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만 잘하면 되는데 왜 이리 눈치를 봐?

박쥐 같은 동료

by For reira

많은 사람들이 웬만하면 모두와 원만하게 지내려고 노력하겠지만, 그런 노력이 유난히 지난 친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의 대부분은 싫은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주변의 눈치를 많이 본다. 눈치를 보면서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정하는데, 그런 행동이 공사에 모두 적용이 될 경우 줏대 없어 보이게 된다.

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지나치게 눈치를 보면서 에너지를 많이 쓰기 때문에 막상 자신이 집중해야 하는 일에 집중을 못하게 되고, 오히려 모든 사람에게 밉보이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모두 앞에서는 웃고 있어도 그 사람의 '박쥐'같은 행동을 좋게 보지 않는다.


아마 이런 박쥐 같은 동료를 다들 회사에서 한두 번쯤 겪어 봤을 것이다. 신기하게 이들은 대부분 첫인상이 그리 나쁘지 않다. 이런 유형은 신입보다는 2-3년 차 정도의 , 즉 한참 일을 배워야 하는 시기의 경력자들에게 많이 보인다. 이런 사람들은 생각보다 입도 가볍기 때문에 왠지 가깝게 친해져서 속을 털어놓기에는 뭔가 마음이 꺼림칙하다.


내가 본 이런 유형의 동료 중 최고를 뽑으라고 하면 한 사람을 떠올릴 수 있는데, 이 사람의 첫인상도 꽤 서글서글해 보였다. 목소리 톤이 굉장히 다양하여 누가 어떤 말을 해도 엄청난 리액션을 하면서 들어주었다. 그 사람과 오분 정도만 대화를 하면 다들 제일 먼저 하는 소리가 '정말 목소리 톤이 다양하네요'라는 이야기였다. 그 정도로 모든 문장 하나하나에 '네에~' '아아~' '그랬군요~'와 같은 추임새를 빠지지 않고 넣어주었다.


첫인상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사람과 마주칠 때마다 인사를 하거나 소소한 잡담을 하는 편이었다. 그러한 모습을 보고 처음에는 빠르게 사람들과 잘 친해진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좀 지나고 회사 분위기를 이리저리 눈치를 보던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의 말에게는 지나치게 반응해주고, 어떤 사람의 말에는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응대하는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회사를 다녀보면 알다시피 사내에는 유난히 회사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만드는 사람이나 자기 멋대로 하는 사람도 있고, 그저 조용하고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회사의 분위기를 며칠 파악하고는 결정권이 있어 보이는 사람이나 혹은 사내에서 유난히 참견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는 좀 더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스스로를 낮췄으며,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좀 더 소극적으로 행동했다. 특히, 흔히 있는 '이 무리'와 '저 무리' 사이에서 목소리가 큰 무리의 눈치를 보면서도 다른 쪽에서 나쁜 소리를 들을까 봐 전전긍긍했다.


그 행동은 업무에서도 똑같이 나타났다.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 자신과 상관없는 파트의 사람이 지나치게 간섭해도, 그 사람이 '목소리가 큰' 사람이라면 고분고분하게 듣고 웃으면서 넘어갔다. 그러나 함께 일하는 사람이라도 차분하고 조용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틀린 점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상대가 싸늘하게 반응하고 지적을 하면, 그때부터는 눈치를 보면서 자신을 낮췄다. 시간이 갈수록 다들 이 사람과 적절히 거리를 두고, 조금씩 하대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야 공적으로든 사적으로든 조심히 행동하기 때문이었다.


그 사람은 틈틈이 이쪽저쪽 돌아다니며 이 무리에서는 저 무리의 안 좋은 점을, 저 무리에서는 이 무리의 안 좋을 점을 이야기하면서 그사이에서 자신이 겪는 '고충'을 털어놓기도 하고, '모든 사람과 잘 지내고 싶다'는 것을 설명하곤 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 눈에는 그저 눈치를 많이 보면서 이말 저말 바꿔가며 행동하는 사람일 뿐이었다.


회사 내에서 사람들과 트러블 없이 잘 지내려고 노력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모든 사람과 억지로 잘 지내야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회사 생활을 하면 할수록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낼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적절히 선을 찾아 자신의 업무만 묵묵히 해 나가면, 굳이 이 사람 저 사람 눈치를 보면서 힘들어할 필요가 없다. 이리저리 눈치를 보는 사람은 오히려 자신의 업무에 자신이 없어 보일 뿐 아니라, 서로 도움이 될만한 가까운 사이의 동료를 얻기도 힘들다.


사내에서 모든 이들이 서로에게 적절히 선을 지켜주면 좋지만, 회사 내에는 분명히 지나치게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과 불편한 관계를 갖기 싫다고 해서 눈치를 보고 자신을 낮추기 시작하면, 그 사람들 눈에 나는 단지 '눈치 보며 비위를 맞추는 능력 없는' 사람으로 보인다. 즉 동등하게 잘 지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쉽고 우습게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회사 분위기는 6개월 혹은 길어야 1년 안에 조금씩 바뀐다. 지금은 불편해도 시간이 좀 지나면 편해지기도 하고, 반대로 지금은 내 세상 같아도 시간이 지나면 불편해지기도 한다. 그곳에서 변치 않고 최대한 스트레스를 덜 받는 방법은 '내 일만 열심히 잘하는 것' 밖에 없다. 눈치를 보면서 이 사람 저 사람 비위 맞춰서 봤자 앞에서만 잘 지내 보일뿐, 결국 이쪽에서는 이 말을 저쪽에서는 저 말을 듣게 된다.


어디서든 모두와 잘 지내기는 쉽지 않다. 하물며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여러 성향의 사람이 묶여 있는 회사에서는 더 어렵다. 사내에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이 있어도 그냥 무시하자. 괜히 눈치 보면서 이리저리 분위기 맞춰봐야 남는 건 '낮아지는 자존감' 뿐이다.

그냥 내 할 일만 잘하자. 내 일만 잘하고 내 경력을 잘 쌓아가면 아무도 뭐라고 할 수 없다. 어차피 회사에 일을 배우고 돈 벌러 온 건데, 쓸데없이 남의 눈치까지 보면서 힘들게 지내야 할 필요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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