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금석 논어 생각 7-'예'란 무엇인가?

제 1 학이 12

by 유영희

학이 12


○ 유자가 말했다. “예의 작용은 조화를 귀하게 여긴다. 선왕의 도도 이것을 아름답게 여겨 크고 작은 일을 모두 이에 따랐다. 그러나 행하지 못할 바가 있으니, 조화의 귀중함만 알아서 화만 하고, 예로써 절제하지 않으면 또한 행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주주 : 예는 ‘천리의 절문’(사리에 따른 규칙이나 규범)이자 ‘인사의 의칙’ (사람이 지켜야 할 법칙)이다. 조화(화和)라는 것은 종용(從容:차분하고 침착한 모양)하고 박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조화에만 집중하면 예의 본연을 회복할 수 없다. *정자는, “예가 지나치면 간격이 생겨 멀어지기 때문에 예의 쓰임은 화를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라 하였고, 범 씨는 “공경(경敬)은 예를 세우는 것이요, 조화(화和)는 (음)악을 생겨나게 하는 것이니, 유자는 이와 같이 예악의 근본에 통달했다 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내 생각에는 엄하면서도 태(태연)하고, 조화로우면서도 절제가 있는 것, 그것이 이치의 자연스러움이요, 예의 전체이다.


▷금석 : 유자는 “예를 행함에는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는 것을 귀중하게 여긴다. 고대에 현명한 임금들이 나라를 다스릴 때도 이 조화의 정신을 발휘하여 그 극치를 이루었던 것이다. 그러나 조화만을 구하고 합리적인 원칙을 사용하여 절제하지 않는다면 이 모두 통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유설 : 주주와 금석은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주주에서 예를 ‘천리의 절문’이라는 표현이 라고 한 것에 주의할 필요는 있다. 천리는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원리이자 규범이고, 절문은 눈에 보이게 인간의 행사에 드러난 모습이다. 예의 본질은 구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천리의 절문’이라는 표현에서 예가 얼마나 무거운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화를 귀하에 여긴다는 말 자체는 예에 그만큼 조화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아무리 화를 귀하게 여긴다 해도 결국은 예로 절제해야 한다는 말이 유자 말의 핵심인 셈이다. 그래서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예송에 생명을 걸고 싸웠고, 지금도 ‘법도’ 따지는 사람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

범 씨가 말한 ‘경’은 공경이라고 풀기는 했지만, 일상에서 말하는 공경과는 의미가 좀 다르다. 잡념 없이 마음을 한 곳으로 모아 정성을 다하는 상태라고 해야 더 정확한 설명인데, 이것을 한 단어로 표현하기가 어려워서 그냥 기존의 풀이대로 공경이라고 했다. 모든 의례가 그렇듯이, 내가 믿는 종교가 아니어도 공경스러운 마음으로 예를 행하는 모습을 보면 숙연해지면서 잔잔한 감동이 느껴진다.


*<주주금석 논어>에서 나에게 의미 있고 재미있는 문장을 골라, 그중에서 일부를 필사하면서 내 생각을 곁들이고 있다. 필사할 때 아주 살짝 윤문이 들어가거나 임의로 문장 부호를 추가할 수 있다. 본래 <주주금석 논어>의 본문에는 한자가 노출되어 있지만, 여기서는 가능하면 노출하지 않고 꼭 필요한 경우에는 괄호로 처리할 예정이다.

*논어와 만난 사연과 주주금석 논어에 대한 소개는 ‘<주주금석 논어> 생각’ 1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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