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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네 Jul 26. 2023

계획대로 되지 않겠지만

다시 일 년만의 한국행, 하고 싶은 이야기(2023 울주 이바구 수상)

 안녕하세요? 잘 지내고 계시나요?

 한동안 글을 안 쓰고 있습니다. 혹시 저를 기다리고 계셨나요? 혹시나 저의 글을 기다리셨다면 더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사실, 적확한 표현으로는 브런치에 글을 안 쓰고 있습니다.(정확이 아닙니다.:))


 그동안 아들을 학교 보내고 또는 재우고선 글을 썼습니다.  브런치에 한 편의 글을 올리기 위해선 저는 최소한 3-4시간은 소요합니다. 만약 혼자 구상하거나 집안일을 하며 글에 대해 생각한 시간까지 더 한다면 더 걸리겠죠.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작업입니다. 길게 쓰는 저의 글쓰기 습관 때문입니다.


 이스탄불의 국제학교는 6월 중순에 이미 방학을 했습니다. 아들은 일주일의 한 번인 수영 수업을 제외하곤 사교육이 없습니다. 사실상 아들 재우고 나서야 혼자 있는 시간이 있고, 제대로 된 글을 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밤에 잠을 안 자고 글쓰기를 했고 다음 공모전에 참여해 좋은 소식이 다시 전해졌습니다.

2023년 울주 이바구 시, 수필 공모 장려상을 수상했습니다.


 물론 대상은 아니지만 수상 덕분에 다시 일 년만의 아들과의 한국행에서 KTX일반실 말고 특실을, 버스 말고 택시 탑니다. 주머니에 돈이 조금 들어온다고 이럽니다.


 지금 일 년만의 한국 방문, 저의 신체검사를 위해 한국에 왔습니다. 작년 결과로 올해도 정밀검사를 해야 해서요. 우선 서울에서 아들과 둘이서 박물관 여행을 할 계획입니다. 먹고 싶은 것도 먹고요. 그리고 아들과 KTX를 타고 고향으로 가려고 합니다. 친정 부모님께 아이를 맡기고 병원에 갈 예정입니다. 어제 한국에 도착했고 오늘 지금 아들이 깨어나면 밥 먹이고 나서겠죠.


 아마 계획대로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여정이니까요. 아마 그럴 거예요.



 

 제가 보통 글을 장기간 쓰지 않으면 이유는 이전에 밝혔듯이 늘 다음과 같습니다.

1. 아들이 아프다.

2. 아들이 방학이다.

3. 육아하면서 여행 중이다.

4. 아들이 아파서 밤새 못 자서, 방학이라서 세끼 밥하고 같이 노느라, 여행 가서 밥 하고 지쳐서 결국 드디어 내가 병났다.


 남편은 건강해서 참 다행입니다. 아하하. 한국에서 지훈이와 고독육아를 할 때는 보통 4번 이후, 5번이 있었습니다.

 '5. 남편이 저를 대신해서 아들을 돌보다 그도 아프다.'로 이 여정이 끝났습니다. 요즘은 5번까지 안 가는 것을 보니 아이가 크니, 그래도 전보다 살 만한 듯합니다.


 한국에 오니 한국도 이제 방학이네요. 알찬 방학 보내시고, 상 받았다고 또 자랑해 봅니다. 수줍네요. 그런데 막상 글을 써서 상을 받아도 누구한테 자랑할 곳이 없네요. 아하하하.


 뜬금없이 '나 상 받아.' 이러기도 그렇고, 이 나이가 되니 참으로 웃기잖아요. 갑자기 만나서 전화해서 '나 상 받아.' 이러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제 성격이 그런 건지 솔직히 이상해 보입니다. 아하하.

 여행기 관련된 자료 정리 후, 이 여름이 끝나기 전에 다시 좋은 글로 만나겠습니다. 당분간 아들 육아와 저와 가족 건강을 위해 매진하겠습니다.


 작년에 여름 지나고 찬 바람이 불자마자 너무 아파서 올해 방학은 아이 재우고 밤에 잠 안 자고, 글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역시 마흔이 넘으니 늙었어요. 힘들어요. 아하하하. 건강이 제일 중요합니다.


여름 방학이에요.

모두 건강하시고 힘내세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야기, 서이초등학교 선생님의 명복을 진심으로 빕니다. 그녀가 왜 그런 선택을 해야 했는지 그녀의 마음을 알기에 더욱 슬프고 안타깝습니다.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 그리고 제대로 된 논의가 이루어져 교육현장의 실질적인 변화가 시작되길 기도합니다.


 다시 이곳에, 잠시 멈추어도 괜찮다고, 잘하고 있다고 누군가가 그녀에게 말해주었다면, 젊은 그녀가 몹시도 사랑했을 교실, 그곳에서도 슬픔이 있을 수 있다고, 그녀가 편하게 말할 곳이 없었다는 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때의, 교실 속의 또 다른 제 모습이 생각납니다.

 선생님에게 괜찮다고 잘하고 있다고, 잠시만 쉬어도 된다고 누군가가 말해주지 못한, 모두 그런 적 있다고 이런 일이 공론화되어야만, 교사들이 학교 밖에서 서 있어야만 현재 교육 현장의 현실을 큰 소리로 말할 수 있는, 지금 이 현실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진심으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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