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세 부리는 사람.
회사에서 사람들과 조금씩 친해진 후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 사람의 성향이 잘 보인다. 조용조용하게 일만 하는 사람 같은데 의외로 재밌는 사람도 있고, 서글서글하게 일한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소심한 구석이 있는 사람도 있다. 회사의 사람들은 일할 때 보는 모습과 각자의 성향이 다른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회사라는 곳에서 업무를 하다 보면, 어느 정도 자신의 본모습을 숨겨야 할 때가 많다. 그래서 대부분은 자신의 원래 모습이나 성향을 드러내기보다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조금씩 자신의 실제 모습을 감춘다. 그러나 그런 중에서도 조금씩 강하게 보이려고 노력한다. 너무 순하게 보이고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처럼 보이면 쉽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자신을 높이기 위한 행동을 하거나 실제와 다른 모습을 강조하는 것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종종 지나치게 자신을 포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두 번 정도의 자기 자랑은 그냥저냥 지나가지만 정말 자랑이 아닐만한 이야기부터 아무리 봐도 믿기 힘든 이야기를 계속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계속 듣기 힘들다.
허세가 심한 사람들은 대부분 별것 아닌 일을 부풀려 말하거나 어디선가 보거나 들은 이야기를 자신의 이야기처럼 말하는 경향이 강하다. 주변에 허세가 심한 사람들을 보면 업무에는 크게 피해를 주지는 않을 때가 많아서 그냥저냥 넘어가지만, 그 허세가 매 순간 계속되면 결국 듣는 사람이 불편해진다. 굳이 왜 여기 와서 굳이 회사 사람들에게 굳이 저런 이야기들을 하는 걸까.
허세 쟁이들은 대부분 업무를 뛰어나게 잘한다거나, 그 외 특별하게 눈에 띌만한 부분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의외로 소심해서 큰소리를 치는 만큼 행동으로 못 옮기거나 누군가 하는 말 한마디를 마음에 담아서 두고두고 이야기하는 하는 경우도 많다. 즉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자신을 드러낼 수 있도록 말로 과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주변에서 한두 번 정도 웃으면서 이야기를 듣고 넘어가면 자신의 이야기가 제대로 '먹히는 줄'알고 더 신이 나서 이야기를 하게 된다. 거기에 칭찬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다. 그들은 종종 자신의 허세를 '증명'하기 위해 선을 넘은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내가 만난 재미있는 허세 쟁이는 나이를 꽤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술과 관련된 허세를 자주 부렸다. 아침에 간다 하게 인사하면서 잠시 잡담하는 시간이 발생하면 어김없이 술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술을 얼마나 먹을 수 있는가부터 맛있는 술에 대한 이야기 등등 술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끊임없이 풀어냈다. 점심시간에 식사를 하는 중에도, 커피를 마시는 상황에도 술 이야기는 빠지지 않았다.
그 사람은 특이하게도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의 모든 친구들 및 여자 친구, 자신의 부모님까지도 엄청나게 술을 잘 마신다고 어필하곤 했다. 그리고 그 부심은 회식자리에서 항상 최고점을 찍었다. 고기를 이렇게 구워야 술과 맞는다는 것부터 술은 무조건 원샷해야 한다는 것까지 회식 자리 내내 이런저런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다른 사람들이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어도 그 사람이 끼어들면 어김없이 술 이야기로 돌아왔다.
한 번은 회식자리에서 누군가가 그 사람의 주량을 칭찬했다. 자신의 주량을 칭찬하자마자 과음이 시작되었다. 누가 봐도 지나치게 마시고 있고, 누가 봐도 취한 것 같아서 조금 말리려 하자 자신은 괜찮다며 하염없이 '원샷, 원샷'을 외쳤다. 결국 그 술자리가 다 끝나기도 전에 그 사람은 조용히 사라졌다.
그 사람의 동료들은 전부 그 사람의 지나친'술부심'과 허세 섞인 모습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허세 쟁이는 꽤 귀여운 편이다. 자신의 허세를 위해 남을 얕잡아 보거나 내리 깔듯이 행동하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이 사람은 허세를 부리기 위해 자신이 술을 잔뜩 먹고 먼저 사라지는 경우는 있어도 다른 사람에게 지나치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나치게 '술' 이야기를 함으로써 종종 주변 사람을 지루하게 만들기는 해도 다들 그러려니 넘어가 주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허세 쟁이들은 자신들의 허세를 위해 남에게 피해를 준다. 자신이 술을 잘 먹는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술을 지나치게 권하는 사람도 있었고, 자신이 쿨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남에게 아무렇지 않게 독설을 내뱉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염없이 자기 자랑과 자신의 이야기만 해대는 것을 듣는 것도 꽤나 곤혹이지만 그들은 아랑곳없이 이야기를 해댄다.
지나치게 허세를 부리는 사람과의 대화는 한두 번까지가 재밌다. 그러나 계속 계속 본인 이야기만 해대면 듣는 사람은 '도대체 어쩌라고'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특히 그렇게 허세를 부리면 사람들이 우러러보기보다는 오히려 우습게 보게 된다. 회사에 일하러 왔으니 적당하게 일만 잘해도 다들 좋게 볼 테니 자신을 높이기 위한 쓸데없는 허세는 그만 부려도 된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 계속된 자기 자랑은 지친다. 굳이 나의 쉬는 시간에 저런 이야기까지 듣고 싶지 않다고. 나도 일 많고 힘들단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