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발행을 못했다. 오늘은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어서 본문이 적다.
▶ 강고에 말하기를, 천명은 영원하지 않으니, 선하면 천명을 얻고, 불선하면 천명을 잃는다.
康誥曰 惟命 不于常 道善則得之 不善則失之矣
강고왈 유명 불우상 도선즉득지 불선즉실지의
▷여기서 명은 천명이다. 어떤 사람에게 한번 천명을 받았다고 해서 그것이 영원할 수는 없다. 불의한 일을 하면 언제든지 천명은 사라진다는 말이다. 권력이 십 년을 가지 않는다는 말도 있으니, 천명을 십 년 유지하기가 힘들다는 말이다. 글로 보면 너무나 당연해서 이런 말을 왜 하나 싶다. 현실에서는 한번 권력을 잡으면 영원할 것이라고 착각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경우가 많다.
▶초서에 말하기를, 초나라는 보물로 삼는 것이 없고 선한 사람을 보물로 삼는다.
楚書曰 楚國 無以爲寶 惟善以爲寶
초서왈 초국 무이위보 유선이위보
▷ 초서는 중국 고대 주나라의 좌구명이 쓴 춘추시대 8국의 역사책으로, 주어(周語), 노어(魯語), 제어(齊語), 진어(晋語), 정어(鄭語), 초어(楚語), 오어(吳語), 월어(越語)로 구성되어 있다. 기원전 990년부터 기원전 453년에 이르는 500여 년 동안의 기록이다.
▷선한 사람이 누구냐에 대해, 한나라 정현은 초나라 소왕의 대부 관석보와 초나라 선왕의 장수 소해휼이라고 보았다고 한다. 지금 이 인물의 행적에 대해 자세히 안다고 해도 실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관석보와 소해휼 한자도 굳이 쓸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아무리 좋은 제도가 있어도 그것을 실행할 선한 사람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
▷이위以爲는 생각하다, 간주하다,라는 뜻이다.
▶구범이 말하기를, 망명한 사람은 보물로 삼을 것이 없고, 어버이를 사랑하는 것을 보물로 삼아야 합니다.라고 하였다.
舅犯曰 亡人無以爲寶 仁親以爲寶
구범왈 망인무이위보 인친이위보
▷구범舅犯은 진晋나라 문공文公의 외삼촌舅 호언狐偃을 말한다. 호언의 자字가 자범子犯이라서 구범이라고 하였다. 구범은 망명하던 문공에게 오직 부모를 사랑하는 것만을 보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공이 망명하게 된 사연은 좀 복잡하다. 굳이 자세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재미있기도 해서 살짝 소개하면 이렇다.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한자는 생략한다.
문공의 아버지 헌공은 첫 번째 부인에게서 아이를 낳지 못하자 자기 아버지의 첩과 정을 통하여 딸과 아들을 낳았다. 이 아들이 태자 신생이다. 그런데 헌공은 융에서 두 여자를 또 맞이하여 중이와 이오 두 아들을 얻었다. 중이와 이오가 친형제라는 설명도 있고, 두 여자가 각각 낳은 아들이라는 설도 있다. 아무튼 형이 중이인데 나중에 문공이 되었고, 동생 이오가 중이보다 먼저 왕이 된 혜공이다.
그런데 헌공은 전쟁을 하면서 여희와 그 여동생을 더 들였다. 여희가 낳은 아들은 해제이고, 동생이 낳은 아들은 탁자인데, 헌공은 여희를 더 아꼈다. 그러자 여희는 자기 아들 해제를 왕이 되게 하려고 태자 신생을 모함하였는데, 신생이 자결하자 중이와 이오도 망명하게 된 것이다. 헌공이 죽자 이오가 먼저 돌아와 왕위에 올라 혜공이 되었고, 중이는 혜공이 죽은 뒤 돌아와 왕위에 올랐으니 문공이다.
진 문공은 정치를 잘해서 진나라를 춘추 5패 중 하나가 되게 하였다. 아마 문공의 이런 치적 때문에 대학의 저자는 구범이 문공을 위해 한 말을 인용했을 것이다.
* 오늘 본문은 선을 하는 것만이 천명을 보존하는 길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내용들이다. 물론 그동안 내용도 그렇고, 뒤에 이어지는 내용도 이와 연장선에 있다. 다만, 사회윤리로 확장하는 과정을 음미할 필요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