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단조로운 풍경이에요

by 이유월

좋아하는 책방에 와서 일기를 적는 이 시간이 가장 평화롭다. 내 언어는 단순하고, 나는 번지지 않는 물감으로 그린 그림이라는 것을. 단조로운 풍경이라는 것을. 매일 일기를 쓰며 알게 되었다.


단순하지만 단단한 진심을 가진 사람이고 싶다. 나는 오래도록 혼자에 골몰했다. 혼자가 되는 일. 혼자를 연습하고 사랑하는 일. 그럼 둘은? 둘은 하나와 하나. 하나, 그리고 하나. 둘이라는 말의 미끄러짐. 그러니까 하나, 또 하나.


하나가 하나를 생각한다. 다른 하나를 떠올린다. 그것이 사랑이야, 말하는 재미 없음에 관해 하나는 받아들인다. 작게 저항한다.


나는 내가 다시 사랑이라는 말 앞에 섰음을 깨닫는다. 인정한다. 늘 이 앞에서 나는 길을 헤맸던 것 같다. 그런데 어쩌면 이번에는 지금을 감각하며, 앞으로, 앞으로 걸어가볼 수 있을 것만 같다. 네 손을 잡고 걸으면 그럴 수 있을 것만 같다. 명확한 것은 기대가 된다는 사실이다. 그 사실만이 어둠속에서 어렴풋한 윤곽을 내비친다. 그러므로 나는 가고 싶어진다. 갈 수 있다고 믿게 된다.


나는 글을 쓰고 그것을 발음하는 사람. 달리는 사람. 덜 구려지고 싶어서 노력하는 사람. 사람, 그 동안의 사람이고 싶다. 아직 모르는 게 많다. 그리고 그 사실이 썩 괜찮게 느껴진다. 일단 내디뎌 본다. 가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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