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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향 Jun 12. 2024

기준

불편하기도 당연하기도 한,

직업이 없어지면서 직책이 사라졌다.

직업이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 되는 것이 편하다 불편해졌다.


사회에서 만나

단지 친구 사이가 되고 싶었던 사이에서조차

날 부르는 호칭이 사라졌다.


누구 씨라고 부르기엔

당사자를 제외하고 불편한 냄새가 난다.



무직인 상태로 나를 소개하기가 힘들다 생각이 들었다.

명함이 없었다.

나를 소개하기에 조금 많은 부연 설명을 해야 한다.


어느 순간에는 내 이름이 없어진 느낌이 들었다.



각 시절에 어울리는 사람과 장소가 있듯이

내가 있는 이 시절에

내가 어울리는 사람과

내가 가는 장소에는 명함이 필요하다.

불편하지만 당연했다.




알고 있었다.

이 불편하고 잘못된 기준의 출처는

결국 그저

내 자존감이다.


그래서

용기 내어 찾은 어여쁜 안식년에

마음을 다정히 쓰기로 했다.


가끔 불안감이 찾아오더라도.


Rollei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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