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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희 May 12. 2023

충서로는 부족해

주주금석 논어생각 48

제4 리인 15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삼아! 내 도는 하나로 꿰어져 있느니라.” 증자가 대답하였다. “네.”

공자가 나가시자 다른 제자가 “무슨 말입니까?”라고 물었다. 증자가 대답하였다. “선생님의 도는 (나의 진심을 다하는) 충과 (다른 사람의 마음을 내 마음처럼 여기는) 서일 뿐이다.”     


   ▷ 주주 

삼은 증자의 이름이다. 증자의 아버지도 공자의 제자였는데 증자 아버지의 이름은 석이었다. 하나로 꿰어져 있다는 것은 통했다는 것이다. 증자가 일에 따라 정밀히 살피고 힘써 실천했지만 하나로 꿰어져 있다는 것은 알지 못해서 공자가 가르친 것인데, 증자가 단박에 깨닫고 의문을 갖지 않고 대답을 빨리 한 것이다.      

*정자는 “자기에게서 자연히 흘러나와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게 미치는 것은 인(仁)이요, 다른 사람이나 사물을 자기의 마음과 똑같이 여기는 것이 서(恕)이다.”라고 하고, 또 “성인이 사람을 가르침에 각각 그 재능에 맞게 하시니, ‘나의 도는 하나로 꿰었다.’라는 것은 오직 증자만이 깨달을 수 있었기에 공자께서 말씀하신 것이다.” 

    

   ▷ 금석 

공자는 “삼아, 내가 주장하는 인생의 진리는 하나의 도리로써 일관할 수 있다.”라고 하자, 증자가 “예!” 하고 대답했다. 공자가 나가자 다른 제자들이 증자에게 “선생님께서 방금 말씀하신 일관된 도란 도대체 무슨 뜻입니까?”라고 물으니, 증자가 “선생님께서 방금 말씀하신 일관된 도란 바로 충서일 따름이다.”라고 했다. 이 장에서 공자는 자기 학설의 정점인 인(仁)을 증자에게 가르쳐주고 있다.      


  ▶ 유설 

주주와 금석에 차이는 없다. 다만, 여기서는 ‘서(恕)’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다. 내 마음을 미루어 다른 사람도 나 같으려니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문제가 없다. 예를 들어, 맹자에 왕이 예쁜 여자 좋아하면 백성도 예쁜 여자를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욕구를 남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헤아려 안다면 정치를 잘하게 될 것이다.    

  

다만, 섬세하게 들어가면 남의 마음과 내 마음은 비슷한 듯하지만 사실은 많이 달라서 미루어 짐작하는 것은 한계가 많다는 것이다. 상황이 다르고 처지가 다르고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배자와 백성의 관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관계라면 더욱 그 괴리는 커진다. 국민의 마음을 내 마음을 미루어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국민에게 직접 묻는 것이 좋다.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일방통행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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