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피형아 Sep 25. 2023

#.4 상상 그 이상을 경험케 한 구창모



https://brunch.co.kr/@forsea5999/24

첫 번째 이야기부터 보시면 더욱 재밌읍니다.








<구창모는 판타지다> 네 번째 이야기





우리 늦덕이들 전부 감기 걸릴까봐 대기실로 들어 오라고 해주신 창모형은 한 명, 한 명의 손을 잡아주셨다. 추운 손 녹여 주신다며 ㅋㅋ

10명이 넘는 팬들이 전부 늦덕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창모형은 자신의 팬이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우리를 하나씩 다 챙겨주셨다.무대 위로 올라갈 시간이 15분 정도 남았으려나?송골매 리즈 시절부터 지금 이 시간까지 창모형의 성격은 우리 늦덕이들의 생각하고는 전혀 달랐다. 그 이뉴는 창모형의 리즈 시절 영상을 봤다면 느낄 수 있었듯이 소년미 가득한 외모하고는 다르게 뭐랄까? 굉장히 와일드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이다.





흔히 말해 상남자 같고 약간 무뚝뚝 하기도. 그런데 또 츤데레다. 되게 여리여리할 것 같은 이미지인데 정반대라는 거. 여하튼 대기실 안에서 열명이 넘는 늦덕이들의 손을 다 잡아주시며 아이컨택까지 완료. 우리는 다들 서로만 눈치 보며 이제는 뭘 해야 하나? 사진 찍어달라고 요청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 창모형이 활짝 웃으시면서 우리를 향해 말씀하셨다.


“자, 이제 사진 찍어야지! 다들 모여!”


이럴 수가 ㅋㅋ 이렇게 팬들을 리드 잘 하는 연예인은 처음 봤다. 그렇게 우리는 창모형의 시원시원한 리드에 단체사진 찍기 위해 동그랗게 모였다. 창모형이 중간에 서 계셨고 매니저님께서 단체사진을 찍어주셨다.


“자, 다들 엄지!”



그래서 이렇게 다들 순식간에 따봉을...




단체사진을 찍기 위해 다들 자리를 잡자마자 창모형의 입에서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 저 얘기가 나왔다.

늦덕이들 모두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창모형의 거의 모든 사진을 보면 항상 따봉을 하고 계셨다.

거의 모든 사진을 보면 따봉을 하고 계신다.

늦덕이들 모두 그 전부터 따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 있었는데 한번 뵈면 볼하트를 하던지, 손가락 하트로 바꾸든가 해야겠다 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직접 만나게 되니 창모형이 먼저 따봉 얘기를 꺼내실 줄이야..ㅋㅋ

그래서 그날의 단체사진을 보면 저렇게 다들 따봉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단체사진을 재빠르게 찍은 뒤, 이번에도 창모형이 먼저 말씀하셨다.


“자, 이제 한명씩 찍어야지, 한명씩 나한테 와”


라고 하시는 게 아닌가? 리얼? 진심? (혹시 저희 머릿 속에 들어와 계신 건가요? ㅋㅋ)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어떻게 다 알고 계시는 건지 참으로 신기했고 창모형의 뚫어뻥처럼 속 시원한 리드에 다들 덕통사고를 제대로 당한 순간이었다.

덕분에 일사천리로 아주 깔끔하고 시원하게 진행되었다.

자, 단체사진도 찍었고 개인 사진도 다 찍었으니 이제는 싸인을 좀 받고 싶어서 말을 꺼내려고 하던 그 순간.


“다음은 뭐할까? 싸인하면 되나?”



일루와 확!



(아니 진짜로 판타지세요? 실존 인물 맞는 거죠? 저희 머릿 속에 들어와 계신 거 아니고요? ㅋㅋ)

그렇게 우리는 일렬로 서서 한 명씩 싸인을 받기 시작했고 1:1 토크까지 충분히 할 수 있었다.

창모형의 에이컨과 같은 시원한 리드로 짧은 15분 중 거의 5분이나 시간이 남게 되었다.

(송골매 리드 보컬 아니랄까봐, 팬들 리드하시는 게 진심 미쳤었고 현재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드디어 내 차례가 왔고 나는 창모형의 솔로 5집 카세트 테이프를 가지고 갔다.





2022.12.31 날짜와 함께 싸인 받기 성공.

2022년 12월 31일에 받는 싸인이라니. 날짜가 너무 좋았다. 내가 카세트 테이프를 가지고 간 이유는 사실 따로 있었다. 원래 카세트 테이프를 모으기도 하면서 지금도 내 방 책상 위에는 플레이어가 여전히 재생 중이다.

워낙 아날로그 감성을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게 영향을 끼친 것 같다.


특히나 창모형처럼 카세트 테이프를 경험한 옛날 가수들이 막상 자신의 테이프를 직접 보면 그렇게 다들 신기해하면서 감동을 받는다는 글을 많이 봐왔던 것. 오랜만에 보는 자신의 카세트 테이프에 직접 싸인을 해주는 기분은 과연 어떨까 하면서 창모형의 표정에 내심 기대가 됐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럴 수가.

열에 아홉은 신문물을 보는 것처럼 굉장히 놀란다고 하는데 우리 창모형은 전혀 놀라지 않는 한 명이었던 것이다.

(아놔 ㅋㅋ)

진심으로 전혀 안 놀라셨다.

카세트 테이프를 보자마자 아주 당연하고 태연하게 말씀 하셨다.


“어디다 할까? 앞면에 해야겠다”


이게 끝. 세상 쿨하신 팬서비스였다. (내가 생각한 게 아닌데..ㅋㅋ)

그리고 나는 창모형에게 지난 인천 콘서트 때의 이야기를 드렸다.


“지난 번 인천 콘서트 때 제가 들었던 ‘책임져골매’ 라는 플랜카드 보시고 손가락으로 찍어주셨잖아요, 혹시 기억나세요?”



저희 다 책임지셔야 한다고 하니까 이렇게 활짝 웃어주심



인천 콘서트 때 창모형이 내가 만든 ’책임져골매’ 200% 수제 플랜카드를 보시고 엄청 좋아하시면서 사랑의 총알을 두, 세 번 날려주신 적이 있다.

(그때 만약 창모형이 손가락찜을 해주지 않으셨다면 어땠을까, 그냥 방구석 팬이 됐으려나?)

그런데 창모형이 웃으시면서 내 얼굴을 바라보셨다.


“응, 기억 나, 근데 뭘 책임지라는 거야?”


“여기 이렇게 늦게나마 입덕 시키셨으니 책임지라는 거죠”


라고 미리 준비한 대답을 해드렸다. 내 대답에 창모형은 한번 더 활짝 웃어주셨고 대기실에서의 미니 팬미팅은 마무리를 향해 가고 있었다. 시간이 조금 남아서 각자 준비한 선물을 하나씩 드렸는데 사람은 누구나 선물에 약한가보다. 그게 무엇이 되었든 나를 위해 준비한 선물이라는 생각을 해보면 얼마나 고마울까?

꽃다발을 준비한 분도 계셨고 직접 그린 그림을 드린 분도 계셨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다.


“형님, 이거 되게 유명한 약과인데요, 제가 형님 드리려고 일주일 전부터 예약해서 가져온 거예요”


라는 짧은 설명과 함께 곱디 고운 보자기에 싸인 약과 세트를 드렸더니 그때 창모형의 표정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워낙 가리는 거 없이 다 잘 드시는 것도 알았고 군것질도 좋아하시는 걸 알긴 알았는데 약과라고 하니 그 순간 창모형의 입이 귀까지 걸리는 걸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본 것이다.

(진짜 맞아요 ㅋㅋ)


“와, 진짜? 맛있겠다, 이따가 집에 가서 먹을게, 너무 고마워”


그렇게 창모형과의 말도 안 되는 판타지스러운 미니 팬미팅, 그것도 대기실에서의 환상적인 미니 팬미팅이 끝났다. 창모형은 시간이 되서 무대로 올라가셨고 우리도 관계자 분들의 배려로 그때 입장할 수 있게 되었다.

총 세 곡이었나? 네 곡이었나? 부르셨던 것 같은데 팬들이 많이 와서 노래를 부르실 때마다 환호를 더 크게 해주니 창모형 역시 더 신나게 즐기셨던 것 같다. 가능하면 퇴근길도 보고 싶었지만 송년음악회였던 지라, 중간 퇴장이 안 되서 퇴근길은 함께 하지 못했다. 그래도 대기실에서 그렇게 미치고 팔짝 뛸만한 퀄리티의 미니 팬미팅을 가졌으니 암요, 암요. 퇴근길은 안 봐도 되지요.





2022년 12월 31일.

집에 도착하니 이미 2023년 1월 1일을 알리는 새벽이 되어 있었는데 기분은 그 어느 때보다 좋았다.

30대에 접어 들면서 이렇게까지 재밌고 행복했던 적이 없었는데 말이다. 심지어 버스 안에서 카운트다운을 들었음에도 너무 행복했다. 그날 창모형이 얘기해주신 게 4월에 송골매 앵콜 콘서트가 잡혀 있다고 먼저 알려주셨고 우리는 4월까지 목 빠지는 기다림을 시작했다.



* 다음 5화는 더욱 더 판타지스러운 팬서비스 경험담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




작가의 이전글 #3. 덕질의 신문물을 경험케 한 구창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