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영희 May 28. 2023

혼자 있을 때 내 모습은 어떤가?

주주금석 논어생각 61

제7 술이 04     


○ 집에서 한가히 계실 때 공자는, 얼굴은 활짝 펴시고 얼굴빛은 환하게 하셨다.   
  

  ▷ 주주 

*정자가 말했다. “이곳은 제자가 성인을 잘 형용한 곳이다. 申申(신신, 얼굴을 활짝 펴시다)라는 말로는 설명이 부족하여 夭夭(요요, 얼굴빛이 환하다)하다고 쓴 것이다. 지금 사람은 한가히 지낼 때에 태만하거나 방자하지 않으면 너무 엄격하다. 엄격할 경우 이 네 글자를 쓸 수 없고, 태만하고 방자할 때에도 또한 네 글자를 쓸 수 없다. 오직 성인이라야 저절로 이 도리에 맞는 부드러운 기운이 있는 것이다.”     


  ▷ 금석 

공자가 집에서 일 없이 편안히 있을 때 말이 자상했고 안색은 온화하고 펴 있었다. 이 장에서는 공자가 한가하게 있을 때의 얼굴 모습이 쓰여있다.  
   

 ▶ 유설 

주주와 금석이 조금 다르다. 주주는 모두 얼굴빛을 말했고, 금석은 다산이 申申을 말이 자애롭고 자상한 것이라고 한 설명을 인용하여 말하는 태도와 얼굴빛 두 가지를 말했다고 보았다. 한가히 있을 때란, 주주는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혼자 있는 모습을 묘사했다고 보고, 금석은 공자가 손님을 맞이하거나 제자를 가르치거나 정치인을 만나는 등의 공식적인 일이 없을 때를 말하는 것 같다. 공자가 한가로이 있었다고 해서 주변에 아무도 없었으리라고 볼 수는 없다. 또 얼굴을 활짝 폈다면 말도 자상했을 것이다. 주주 쪽이 더 그럴듯해 보인다.     


사람은 누군가를 만날 때는 사교적으로 친절하고 환한 모습을 보이지만, 남을 의식할 필요 없는 상황에서는 본색이 드러날 수 있다. 주주에서처럼 혼자 있을 때 더 엄격한 사람은 현대에는 찾아보기 어려울 것 같고, 오히려 나태하거나 부도덕한 행동을 하기 쉬울 것이다. 어떤 이는 우울하거나 괴로움에 빠져 있을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을 때 편안한 모습을 할 수 있는 경지가 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성인의 근심과 나의 근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