시 그것을 한 번 더 부르게 하시고 그런 뒤에 화답하셨다.     


  ▷ 주주

한 번 더 부르게 한 것은 그 자세한 것을 얻어서 좋은 점을 취하고자 하신 것이다. 그다음에 화답한 것은 좋은 점을 함께할 수 있음을 기뻐하신 것이다. 여기에서 성인은 기상이 너그럽고 성의가 간곡하실 뿐 아니라 겸손하고 치밀하여 남의 선을 막지 않으심이 이와 같음을 볼 수 있다. 대개 한 가지 작은 일에 온갖 선이 모여 있으나 다 헤아리지 못할 수 있으니, 읽는 자가 자세히 음미해야 할 것이다.      


  ▷ 금석

공자는 다른 사람과 함께 노래를 부를 때, 노래의 음절이 좋으면 반드시 노래한 사람에게 다시 한번 부르게 한 다음 자기도 화답하여 노래를 불렀다. 공자가 선을 즐기는 마음을 이를 통해 볼 수 있다.     


  ▶ 유설

주주와 금석의 해석에 큰 차이는 없다. 다만, 주주 쪽이 설명이 자세해서 이 상황이 왜 선을 즐기는 모양새인지 이해하기 쉽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노래 한 번 더 청한 행동에 선이 왜 나오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주주에서는 노래 잘하는 포인트를 배우기 위해서 한 번 더 청했다고 하고, 내가 화답한 것은 그 잘한 부분을 함께 하기 위해서라고 한 것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쳐도, 노래를 잘하는 것을 선이라고 하는 것은 지나친 의미 부여다. 공자의 행동에 지나치게 도덕적인 의미를 부여한 과잉해석이다.     


다만, 선이라는 단어를 기능적으로 잘한다는 의미로 사용했다면, 그것은 말이 된다. 그러나 그런 용례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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