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위정 09
제2 위정 09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회와 함께 온종일 이야기하는데, 반문이 없어 어리석은 사람 같았다. 그러나 물러간 뒤 그 사생활을 살펴보니 내가 말한 도리를 충분히 밝혀낸다. 회는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다.”
▷ 주주 : ‘회’는 공자의 제자인데, 성은 안 씨이다. 회의 마음은 공자의 뜻과 배치되지 않았으니, 듣기만 하고 질문하지 않았다. ‘사생활’(사私)는 한가하게 홀로 있는 것으로, 공자에게 나아가 청하여 묻지 않는 때를 말한다. 내가 스승에게 들으니, “안자(안회)는 깊이 침잠하고 순수하여 성인의 바탕을 이미 갖추었으므로 선생님의 말씀을 들을 때 무언 중에 깊게 이해되고 마음이 서로 통하여, 와닿는 것마다 훤하여서 저절로 조리가 있었다. 그러나 물러갔을 때를 살펴보니, 선생님의 도를 충분히 발휘하여 평탄하게 바른 길을 걷고 의심함이 없었다. 그제야 그가 어리석지 않은 것을 아신 것이다.”라고 했다.
▷금석 : 공자는 “내가 안회와 하루 종일 말을 해도 묵묵히 듣기만 할 뿐 상반된 의견이나 의심 나는 것을 제기하지 않아 마치 어리석은 사람 같았다. 그러나 물러나 그의 사생활을 살펴보니 오히려 그는 내가 말한 도리를 충분히 발휘해 내었다. 안회는 결코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었다.”
▶유설 : 금석의 표현이 좀 더 상세하기는 하지만, 주주와 금석에 내용 차이는 거의 없다.
이 장면에서 특이한 점은 공자의 행동이다. 공자 앞에서 질문하지 않는다고 어리석은 사람인가 생각했다는 점도 특이하고, 일부러 그의 사생활을 살폈다는 점도 특이하고, 사생활을 살핀 후에야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고 고백하는 것도 특이하다.
흔히 공자는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사람이라서 배워야 아는 일반인과 다르다고 하는데, 이것을 보면 일반인과 다를 바가 하나도 없다. 다만, 일반인이라면 질문하지 않는 제자를 편안하게 여기거나 잘 알아듣는 똑똑한 사람으로 여길 법한데, 공자는 안회가 질문하지 않는다고 어리석다고 생각했다는 점이다. 이 에피소드에서 공자는 상당히 자유롭고 열린 사람처럼 보인다.
다만, 논어에 나오는 질문은 대부분 ‘효가 무엇입니까?’, ‘예가 무엇입니까?’, 이런 식으로 공자의 생각과 의견을 묻는 것이다. 그러니 안회가 질문하지 않았다는 것은 궁금한 것이 없었다는 것이니, 어리석은 사람인가 의심할 만도 하다. 그러나 자기 생각을 단정하지 않고 일부러 안회의 사생활을 살폈다고 하니, 공자가 편견 없는 공정한 태도를 가졌다는 생각이 든다.
사족. 나는 반문도 많고 질문도 많은 편이다. 공자가 나를 보면 뭐라고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