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질문이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질문하기와 관련해서 잘 알려져 있는 것은 하브루타이다. 하브루타는 유대인들이 고대로부터 사용했던 공부 방식이라고 한다. 앞에서 말한 작은 질문은 하브루타와 비슷한 면이 많다. 특정한 텍스트를 대상으로 질문하기 때문이다. 하브루타가 아니더라도 ‘작은 질문’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공부할 때 방식이다.
사실을 확인하는 질문, 추론을 위한 질문, 평가와 관련된 질문, 적용을 위한 질문 등 질문을 유형화하여 범주로 나누는 것 역시 새로운 것은 아니다. 또 이 범주가 모든 질문을 포함하는 것도 아니다. 여기서 사용하는 네 범주는, 많은 연구자들이 해놓은 분류 중에서 독자들이 가장 접근하기 쉽고, 강의 현장에서 적용했을 때 크게 부족하지 않아서 여기서도 활용하려고 한다. 하브루타에서는 질문을 범주로 분류하지는 않았지만, 범주로 분류하는 것이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평가나 적용을 위한 질문을 하기 전에 사실 확인이나 추론 질문을 먼저 하는 것이 유용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질문하기는 책을 읽을 때 누구라도 할 수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실제 우리가 책을 읽을 때 질문을 많이 하는지는 의문이다. 책을 읽고 나서 자신이 책을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책을 이해했다고 생각하면 질문하게 되지 않는다. 그러나 뻔한 책이라고 생각하는 책도 질문을 해보면 놓친 대목도 발견하게 되고, 잘못 이해한 부분도 발견하게 된다.
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권하는 책이다. 왕자가 가난한 사람을 위하는 착한 마음을 본받게 하고 싶어서일까? 착한 일을 하면 하늘나라 간다는 권선의 의미일 것이다. 이 작품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질문을 해보자. 왕자가 제비에게 자기 보석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달라고 하면서 제비가 남쪽으로 가는 것을 계속 못 가게 하는 행동을 어떻게 볼 것인가? 제비는 한사코 남쪽으로 가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결국 날씨가 너무 추워져서 가지 못했다. 이런 왕자의 행동을 잘했다고 해야 하나? 잘못했다고 해야 하나?
이건 생각보다 답하기가 쉽지 않다. 어쨌건 제비도 날아가려면 갈 수도 있었지만 가지 않았으니 자발적으로 안 갔다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강하게 만류할 때 거절하기도 쉽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어떤 작품이든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재미있다, 감동적이다, 아니면 재미없다, 실망이다 하고 끝내지 않고 기왕 읽었으니 질문 몇 개 해보면 책 읽은 의미가 더 쏠쏠해질 것이다. 헤롤드 불룸은 <독서의 기술>에서 독서의 목적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혹시 정신적으로 성숙해지기 위해서 읽는다면 검토하고 숙고하라고 한다. 질문은 검토하고 숙고하기 위한 도구로 아주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