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글을 안 쓰고 있습니다. 혹시 저를 기다리고 계셨나요? 혹시나 저의 글을 기다리셨다면 더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사실, 적확한 표현으로는 브런치에 글을 안 쓰고 있습니다.(정확이 아닙니다.:))
그동안 아들을 학교 보내고 또는 재우고선 글을 썼습니다. 브런치에 한 편의 글을 올리기 위해선 저는 최소한 3-4시간은 소요합니다. 만약 혼자 구상하거나 집안일을 하며 글에 대해 생각한 시간까지 더 한다면 더 걸리겠죠.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작업입니다. 길게 쓰는 저의 글쓰기 습관 때문입니다.
이스탄불의 국제학교는 6월 중순에 이미 방학을 했습니다. 아들은 일주일의 한 번인 수영 수업을 제외하곤 사교육이 없습니다. 사실상 아들 재우고 나서야 혼자 있는 시간이 있고, 제대로 된 글을 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밤에 잠을 안 자고 글쓰기를 했고 다음 공모전에 참여해 좋은 소식이 다시 전해졌습니다.
2023년 울주 이바구 시, 수필 공모 장려상을 수상했습니다.
물론 대상은 아니지만 수상 덕분에 다시 일 년만의 아들과의 한국행에서 KTX일반실 말고 특실을, 버스 말고 택시 탑니다. 주머니에 돈이 조금 들어온다고 이럽니다.
지금 일년만의 한국 방문, 저의 신체검사를 위해 한국에 왔습니다. 작년 결과로 올해도 정밀검사를 해야 해서요. 우선 서울에서 아들과 둘이서 박물관 여행을 할 계획입니다. 먹고싶은 것도 먹고요. 그리고 아들과 KTX를 타고 고향으로 가려고 합니다. 친정 부모님께 아이를 맡기고 병원에 갈 예정입니다. 어제 한국에 도착했고 오늘 지금 아들이 깨어나면 밥 먹이고 나서겠죠.
아마 계획대로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여정이니까요. 아마 그럴 거예요.
제가 보통 글을 장기간 쓰지 않으면 이유는 이전에 밝혔듯이 늘 다음과 같습니다.
1. 아들이 아프다.
2. 아들이 방학이다.
3. 육아하면서 여행 중이다.
4. 아들이 아파서 밤새 못 자서, 방학이라서 세끼 밥하고 같이 노느라, 여행 가서 밥 하고 지쳐서 결국 드디어 내가 병났다.
남편은 건강해서 참 다행입니다. 아하하. 한국에서 지훈이와 고독육아를 할 때는 보통 4번 이후, 5번이 있었습니다.
'5. 남편이 저를 대신해서 아들을 돌보다 그도 아프다.'로 이 여정이 끝났습니다. 요즘은 5번까지 안 가는 것을 보니 아이가 크니, 그래도 전보다 살 만한 듯합니다.
한국에 오니 한국도 이제 방학이네요. 알찬 방학 보내시고, 상 받았다고 또 자랑해 봅니다. 수줍네요. 그런데 막상 글을 써서 상을 받아도 누구한테 자랑할 곳이 없네요. 아하하하.
뜬금없이 '나 상 받아.' 이러기도 그렇고, 이 나이가 되니 참으로 웃기잖아요. 갑자기 만나서 전화해서 '나 상 받아.' 이러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제 성격이 그런 건지 솔직히 이상해 보입니다. 아하하.
여행기 관련된 자료 정리 후, 이 여름이 끝나기 전에 다시 좋은 글로 만나겠습니다. 당분간 아들 육아와 저와 가족 건강을 위해 매진하겠습니다.
작년에 여름 지나고 찬 바람이 불자마자 너무 아파서 올해 방학은 아이 재우고 밤에 잠 안 자고, 글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역시 마흔이 넘으니 늙었어요. 힘들어요. 아하하하. 건강이 제일 중요합니다.
여름 방학이에요.
모두 건강하시고 힘내세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야기, 서이초등학교 선생님의 명복을 진심으로 빕니다. 그녀가 왜 그런 선택을 해야 했는지 그녀의 마음을 알기에 더욱 슬프고 안타깝습니다.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 그리고 제대로 된 논의가 이루어져 교육현장의 실질적인 변화가 시작되길 기도합니다.
다시 이곳에, 잠시 멈추어도 괜찮다고, 잘하고 있다고 누군가가 그녀에게 말해주었다면, 젊은 그녀가 몹시도 사랑했을 교실,그곳에서도 슬픔이 있을 수 있다고, 그녀가 편하게 말할 곳이 없었다는 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때의, 교실 속의 또 다른 제 모습이 생각납니다.
선생님에게 괜찮다고 잘하고 있다고, 잠시만 쉬어도 된다고 누군가가 말해주지 못한, 모두 그런 적 있다고 이런 일이 공론화되어야만, 교사들이 학교 밖에서 서 있어야만 현재 교육 현장의 현실을 큰 소리로 말할 수 있는, 지금 이 현실이 너무 안타깝습니다.