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남의 험담을 하는 거야?

지나치게 남의 험담을 하는 동료.

by For reira

회사를 다니다 보면 나와 맞는 사람, 맞지 않는 사람이 눈에 보인다. 그리고 나와 맞는지 아닌지는 친함의 정도와는 조금 다르다. 어쩔 수 없이 업무적으로 친하게 지내야 하는 사람도 나와는 성격이 잘 안 맞을 수도 있고, 별로 얽히지 않는 사람도 나와 잘 맞을 수도 있다. 회사를 다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과 잘 맞지 않는 사람과는 적절히 거리를 두고, 맞는 사람과는 조금 가깝게 지내는 법을 배운다. 서로가 좀 싫더라도 그럭저럭 티를 내지 않고 지내면 사내 분위기는 데면데면하지만 잘 흘러가기 마련이다.


그런데 문제는 중간에서 말이 많은 사람이 있을 때 발생한다. 그런 사람들의 주 특기는 바로 '험담하기'이다. 그들은 여러 사람을 모아서 하염없이 누군가의 험담을 하며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편이 되어주고 자신의 뜻대로 해주길 바란다. 대부분은 한두 명을 타깃으로 놓고 험담을 하고, 사람들이 잘 받아주지 않으면 공통된 관심사를 물색해서 다른 험담 거리를 찾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잘 받아주는 사람을 한두 명 정도 찾아 함께 몰려다닌다. 그 사 람의 '최측근'의 대부분은 성격이 순하게 싫은 표현을 못하는 사람이거나 아니면 정말 성향이 잘 맞는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최측근이 후자의 경우 사내에 진정한 헬게이트가 열린다.


회사 내 한두 명 정도의 지나친 험담자가 있는 것은 꽤나 흔한 일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험담자들을 불편해하기 때문에 사내 분위기가 좋지는 않다. 험담자들은 대부분 편을 가르려는 성향이 강하고, 성격이나 말투가 세서 그 외 사람들은 그들과 부딪히고 싶어 하지 않아, 싫어도 별다른 표현을 하지 않는 게 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별다른 표현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은 더욱 활기차게 사내를 활보하면 끊임없이 험담 거리를 찾는다.


이런 사람들이 둘 이상 한 회사에 있으면 회사의 분위기는 파벌이 형성된다. 이 사람과 친한 사람, 저 사람과 친한 사람, 그도 저도 아닌 사람 이렇게 나뉘게 되고 이런 그룹이 형성되기 시작하면 사내 분위기는 바로잡기 힘들다고 보면 된다. 주동자들이 전부 사직하지 않는 이상 분위기는 절대 바뀌지 않는다. 이 분위기가 바뀌려면 그들보다 기가 센 또 다른 '험담자'가 들어와야 하는데 그렇다고 해도 사실 결과는 마찬가지다.


내가 만난 험담자 중의 최악의 사람은 험담의 수준이 상상을 초월했다. 이 사람이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 대부분은 '지나치게' 활기차다고 생각했었다. 이때 당시 사내 분위기는 서로에게 관심이 많이 없고 적당히 친한 관계를 유지하는 분위기여서 지나치게 활기찬 사람이 들어와도 다들 '그렇구나'라고 생각하고 지나갔다. 이 사람은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 오자마자 이 사람 저 사람들에게 틈틈이 말을 걸고 심지어는 사내에 '입사 턱'을 돌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전에 있던 사람들은 쉽게 이 사람의 측근이 되지 않았다. 애초 그런 분위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후에 입사하는 사람들이 발생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새로운 팀이 생성되어 그 팀으로 배정된 이 험담자는 자신의 팀장부터 험담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리고 후에 들어온 자신의 팀의 입사자를 빠른 속도로 자신의 편으로 만들었다. 새로 입사한 사람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자신에게 친하게 구는 이 험담자와 친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 뒤로도 입사하는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자신에게 협조적인 사람인지를 파악하고 조금씩 파벌을 만들어 갔다.


이 사람에게는 자신과 친하지 않은 모든 사람은 험담의 대상이 되었다. 험담의 내용에는 항상 거짓과 자신의 생각이 섞여 있었으며, 그중에는 성희롱적인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말 한마디 해 보지도 않은 신입부터 기존에 있던 직원들까지 험담의 대상이었으며, 이쪽에서는 저 사람의 험담을 저쪽에서는 이 사람 험담을 하면서 사내에 있는 단 한 명도 빼지 않고 험담을 했다. 험담의 대상과 험담의 내용이 너무도 다양하여 자신이 누구에게 어떤 험담을 했는지도 기억하지 못할 정도였으며, 그 와중에 자신과 친분이 쌓인 사람은 겨우 험담의 대상에서 빠졌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대부분의 사람을 하대했으며, 임원급에게는 지나치게 아양을 부렸다. 다른 직원들이 있는 곳에서도 '아양'을 부려, 보고 있는 다른 직원들이 눈살을 찌푸릴 정도였다. 틈틈이 이 사람 저 사람을 불러 퇴근 후 술을 마시며 친목을 다지기도 하고, 그런 친목 자리를 불편해해서 빠지는 사람은 다시 험담의 대상이 되었다.


한 번은 사내의 워크숍 자리에서는 술을 마시고 지나친 행동을 말리는 사람과 싸움이 났다. 그러고 나서는 그 자리를 목격한 사람들이 많았음에도, 그다음 날부터 그 자리에 없던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올바르고 상대방이 얼마나 나빴는지를 거짓말을 섞어서 이야기했다. 후에 그 모습을 목격했던 사람들 중에 한두 명이 그 사람을 따로 불러서 그런 행동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으나, 자신은 억울하다며 소리를 질렀다.


사내에 험담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대부분 그 이야기는 돌아서 결국은 모든 사람이 알게 된다. 즉 그 사람의 거짓말이나 그 사람이 험담을 하는 내용을 대부분 다 알고 있었다. 따라서 당연히 사내의 대부분의 사람은 이 사람을 싫어했으나, 아무도 나서서 먼저 말하지 않았다. 이야기를 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회사의 분위기가 점점 안 좋아져 가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으나,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저 이 사람이 회사에서 자진해서 나가주기를 바라는 수밖에.


이 사람을 보면서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도대체 왜 저렇게 거짓말을 해가면서 사람을 욕할까'였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런 사람들은 그저 자신만이 옳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에 살을 붙여 이야기하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자신의 이러한 성향을 받아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면, 아마도 못 견디고 회사를 떠났을 것이다. 실제로 이 사람은 이 곳에 입사하기 전 꽤 많은 회사에서 다투고 나왔다고 했었다. 길게 일한 곳은 고작 6개월 정도였고,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다 좋지 못하게 나왔다고 했다. 그리고 이 사람의 행동을 보니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었다. 다만 이곳에는 자신을 받아주는 사람이 있고 자신이 편하게 멋대로 행동할 수 있으므로 퇴사하지 않고 다니고 있는 것이었다.


이런 사람과 마주하게 된다면, 성격이 순하고 싫은 소리를 못하는 사람은 끌려다닐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사람에게 끌려다니고 함께 험담을 하는 순간부터 이 좋지 못한 회사 분위기를 만드는데 동조하는 것과 같다. 조금 어려워도 선을 긋고 물러서야 한다. 어차피 이 사람은 나랑 사이가 좋던 아니든 간에 험담을 하고 다닐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세게 부딪힐 필요도 없다. 어차피 사내에서만 보는 사이인데 신경은 쓰이겠지만 굳이 바른 소리를 해주면서 싸워야 할 필요도 없다. 적당히 선을 긋고 쉽게 우습게 여기지 못하게 행동을 하면서 험담자가 지치기를 기다리자.


사실 회사 분위기는 한번 나빠지면 다시 좋아지기가 참 어렵다. 특히 이렇게 사람으로 인해 나빠지는 경우는 더더욱 좋아지기 힘들다. 처음부터 호응해주지 않고 거리를 두어야, 쉽게 활개 치지 못한다. 이미 시간이 지나서 회복이 불가능 해졌다면, 회사 분위기가 다시 좋아지길 바라는 것은 포기하고 그냥 주어진 일만 하자. 그냥 적절히 무시하고 적절히 내 일만 하면서 다니는 것이 제일 속 편하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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