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일방적이지 않아.
연애를 하는 많은 사람들은 상대의 감정이 어느 정도 인지 궁금해하는 때가 있다.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을 때에도 문득 사랑한다는 말이나 표현을 원하는 경우도 있고, 평소에 상대의 태도를 보다가 문득 이 사람의 마음은 어떨까를 궁금해하는 경우도 있다.
상대의 마음이 어떤지 알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말'이다. 애틋하게 통화를 하거나, 만나서 서로 즐거운 대화를 나누다가 문득 사랑하냐고 묻는 연인은 대부분 마음을 못 느껴서 라기보다 그냥 그 말을 듣고 싶은 경우가 많다. 이미 알고는 있지만, 다만 말을 통해서 한 번 더 상대의 마음을 느끼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러나 말로 사랑을 표현한다고 해서 상대의 마음을 다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상대의 말투, 표정 , 눈빛이나 평소의 행동을 보면서 이미 상대의 감정을 다 알고 있어야, 상대가 사랑한다고 하는 말이 더 와 닿을 수 있다. '말'은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라기보다, 감정을 표현하고 확인하는 가장 마지막 수단이다. 그리고 대부분은 그 말을 통해 듣는 것보다 한발 먼저 상대의 마음을 알고 있다.
연애를 하다 보면 종종 이 사람의 마음을 의심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마음이 떠났다고 느껴진다거나 행동이 달라졌다고 느껴진다면, 사실 내가 느끼는 그 감정이나 생각이 맞을 확률이 높다. 반대로 누군가가 나를 좋아하거나, 연애를 하면서 좀 더 사이가 돈독해진다고 느낀다면 그것도 나의 생각이 맞을 가능성이 많다.
즉 내가 느끼는 그 감정이나 생각이 높은 확률로 사실일 경우가 많다. 왜일까.
바로 감정은 절대 일방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연애를 하면서 관계가 주도적으로 이끌지 못하는 사람의 경우, 여러 가지 형태로 상대의 마음을 재게 된다. 내가 사랑하는 만큼 상대가 나를 사랑해 주는지, 나 만큼 표현해 주고 있는지 등등 상대의 눈치를 보고 상대의 마음이 떠날까 봐 전전긍긍하게 된다. 상대는 나의 이런 마음을 알게 모르게 느끼게 되고, 결국 점점 더 관계는 상대의 주도하게 들어서게 된다. 나는 불안해하고, 상대는 그 상황을 방관하거나 지쳐하는 것은 일방적으로 한 사람이 주도하는 관계에서 많이 보인다.
함께 술자리를 하던 중에 한 친구의 폰에 전화가 왔다. 친구는 폰을 보고 슬쩍 내려놓았다.
" 누구 전화야? 안 받아도 돼?"
다른 친구의 질문에 살짝 귀찮은 듯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애인이야. 나중에 전화하면 되지."
"그러다가 너 애인한테 나중에 혼나는 거 아니야?"
또 다른 친구가 말하자 처음 폰을 내려놓은 그 친구가 웃으면서 말했다.
"뭐 혼나면 좀 어때. 그리고 얘는 나 혼내지도 못할걸?"
"왜? 그런 거 쌓이다가 헤어지면 어쩌려고"
너무 당당하게 말하는 친구의 말에 내가 의아해하면서 물었다.
"얘는 나랑 못 헤어져. 내가 헤어지자고 해도 안 헤어질걸?"
위와 같이 누군가가 나를 절대적으로 의지하고 있고, 내가 관계를 주도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자신의 원하는 대로만 행동을 하게 된다. 상대의 그런 의존적 태도는 말로 하지 않아도 모든 상황에 드러나게 되고, 감정은 둘 다 에게 전해지게 된다. 내가 멋대로 해도 상대는 나를 의존하고 있으므로, 절대 나에게서 멀어질 일 없다는 확신은 서로를 위해 노력하는 것을 방해한다. 그렇다고 멋대로 지내는 사람이 나에게 의존하는 상대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상대의 그런 감정이, 나에게는 노력할 필요성을 못 느끼게 하는 것뿐이다.
그런 일방적인 관계를 - 혹은 자신이 주도하지 못하는 관계를 - 막기 위해 흔히 연인 관계에서 해야 한다는 '방법'이 바로 밀당이다. 그러나 이 밀당이라는 말도 살펴보면 결국 '내가 주도하지 못할 정도로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관계를 그렇게 보이지 않게 하는 방법'과 같다. 즉 밀당을 하는 사람은 어떤 방법을 의도적으로 사용하고, 나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도록 노력해야만 그 관계가 유지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런 방법은 오래갈 수 없다는 점이다. 앞서 말했듯이 감정은 일방적으로 흐르지 않는다. 내가 감정을 숨기고, 상대를 컨트롤하려고 하는 것을 결국 상대는 눈치채게 될 것이고 그러한 점은 서로 솔직하게 사랑을 표현할 수 없게 만든다. 솔직하지 못한 관계는 불편해진다. 가장 편안하고 솔직해야 하는 상대가, 신경 써야 하고 나를 다 드러내지 말아야 할 상대로 바뀐다.
관계를 가장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 주는 것이다. 내가 가장 솔직하게 표현하고, 솔직하게 행동하면 상대는 자연스럽게 그 모습을 보고 느끼게 된다. 내가 더 사랑한다고 조바심을 내는 모습이 아니라, 사랑하면 사랑하는 만큼 상대가 느낄 수 있게 해 주면 오히려 그 관계는 내가 주도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은 상대도 마찬가지이다. 나의 모습을 보면서 상대가 똑같이 사랑을 표현하고 다가오면 이 관계는 상대에게도 주도권이 생긴다. 즉 누구도 끌려가지 않고 서로 주도하는 공생적인 관계가 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거나 싫어한다면, 내가 아무리 행동을 다르게 해도 상대는 어느 정도 그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의도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넣어서,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무마시키는데 그것의 결과가 바로 감정의 착각이다. 연애를 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이 바로 이 착각이다.
흔히 누군가가 나를 좋아한다고 믿었는데 아닌 경우, 혹은 애인과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헤어지자는 통보를 받는 경우 등 내가 믿던 것과 반대의 상황을 맞닥뜨리는 때가 있다. 이것은 감정이 일방적으로 흘렀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감정이나 상황에 나의 생각을 더해 착각하고 있었던 경우에 속한다.
상대가 나에게 마음이 떠났다면, 나는 이미 그것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헤어지고 싶지 않은 내 마음이 상대의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한다. 지나치게 뜸해진 연락에도 ' 이 사람은 너무 바쁘니까.' , 혹은 어느 순간 대화를 하지 않는 상대에게 ' 오늘은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은가 봐'라는 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더하게 되고, 그것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부정하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착각을 하게 돕는다.
착각은 자신만을 기준해서 관계를 생각하게 하고, 상대의 감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이것은 더 이상 상대의 감정과 교류하지 않는다는 것과 같다. 결국 자신의 생각을 자만한 결과로, 상대와 감정의 교류를 갖지 못하게 되고, 점점 더 일방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착각을 계속하면 결국 스스로 이 생각이 맞다고 믿게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더 이상 상대의 감정이나 생각을 보지 못하고 모든 상황을 자신에게 편리하게 해석해서 좀 더 좋게 발전해나가거나 고쳐 나갈 수 있는 여지 조차 사라지게 만든다. 결국 애인이 헤어지자는 통보를 해올 때 '우리는 잘 지내고 있었는데!'라는 말을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가장 마음이 아픈 사람은 관계가 좋다고 착각하고 있던 내가 아니라 , 헤어짐을 통보할 때까지 자신의 마음 상태를 몰라주는 나를 연인으로 둔 '상대방'이다.
감정은 절대 일방적이지 않다. 내가 좋은 감정을 느낀다면 상대도 마찬가지다. 함께 표현해주고 서로 확인할 수 있는 말을 해주자. 그러나 반대로 좋지 못한 느낌이 든다면,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상대와 함께 문제를 마주 보아야 한다. 나의 생각을 끼워 넣어 멋대로 생각하는 것은 절대 옳은 해결 방법이 아니다. 솔직한 내 감정을 드러내고 표현하는 것을 겁내지 말자. 내가 들어서 좋은 표현은 상대가 들었을 때도 좋은 표현이다. 많이 표현해주고 서로에게 확신을 주어야 더 주도적으로 멋진 연애를 할 수 있다.
* 해야 할 일
- 내가 느끼는 만큼 상대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 서로가 주도적으로 이끄는 관계로 만들어 가기.
- 감정의 착각에 빠지지 말기.
- 나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해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