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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희 Apr 21. 2023

주주금석 논어생각 28-이단이 뭔가요?

제2 위정 16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이단에 힘쓰면(공功) 해로울 뿐이다.”
 

  ▷ 주주 

범 씨가 말했다. “전공한다는 것은 집중해서 힘쓰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무, 돌, 쇠, 옥을 다듬는 기술자를 공(功)이라고 한다. 이단은 성인의 도가 아닌 다른 주장이니, 양주와 묵적 같은 자이다. 이것에 집중하여 정밀하게 하고자 힘을 쏟으면 심한 해가 된다.”    
  

* 정자가 말했다. “부처의 말은 양주·묵적에 비해 더욱 이치에 맞아서 양주와 묵적보다 더 심하게 해로우므로, 배우는 자는 마땅히 이것을 음탕한 소리와 어여쁜 여색처럼 멀리해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자기도 모르게 빠져들게 된다."  


  ▷금석 

공자는 "사물의 도리에 대해서 한 면만을 콕 집어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한 면은 틀렸다고 공격하는 것은 시비 판단에 해롭다. "라고 하여, 사물의 도리에 대해서 한 면만을 고집하지 말라고 하였다.    
 

  ▶유설 

주주와 금석의 해석이 많이 다르다. 그들의 해석이 다른 첫 번째 이유는, ‘이단(異端)’에 대한 해석 차이다. 주주는 이단을 공자의 도가 아닌 가짜 도라고 해석해서 양주(내 정강이 털 하나를 뽑으면 천하가 평화로워진다고 해도 털을 안 뽑겠다고 주장), 묵적(다른 사람의 부모를 내 부모처럼 똑같이 사랑하라고 주장), 불교(모든 것은 무상하니 세상에 집착하지 말고 속세를 떠나라고 주장)라고 보았다. 반면, 금석은 이단을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면의 반대쪽에 있는 다른 면이라고 보았다.      


주주와 금석이 갈린 더 중요한 두 번째 이유는, 공(功)에 대한 해석이다. 주주는 ‘집중해서 힘쓰다.’로 보고, 금석은 ‘공격하다.’로 보았다. 내가 동의하지 않는 다른 한쪽을 심하게 공격하면 올바른 판단을 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주주와 금석 중 어느 해석이 맞는지 확인하려면, 유학 이외의 사상에 대한 공자의 평소 태도를 살펴봐야 하는데, 논어에는 딱히 다른 사상과의 대결 의식은 별로 없다. 오히려 공자가 재야에서 은둔하는 지식인의 생각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존중하는 듯한 대목은 있다. ‘중용’이라는 책은 공자가 쓴 것은 아니어도 공자 사상의 확장이라고 본다면, 금석의 입장이 공자의 태도에 더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번역은, "이단을 공격하면 해로울 뿐이다."로 하면 좋겠다. 아무래도 이쪽이 합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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