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회의의 핵심, Explore alternative

진짜 회의 만들기_12

787명의 사람들은 소의 무게를 알고 있다

철학자 존 롤스(John Rawls)는 “토론의 장점은 국민을 대표하는 입법자들이 지식과 추론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어떤 입법자라도 남들이 아는 모든 것을 알 거나, 그들이 함께 도출해내는 결과와 똑같은 추론에 이를 수는 없다. 토론은 정보를 통합하고 논의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이다.”라고 주장했다. 최고의 전문가보다는 다수의 전문가가 낫다는 말이다.

프랜시스 골턴(1822~1911)이라는 영국의 우생학자는 지능이 높은 소수만이 사회를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한 엘리트주의자였다. 그러나 골턴은 어느 날 시골 장터에서 자신의 믿음을 깨트리는 장면과 마주한다. 그가 본 것은 가축 품평회 행사였다. 그 행사에 소의 무게를 알아맞히는 대회가 열렸다. 사람들이 표를 사서 자기가 생각하는 소의 무게를 적어서 투표함에 넣는 것이다. 나중에 소의 무게를 측정해서 가장 근접한 무게를 적어낸 사람에게 소를 상품으로 주는 행사였다. 골턴은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확인하는 재미로 지켜봤다. 정답자는 없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800개의 표 중 숫자를 판독하기 어려운 13장을 제외한 787개의 표에 적힌 무게를 평균했더니 정답에서 1파운드 모자라는 값이 나왔다. 엘리트주의자였던 골턴에게는 집단의 지적 능력(collective intelligence)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즉, 개개인 선택의 총합은 탁월한 전문가들의 선택보다 우월하다는 것이다.

대안을 모색하는 세 번째 단계는 DIET 프로세스 내에서도 가장 중요한 과정이므로 회의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단계는 크게 두 가지 활동으로 나뉜다.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정리하는 단계와 최적 안을 선택하는 단계이다. 

의견 수렴 단계는 그룹이 활발한 논의를 통해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탐색하는 하는 것을 말한다.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단계이므로 아이디어의 한계나 장애 요인보다는 가능성과 효과에 더 중점을 두어 진행해야 한다. 이때 진행자는 다양한 아이디어 도출 기법을 활용하여 그룹의 시너지를 발휘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단, 가능한 한 많은 아이디어를 수용하되 회의의 목표를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가장 흔히 사용하는 방법이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방법이다. 이 방법은 다시 Freewheeling, Round-Robin, Slip Method 등의 세 가지로 나뉜다. Freewheeling은 발표의 순서에 상관없이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것으로 진행자는 아이디어를 그대로 기록하면 된다. Round-Robin은 순서대로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방법으로 아이디어를 낼 때까지 계속 진행한다. Slip Method는 브레인라이팅(Brain Writing)이라 할 수 있는 기법으로 아이디어를 포스트잇에 기록하고 수집, 분류하는 방식이다. 이 외에 아이디어 도출을 위한 기법들은 다음 그림과 같다. 조직에 따라 구성원의 특성, 회의의 목적(유형), 참가자 성향 등을 고려하여 적정한 기법을 활용하면 된다.

[그림 11] 아이디어 도출 기법

다음으로 도출된 수많은 아이디어를 구체화, 비교, 대조, 제거 등을 통해 정리하는 단계이다. 비교, 대조, 혼합, 축소 등을 통해 많은 아이디어를 정리한다. 시급성, 중요성, 실현 가능성, 경제적 비용 규모 등 유의미한 기준을 설정하여 아이디어를 평가하고 정리한다. 

의사결정 도구로는 Matrix, Score Card, Bubble sort 등을 활용할 수 있다. Matrix는 축이 되는 기준을 먼저 선정한 후 각각의 아이디를 기준에 맞추어 평가하는 방법이다. Score card는 각각의 기준에 점수를 주고 이를 합계한 종합 점수를 통하여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방법이다. Bubble sort는 아이디어를 한 가지씩 직접 비교하여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방법이다.

[그림 12] 의사결정 도구

[참고] 의사결정을 빠르게 하는 방법 

1. 복수투표: 그룹에서 선택할 사안이 많을 경우, 계속해서 토론할 가치가 가장 큰 것을 다수결로 결정한다. 최소한 절반 이상의 표를 얻은 사안에 대해서는 다음 토론안건으로 돌린다. 이러한 절차를 반복해 의견이 선별될 때까지 계속한다.

2. 반대투표: 참석자에게 지지할 수 없는 안건에 대해 투표토록 한다. 가장 반대가 많은 사안을 제외한 나머지 각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진 사람들에게 그 이유를 설명하도록 하고, 찬성한 사람이 이들에게 설명하도록 한다.

3. 점 투표: 거수 혹은 무기명으로 투표하는 대신에 그룹 구성원들이 회의실 앞의 차트에 "예"에는 녹색 "아니오"에는 적색 등을 이용한 점을 표시하도록 한다. 투표를 마쳤을 경우, 차트에는 그룹 내 의견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4. 100 투표: 선택 사안의 우선순위를 매기는 데 효과적인 기술로써, 그룹 내 각 구성원에게 100개의 투표권을 주어, 100 개의 투표를 모두 다할 때까지 토론 중인 문제들 가운데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곳에 많은 투표를 하고, 그렇지 않은 곳에는 적은 수의 투표를 하도록 한다. 투표의 결과를 계산하여 다수 순으로 나열한다. 

5. 명목상의 우선순위: 모든 그룹 구성원에게 문제마다 우선순위를 매기도록 한다. 최우선 순위에는 1번을, 최저 순위에는 3번을 매기는 식이다. 결과를 계산하여, 각 문제의 평균 점수를 내어 보고 우선순위에 따라 토론한다. 그리고 평균 1.5 이하의 문제는 제외하도록 결정한다. 

6. 찬 3 / 반 3: 이는 문제의 모든 측면을 수렴할 수 있는 기술이다. 한 문제를 토론하는 가운데, 구성원에게 이 문제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에 대한 이유 세 가지씩을 들도록 한다. 문제가 계속 토론될 때마다 각각 긍정과 부정의 세 가지 이유를 비교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