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개인적인 하소연을 나한테 해?

끊임없이 불만을 이야기하는 동료

by For reira

회사에서 지내는 시간은 깨어있는 시간의 절반을 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친한 회사 동료와는 사적인 대화나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매일매일 보는 만큼 적당히 거리를 가지고 대하는 사람이라도 일상적인 이야기는 서로 편하게 하게 된다. 그리고 그만큼 서로에 대해서 어느 정도 잘 알게 되기 때문에 가끔 가볍게 나의 하소연을 하거나 좋은 일을 공유하기에도 편하다.


보통 회사에 한두 명 정도의 친한 사람들은 개인사를 좀 더 친밀하게 공유하기도 한다. 카톡방을 열어놓고 주말 동안 서로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고, 회사 내에서 상사에게 안 좋은 이야기를 들었을 때 서로 위로해 주기도 한다. 그렇게 서로서로 적당하게 이야기를 터놓고 지내면 마치 오랜 시간 알아온 친구처럼 편안한 관계가 되기도 하고 그로 인해 회사 생활이 좀 더 재밌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문제는 사사건건 자신의 이야기만 하는 사람이 있을 경우이다.


자신의 이야기만 줄곧 늘어놓는 사람의 주된 대화 내용은 하소연이다. 대부분은 자신의 불만이나 좋지 않았던 상황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을 도와주기를 바라거나 위로해 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어쩌다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 그 사람의 감정이나 힘든 상황은 무시하고 빠르게 자신의 이야기로 화제를 돌린다. 그리고 자랑거리가 생기게 되면 남이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지는 안중에도 없고 하염없이 자랑을 늘어놓고, 그 자랑이 끝나면 다시 하염없는 하소연을 한다. 즉 이들의 이야기에는 중간이 없이 자랑 또는 하소연뿐이다. 다른 사람과 친해지기 위한 대화나 혹은 상대를 알아가기 위한 대화는 이들에게는 의미가 없다.


이들의 끊임없는 하소연은 듣는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조금이라도 싫은 내색을 하면 금세 삐지고 툴툴 대고, 미안한 마음에 다시 이야기를 들어주면 결국 이야기는 끝이 없다. 그러면서도 남의 기분에 대한 배려 조차 없어서 나의 기분상태가 어떤지 고려하지 않고 이야기를 들어 달라고 조른다. 결국 회사에 일하러 오는 것이 아닌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되러 오는 기분이 들게 된다.


내가 만났던 최고의 불평쟁이는 조금이라도 자신과 친분이 쌓였다 싶으면 자신의 모든 사생활을 털어놓으며 자신을 이해해주고 위로해주기를 강요하던 사람이었다. 아침에 출근하면 '안녕'이라는 인사말도 없이 나타나서 '어제 나 무슨 일 있었는지 알아?'라며 말을 시작했다. 조금 바쁘다고 이야기를 해도 끊임없이 옆에서 이야기를 하다가 상사가 나타나야 슬그머니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밥을 먹을 때에도 아침에 했던 이야기를 또다시 되풀이하면서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다.


조금이라도 신이 났던 이야기는 사진을 꺼내 한 장씩 보여주면서 설명을 해주었다. 대부분 의미 없는 '좋았겠어요'라는 대답을 하고 시큰둥하게 있어도 모든 사진 설명이 끝날 때까지 말을 멈추지 않았다. 종종 자리를 피하는 사람이 있으면 '예의가 없다'라고 비난을 했으며, 그 즐거운 일의 설명이 끝나면 또다시 자신의 하소연을 시작했다.


한 번은 이야기를 들어주던 사람 중 한 명이 애인과의 오랜만남이 끝이 난 적이 있었다. 헤어지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티를 내려고 하지 않았으나, 가까운 사람들은 그 사실을 다 알고 있었고 모두 그 사람의 마음이 많이 상처 입지 않았기를 걱정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자리에 나타난 그 불평쟁이는 '머야 헤어졌어?'라는 말로 대화를 시작했다. 다들 '웬일로 저 사람이 다른 사람을 걱정하나'라는 생각으로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야기는 순식간에 자신의 자잘한 하소연으로 돌아갔다. 다들 헤어진 사람의 눈치를 보면서 적당히 대화를 끊으려고 하자 '어차피 헤어질 거 잘 헤어진 거지 뭐 신경 쓰지 마'라고 말을 자르며 또다시 자신의 하소연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 하소연은 듣다 못한 한 사람이 말을 자르고 자리에서 일어 날 때 까지 계속되었다


불평쟁이들의 하소연은 정말 별것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감정만 소중히 여기고, 다른 사람에게 끊임없이 위로받기를 원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나는 이 사람의 친구나 동료가 아닌 그냥 '이야기를 쏟아내는 대상' 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 사람은 끊임없이 스스로를 불쌍하게 여길 것이고 그런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누구든 상관이 없을 것이다. 다만 지금 당장 만만하게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나일뿐.


남의 감정에 대한 배려도 없이 자신의 하소연만 하는 사람은 막상 내가 힘들 때 아무런 도움이 되어주지 않는다. 애초 나를 그냥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내는 도구'로만 생각할 뿐이다. 애초 매일매일 하소연을 할 정도로 주변 생활에 문제가 있다면 내가 아니라 병원을 가서 원인을 찾아야 하는 게 아닐까. 나도 머리 아픈 일이 많은데 굳이 그런 이야기를 하루 종일 듣고 싶지 않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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