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거리를 가진 좋은 사람이 되는 법.
회사생활을 한다는 것은 여러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일하는 법'을 배우는 것과 같다. 그 안에서 업무 외에도 사람 간의 거리를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기도 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당당하게 할 말을 하는 법을 배우기도 한다. 사회 초년생이라고 부르는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시절을 지나, 조금씩 경력이 쌓여가면 놓이는 상황이나 위치에 따라 지켜야 할 예의와 행동의 변화도 배우게 된다.
사실 회사 생활은 사람 관계가 전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실제로 주변을 둘러보면 업무가 힘이 들어서 그만두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보다 사람에 치여서 그만두고 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 적절한 거리감 와 적절한 업무 방어를 하는 법을 배우지 않으면 어느 순간 이리저리 치이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된다. 그러나 그 적절한 거리와 적절한 방어라는 것이 절대적인 기준을 갖지 않는다. 그래서 그 '적절함'을 찾는 것이 더 어렵다.
회사에서 적절한 거리와 적절한 방어를 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가 중요하다. 첫 번째는 당연하게도 업무를 잘하는 것 그리고 두 번째는 상대에 대한 예의를 잊지 않는 것이다. 업무를 잘해야 한다는 것은 업무 실력 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잘 모를 때는 배우려는 열정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업무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고민과 부족한 부분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해야 한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회사는 '일'을 하려고 모인 집단이기 때문에 '일'에 대한 태도가 바로 되어 있어야 나의 행동이나 말에 힘이 실리기 때문이다.
업무를 하는 상대에게 예의를 잘 갖춘다는 것은 상대와의 거리감을 조절하는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대부분 어느 정도 친분을 쌓고 나면 쉽게 부탁을 하고 그 부탁에 따른 결과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상대와의 친분이 조금씩 사라져 가게 되고 어느 순간 자신은 남에게 업무를 미루는 이상한 사람이 되어 있다.
상대에게 업무를 부탁해야 할 때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하고, 그에 따른 업무 결과를 받았을 때는 꼭 고마움의 표시를 해야 한다. 고마움의 표시는 부탁한 업무의 강도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지만, 기본은 바로 감사의 인사이다. 아무리 가벼운 업무라고 해도 상대는 나를 위해서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사용한다. 그리고 누구라도 자신의 노력과 시간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사람과 함께 무엇인가를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크고 작고와 상관없이 어쨌든 나를 위해 내어 준 노력과 시간에 대한 감사의 표현은 상대와의 관계를 더 돈독하게 만들어 준다.
인사를 하지 않고 작은 일을 계속 부탁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나는 쉽게 부탁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된다. 그리고 정말 상대의 도움이 필요할 때는 쉽게 도움을 얻지 못하게 된다. 말 한마디는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정말 큰 힘을 가지고 있다. 부탁을 할 때의 '미안하지만'과 결과를 받았을 때의 '고마워요'라는 마법과도 같이 마음을 다독여 준다. 특히 각박한 회사일수록 더더욱 큰 효과를 발휘한다.
누군가의 업무를 거절하거나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지적할 때도 단호하지만 완곡하게 이야기를 해주어야 한다. 단호하게 말한다고 해서 거침없는 표현을 써서 이야기를 하면 듣는 상대는 기분이 상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솔직함을 가장한 무례함'이다.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표현이나 말투를 충분히 부드럽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도 언젠가 실수할 수 있고, 그 사람과 차후에도 또 업무를 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상대를 다그치는 듯이 말하는 것은 좋지 못하다.
그러나 완곡히 말한다고 해서 돌려서 표현하거나 애매하게 이야기를 하면 상대가 나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내가 제대로 이야기를 못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결국 나만 우스운 사람이 될 수가 있다. 그래서 뜻을 최대한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뜻을 정확하게 전달하되 상처 입히지 않도록 부드럽게 말하는 것이 가장 좋다.
종종 상사들이 실수한 부하직원에게 함부로 말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경우 아무리 좋은 이야기라도 부하직원은 상사의 말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기분 나쁜 감정이 자신의 실수를 더 작게 보이기 만들기 때문이다. 존경받는 상사나 동료직원들은 대부분 모든 표현을 정확하게 하되 부드럽게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다.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감정이 상하면 들리지 않는다. 말을 하면서 상대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아야 상대가 자신이 한 일을 이성적으로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너무 아는 척을 하는 것도 좋지 못하다. 실제 아는 것을 전부 안다고 이야기하면 바로 업무 독박이 시작된다. 반대로 자신이 아는 것이 틀렸을 때는 '말만 앞서고 능력 없는 사람'이 되기 십상이다. 또한 적절히 상황을 파악해서 적절하게 자신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어디까지 하는 지를 보여줄 때도 항상 나의 업무 능력보다 조금 더 여유를 두어야 한다.
예를 들어 보고서 작성 마감기한을 정할 때 내가 업무를 마칠 수 있는 기간이 3일이라고 한다면 적어도 4~5일 정도를 마감기한으로 요청해야 한다. 업무를 끝내고 다시 한번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여 실수를 줄이고 마감보다 조금 일찍 업무를 마무리하는 편이 좋기 때문이다. 마감기한을 업무를 할 수 있는 타이트한 시간인 3일로 정하거나 좀 더 '척'을 하기 위해 더 작게 잡았다가 실수가 발생하거나 마감기한을 넘기게 되면, 업무 신용도에 큰 타격을 입는다.
업무적으로 실수가 적고 깔끔하며, 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고 부드럽게 표현하는 사람들은 좋은 평가를 받는다. 또한 주변을 보면 대부분 일을 잘하거나 일에 대한 태도가 바른 사람들이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경우가 적다. 업무의 올바른 태도와 자신감이 자신이 나서지 않아도 스스로를 돋보이게 해 주기 때문에, 굳이 업무 외적인 부분으로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힘을 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점들이 적절한 거리감을 만들어 준다. 내가 예의를 지키는 만큼 예의 없는 사람들은 나를 어려워하고, 쉽게 나서지 않는 만큼 나대는 사람들이 나를 어려워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거리감으로 주변을 둘러보면서 이상한 사람을 구별해 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내가 회사 내에서 좋은 인상을 갖게 되면 나의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기 때문에 좀 더 쉽게 좋은 사람과 가까워질 수 있다. 또한 그렇게 모인 좋은 사람들과 나의 좋은 인상은 나에게 힘든 상황이 생겼을 때에는 큰 도움을 된다. 만약 내가 아무리 잘해도 주변에 이상한 사람밖에 없는 것 같다면 빨리 그 회사를 탈출하자. 나하나만 잘한다고 이상한 사람이 없어지는 건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