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업무 관계 이상의 친구예요.

지위를 이용하는 상급자 (중)

by For reira

상급자들이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서 이런저런 추파를 던지면 거절하는 사람도 매우 난감할 때가 많다. 나에게 어떤 식으로든 불이익이 올 수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다 받아줄 수는 없는 일. 게다가 그런 식의 행동을 진심으로 오해하고 안타까워하는 마음으로 가까워지게 되면 그때부터 바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조심조심 하급자에게 다가오는 상급자들은 '가볍게 만날 수 있는 이성친구'를 찾고 있는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다만 상대가 자신을 믿고 안심하고 넘어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런저런 자신의 상황을 만들어 내는 것뿐이다. 대부분은 아니겠지만 게 중에는 이런 말을 진심으로 생각하고 갈 데까지 가는 사람들이 있다.


지인 중 한 명은 작은 회사를 입사한 후 함께 일하던 상사와 가까워졌다. 그 상사는 시도 때도 없이 지인을 불러 이런저런 하소연을 했고 이야기를 들어주던 지인은 왠지 점점 자신의 상사를 안쓰러워했다. 그러던 중 이 상가는 다니던 회사를 나와 새로운 회사를 차리게 되었다면서 자신과 함께 새로운 회사로 가달라고 부탁을 했고, 상사를 늘 안타까워하던 지인은 흔쾌히 승낙을 했다. 그리고 이과정에 회사를 차리기 위한 돈의 일부를 '투자금'의 명목으로 대신 지불을 했다. 회사를 차리게 된 상사는 더더욱 지인에게 이런저런 요구를 했다. 이 상사는 이혼을 하고 현재 혼자인 상태였는데 마치 이 지인이 자신의 부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행동했다. 심지어 저녁에 부모님과 함께 사는 자신의 집으로 불러 이런저런 집안일을 시키기도 하였으며, 그 부모는 지인에게 '잘 좀 하라'는 충고를 아까지 않았다.


주변의 모든 사람과 지인의 부모님까지 총동원되어 그 사람은 좋지 못한 사람으로 보인다며 회사를 빨리 관두라고 이야기를 했으나, 이미 지인의 머릿속에 '이 사람은 안쓰러운 사람이고, 내가 곁에서 도와주어야 한다'라는 생각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자신은 이 사람의 '소울 메이트'이고 이 사람의 모든 이야기를 들어주고 따르는 것이 상사에 대한 존경심과 충성심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이 사람이 자신에게 못되게 행동하는 것은 다만 회사가 아직 잘 안돼서 힘들어서 그런 것뿐이라고 믿고 있었다. 이 사람이 온전히 정신을 차리기까지 1여 년의 시간이 흘렀으며 그 과정에 회사를 살리기 위해 또 일부 자금을 대기도 하고 월급도 한 번을 받지 못했다.


주변에서 보기에는 위와 같은 상황이 너무 어이없어 보이지만, 무엇인가 신뢰를 쌓았다고 믿는 사람들은 절대 그 마음을 돌리지 않는다. 오히려 회사 내에서 인정을 받았다고 생각하며 자신만이 자신의 상사를 돌봐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말 재미있는 점은 마지막에는 접근한 상사가 아닌 직원이 더 많은 손해를 감내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마음으로 접근하는 상사는 자신의 직원을 감싸주려고 하지 않는다. 내가 본 최악의 상황은 위의 상황보다 더 했다.


여기는 회사의 대표가 부하직원들에게 쉽게 추파를 던졌다. 심지어 한 회사에 자신의 배우자가 함께 근무하고 있었음에도 틈틈이 직원들에게 '가정생활이 힘들다'라는 말을 하고 다녔다. 그 와중에 배우자의 동생이 자신의 친구를 입사시켜달라고 부탁을 했고 대표는 흔쾌히 승낙을 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렇게 입사시킨 '지인'에게도 기존과 똑같이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다는 점이었다. 이 사람은 처음에는 '낙하산'이 될 수 있게 해 준 대표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이런저런 자리에 나갔으나 그 사이에 대표가 자신에게 진심을 다하고 있다고 믿었으며 둘의 관계는 이상하게 발전하게 되었다.


대표는 자신의 배우자의 눈을 피해 몰래몰래 이 직원과 몇 개월 동안 가볍게 데이트를 즐겼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결국 사무실 내에서 일이 아닌 치정 싸움이 벌어지게 되었다. 직원들 다 있는 자리에서 배우자에게 온갖 욕을 다 듣게 된 대표를 보면서 그 직원은 오히려 배우자를 따로 찾아가 '헤어져 달라'는 요구를 했다. 대표와 자신은 진심이며 현재의 배우자 때문에 너무 힘들어하고 있으니 대표를 놔주면 자신이 알아서 보필하면서 회사를 잘 꾸려가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대표는 이 직원과 끝까지 함께 할 생각이 없었다. 결국 직원을 잘 달래서 다른 회사로 보내준다는 명목 하에 자신의 회사에서 내보냈다. 그리고 자신의 배우자와 다시 잘 지내보려고 했으나, 이미 회사의 모든 직원들에게 볼꼴 못볼꼴 다 보이게 된 셈이니 잘 될 리가 없었다. 회사는 두 개로 나눠졌고 대표와 배우자도 결국 갈라서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대표는 후에 다시 들어오는 직원들에게도 똑같은 행동을 하고 다녔다. 물론 눈앞에서 드라마보다 더 한 광경을 목격했던 기존 직원들이 빠르게 '과거의 상황'을 알려줌으로써 더 많은 피해자가 나오는 것을 막긴 했지만.


회사는 서로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고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서 자의든 타이든 서로에게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려하게 된다. 그리고 그러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생긴다. 그 과정에서 노련하고 약은 사람들이 직급을 갖게 되면 자신이 봐온 행동과 자신의 성향에 따라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그런 노력은 아무 힘이 없는 하급자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실제로 업무뿐 아니라 사적으로도 생각하지 못하는 일들이 벌어지게 될 때도 많다. 그러나 그러한 사적인 관계도 결국 시작이 '업무'이다.


업무 이야기를 하면서 분위기를 풀기 위해 하는 가벼운 농담이나 서로 좀 더 친해지기 위해서 쌓아가는 일상의 정보들이 좋지 못한 사람을 만나 좋지 못한 방법으로 사용되면 빼도 박도 못하는 곤란한 상황이 된다. 처음 회사를 들어간 신입사원이나 별다른 목소리를 낼 수 없는 하급자들이 생각보다 난감한 상황에 빠져서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상사와 잘 지내되 거리를 지키라'는 이야기가 괜히 생긴 것이 아니다.





다음화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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